[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 따뜻한 감동과 사랑의 판타지가 돋보였던 로맨스

★ 한국적 정서로의 재탄생, 비가 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판타지 로맨스가 되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동명의 일본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아름다운 사랑을 전하는 로맨스 판타지의 매력이 가득 담겨 있었다. 비가 오는 날 다시 돌아오겠단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수아가 1년 후, 장마가 찾아온 여름날에 우진과 지호를 찾아오면서 벌어지게 되는 놀라운 이야기가 따뜻함을 선물했다.



예전에 일본영화가 개봉했을 때 관람한 적이 있으나 시간이 오래 지났기에 남은 것은 희미해진 기억이 전부였다. 그러나 딱히 비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감성이 마음 속에 촉촉히 녹아들며 짙은 여운을 경험하게 도왔다.


우리나라의 정서에 잘 맞는 각색이 이루어져서 좋았고, 곳곳에서 드러나는 유머 코드 또한 묘미를 더해줘서 흥미로웠다. 이와 함께 생각지 못했던 배우들의 까메오 출연 또한 볼만 했다.





수아가 만든 동화책의 내용이 애니메이션으로 펼쳐지는 것을 시작으로 부자가 힘을 합쳐 살아가는 현재의 삶을 보여주던 영화는, 어느덧 장마철을 맞닥뜨리자 급격하게 변화한다. 정말로, 수아가 두 사람을 찾아왔기 때문에. 그녀가 기억을 잃은 것을 제외한다면 모든 것은 과거에 공유했던 단란한 세 가족의 인생과 다를 바가 없었다.


수아를 위해 우진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하여 두 사람이 처음 알게 됐던 학창시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온전히 서로를 향했던 사랑의 기억은 아련하면서도 애틋해 가슴 절절한 울림을 마주하게 했다. 남녀 주인공인 정우진과 임수아로 분한 소지섭과 손예진의 케미는 완벽했고, 이로 인해 정말로 어여쁘고 애달픈 한 편의 로맨스 판타지가 심장을 울려 먹먹함을 더했다.



다만, 유쾌한 웃음의 재미가 때때로 정도를 넘어 과도하게 느껴지는 설정이 존재해 이 점은 좀 아쉬웠다. 코믹 요소를 살짝 줄이고 로맨스에 조금 더 치중해도 됐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미소짓게 하는 두 배우의 열연만으로도 영화가 꽉 찼으니 말이다.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 채로 마음만 졸이던 풋풋함이 팽팽하게 대립했던 갈등의 순간을 극복하면서 단단해지고, 이로 인해 든든한 결실까지 확인하게 해주었던 견곤한 부부의 애정은 삶을 지나 죽음으로도 연결되며 영원한 하나임을 일깨워주고 있었다. 



순수한 소년의 마음이 탄생시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현실 속 판타지의 색다른 강점이 영화를 더욱 빛내주었다. 한 마디로, 부자의 성장을 도운 동화같은 이야기가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였음을 깨닫게 해줘 이 또한 재밌었다.


그리고 수아의 말대로, 아빠 닮아 더 멋지게 성장한 지호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정말로, 우진보다 훌륭하게 자랐는데 여기에는 엄마의 공도 매우 컸음을 인정하는 바이다. 




영화에서 눈길을 끌었던 또 한 가지는, 세 사람이 함께 머물렀던 집이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숲의 푸르름을 그대로 닮아 있어서 그곳에 발길을 내딛는 것만으로도 공기가 달라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덕택에, 자연의 풍경과 어우러진 집의 존재의미가 부각되어서 영화의 눈부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을 무시할 수 없겠다. 



현실에 가깝기보다는 오히려 비현실적이라서 더 마음 푹 놓고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던 하루였다. 막바지에 다다라 접하게 된 수아의 진짜 이야기 역시 운명적인 사랑을 암시했으니,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해도 될 듯 싶다. 영화 포스터 카피 문구처럼 기적 같은 단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사랑만으로 인생은 더 풍요로워질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잠깐 들었다.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 영화관을 나와 바깥으로 발을 디딘 찰나, 놀랍게도 거리가 비로 물든 모습을 보게 돼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나의 인연이 보통이 아님을 직시할 수 있었다. 굉장히 오랜만에 본 매력적인 로맨스 판타지 덕분에 마음에 온기가 돌았던 때를 한동안 잊을 수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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