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돈텐동 식당, 얼큰한 국물과 고기의 맛이 좋았던 김치나베돈카츠

대학로 돈텐동식당은 아트원씨어터 뒷골목에 자리잡은 음식점 중의 하나다. 모든 메뉴가 6,500원으로 가격이 동일한 데다가 음식이 생각보다 빨리 나온다는 점에서 공연 관람 전에 들러 식사하기 좋은 곳이라는 메리트가 존재하는 식당이었다.

이날도 사실 공연 시간이 임박해서 밥 먹을 장소를 찾다가 들어가게 된 건데, 기대를 져버리지 않아 만족스러운 한끼를 섭취하고 문을 나설 수 있었다. 평일 오후 8시 공연인데 7시 20분에 주문을 완료했으며, 다 먹고 난 뒤에는 화장실까지 다녀오는 게 가능했다. 참고로, 이날의 일정은 아트원씨어터에서 진행 중인 공연을 관람했기에 성사된 것이었음을 밝힌다. 

돈텐동식당의 메뉴는 돈카츠, 덮밥, 우동의 세 종류로 간소한 편이었다. 추천 메뉴는 김치나베돈카츠였는데 이날은 매콤한 음식이 당기지 않아 순한 걸로 골라 주문했다. 

내가 선택한 건, 큼직한 야채튀김과 각종 재료를 곁들임으로써 푸짐한 비주얼을 선사한 가키아게 우동이었다. 6,500원이 아깝지 않은 양에 깜짝 놀랄 수 밖에 없는 메뉴이기도 했다. 여기서 우동의 이름을 결정 지은 가키아게는 야채튀김을 뜻한다고 한다. 

튀김 외에도 유부와 김, 미역이 그릇의 윗부분을 가득 채운 것이 인상적이었다. 기본 반찬으로는 무 장아찌가 같이 나오는 것이 단촐하면서도 메인 메뉴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줘 괜찮았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야채튀김의 크기가 어마어마했던 가키아게 우동이었다. 엄청 바삭한 편은 아니었지만 야채의 조화가 튀김과 잘 어우러져 그 맛이 나쁘지 않았다.

재밌는 건 메뉴판을 제대로 읽지 않고 주문해서 가키아게 우동이 가케 우동인 줄 알았다는 거다. 어쩐지, 가케 우동보다 재료가 알차구나 싶었다. 

가장 좋았던 건, 우동면이 쫀득해서 입에 착착 감겼다는 점이다. 후루룩 면발을 흡입할수록 입 안에 전해지는 쫄깃함이 일품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메뉴였는데, 이것은 국물의 맛 때문이었다. 국물을 맛볼수록 느끼함이 몸을 가득 채웠기에 몇 숟가락 떠먹지 못 했다. 튀김우동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감수를 해야 한다고 여겨졌지만 기대했던 맛은 아니었으므로 면발과 우동 위에 올려진 재료를 먹어 치우는 것으로 안타까움을 달랬다. 

친구가 주문한 김치나베돈카츠는 과연, 추천메뉴라 불리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음식이었다. 무 장아찌와 더불어 밥 한 공기가 같이 나와서 든든함 또한 경험하게 했다. 

얼큰한 김치찌개로 이루어진 김치나베돈카츠의 국물은 한입 맛보는 순간 감탄사를 내뱉게 만들 만큼 입맛에 꼭 들어맞았다. 술을 마신 게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장용으로 제격이다 싶은 메뉴라는 생각이 들었고, 꼭 그게 아니더라도 속을 뻥 뚫어주는 매콤함이 만족스러워 자꾸 먹고 싶어지는 맛을 지니고 있었다.

김치 외에 유부와 파 등의 재료가 포함된 것이 전부지만 국물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수제돈카츠의 진가를 입증시켜 줄 주인공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수제돈카츠는 튀김옷의 바삭함과 고기의 두툼함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음식이었다. 특히, 씹을수록 부드러운 고기의 질감이 최고였다. 김치찌개에 적셔 먹으면 적당한 매콤함이 함께 해 좋고, 그냥 수제돈카츠만 즐기면 돈까스 고유의 맛이 입을 즐겁게 해줘 매력적이었다. 

빠른 식사가 가능한 대학로 돈텐동 식당. 이곳에서 맛본 김치나베돈카츠가 맛있었기에 다음에 방문하면 나도 꼭 이 메뉴를 주문하기로 다짐했다. 날씨가 추워진 요즘이라 가끔씩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