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의 세포들 바비분식 푸드트럭 출출이세트, 떡볶이보다 왕어묵꼬치튀김!

지난 주말, 코엑스 여행페스타 2018을 통해 웹툰 <유미의 세포들>에 등장한 바비분식 푸드트럭을 만나보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서 다녀왔다. 마침 삼성역에 볼 일이 있었으므로, 겸사겸사 방문해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누렸던 하루가 아닐 수 없었다. 


위치도 삼성역 5번 출구 계단을 오르면 바로 앞으로, 샛노란 은행나무가 운치를 더해줘서 분위기도 꽤 괜찮았다. 다양한 음식을 즐기게끔 여러 종류의 푸드트럭이 눈에 들어왔는데, 바비분식 푸드트럭의 줄만 점점 더 늘어나는 것을 보며 새삼 웹툰의 인기를 실감하기도 했다. 



하늘빛 컬러를 중심으로 떡볶이색을 매치해 앙증맞은 귀여움을 더했던 푸드트럭이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한 레드카펫은 살짝 접힌 모양이 되었는데, 그 아래로 자리잡은 은행잎이 계절의 분위기를 더해서 나쁘지 않았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로는 총 3가지로 바비떡볶이(3,500원), 떡볶이에 군만두 2개와 김말이 4개가 곁들여진 바비세트(7,900원), 왕어묵꼬치튀김이 추가된 출출이세트(6,900원)의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유미세트와 바비컵어묵은 품절이었는데 다 팔려서 판매를 못 하는 상황이 아니고 아예 팔지 않은 것으로 안다. 아마도 재료 준비를 함에 있어서 변경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중에서도 내가 주문한 것은 출출이세트로 왕어묵꼬치튀김이 떡볶이 위에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비주얼이 엄청난 메뉴였다. 웹툰 <유미의 세포들>에서 바비가 유미를 위해 만들어준 메뉴이기도 한 데다가 세포 캐릭터 중에서 출출이를 좋아해서 선택한 것인데 기대 이상이었다. 


새하얀 메추리알 두개도 맛깔나는 생김새를 더해주었다. 



음식 외에도 이쑤시개에 세포 캐릭터 스티커를 붙여 함께 전해준 점도 만족스러웠다. 사랑 세포, 출출 세포, 응큼 세포, 이렇게 3종류가 있었는데 나는 사랑 세포와 출출 세포 이쑤시개를 받았다. 혼자 먹는 거였지만 2개 챙겨주시는 것이 감동이었고, 둘 다 꼭 받고 싶었던 세포 이쑤시개였기에 기분이 더 좋아졌다.



분홍분홍한 사랑세포의 발그레한 볼과 맛있는 음식 앞에서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출출세포의 머리 위에 자리잡은 떡볶이 역시도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맛을 보기 전부터 웹툰에서 튀어나온 세포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  



바비분식의 떡볶이는 국물떡볶이였는데, 재료 위로 튀김가루와 파슬리 가루를 솔솔 뿌려준 것이 고소함을 더해줘 신의 한수임을 확인케 하는 순간이 최고였다.


이동건 작가의 웹툰 안에서 튀김가루는 눈에 보이지만 파슬리 가루는 안 보이는데, 이로 인해 감칠맛을 더 깊이 경험할 수 있었으니 이러한 시도는 성공적이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직접 먹어 본 바비떡볶이는 많이 맵지 않아서 매운 떡볶이를 못 먹는 사람들에게 어필이 가능한 맛이었다. 적당히 매콤한데 여기에 단 맛이 느껴져서 달달매콤하게 흡입이 가능한 떡볶이라고 보면 되겠다. 밀떡의 쫀득거림이 떡볶이 소스의 양념에 잘 배어나서 꽤 맛있었다. 


다만, 국물떡볶이라서 국물이랑 같이 먹고 싶은데 이쑤시개 외에 스푼이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이 점은 좀 아쉬웠다. 그리고 떡볶이의 양도 가격에 비해 적은 편이었다. 



이날 확인한 바비분식 푸드트럭의 진가는 의외로, 떡볶이가 아닌 튀김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왕어묵꼬치튀김은 바삭바삭한 튀김가루와 어묵의 조화로움이 최고조에 이르러 완벽한 튀김의 신을 영접하게 만들었던 시간이었기 때문에.


어묵은 삼진어묵을 사용하는 걸로 보였다. 어묵 자체도 맛있었지만 튀기는 온도와 조리 시간, 만드는 이의 실력이 골고루 갖춰져 환상적인 궁합을 선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참고로 출출이세트를 먹고 난 뒤에 집에 와서 결제 내역을 살펴봤더니 불꽃튀김이란 상호명이 찍혀 있었다. 과연! 튀김을 잘하는 업체에서 바비분식을 맡았음을 입증시켜준 시간이었다. 왕어묵꼬치튀김은 그냥 먹어도 맛났고,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어도 괜찮았다.  



바비분식의 메인 메뉴는 떡볶이임에도 튀김에 초점을 맞춘 메뉴를 먹게 되어 시원섭섭했지만 후회는 없다. 하지만 가격에 비해 양이 많지 않음으로 인해서 둘이 가면 1인 1접시는 해야 배가 부를 것 같긴 했다. 떡볶이 양이 딱 1인분이었던지라 이것만 먹었으면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았을까 싶다. 튀김이 포함된 메뉴를 시켜서 배고픔이 좀 덜하긴 했는데, 그래도 완전히 배가 부른 건 아니라서 집에 가서 다른 음식을 더 먹어야만 했다. 결론적으로는, 떡볶이 1인분에 튀김 값을 내고 먹은 듯한 느낌적인 느낌. 



특별한 떡볶이의 맛을 보유하고 있진 않지만 웹툰을 애정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번 먹어볼만 하다는 게 나의 시식평이다. 돈을 내고 하는 덕질은 언제나 소중한 법. 게다가 사랑해 마지 않는 떡볶이의 또다른 맛을 접할 수 있었으니 이것으로 충분했다. 친구랑 같이 왔으면 바비세트까지 주문해 나눠 먹는 건데 그게 좀 안타깝다. 


바람이 휘몰아치는 주말 저녁, 비어있는 벤치에 앉아 휘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음식을 먹는 것이 조금 힘들긴 했지만 재밌었다. 뿐만 아니라 맛있는 기억으로 남을 것임을 잘 알기에 잊지 못할 거다. 이것도 추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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