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뇌는 왜 늘 삐딱할까, 인간에게 내재된 편견과 편향성의 실체를 마주하게 해준 책

굉장히 오래간만에 인문서적을 손에 집어들었다. 하워드 J. 로스가 집필한 <우리 뇌는 왜 늘 삐딱할까?>는 '의식과 행동을 교묘히 조종하는 일상의 편향성'을 부제로 삼아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보게 해줘서 인상적이었다. 그리하여 우리 삶에 무의식적으로 파고들어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치는 편견과 편향성의 실체를 일깨워줘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되는 순간이 상당했다. 

 

 

특히, 다양한 실험을 통하여 맞닥뜨리게 된 결과가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마트에 쇼핑 온 사람들이 배경음악으로 샹송이 나오면 프랑스 와인을, 독일 음악이 재생되면 독일 와인을 더 많이 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에서 메뉴를 주문받는데 있어 대중음악보다 클래식 음악이 들려올 때 고객들이 좀 더 비싼 메뉴와 와인을 골랐다는 사실도 놀라움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들이 전부 우리가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상태에서 발생한다고 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반면, 앞서 언급한 행동들이 모두 한쪽으로 치우친 편향성의 결과라고 해서 어느 정도는 의외로 납득이 가고도 남았다. 

 

덕분에 이 책을 통하여 편견에 사로잡힌 편향적인 존재가 인간 그 자체임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태어나서 살아가는 동안 별다른 저항없이 습득한 사회적 통념과 각종 지식들이 편견과 편향성을 불러 일으킨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무조건적으로 눈 앞의 현실을 받아들이기보다 독선에 빠지지 않고 편견과 편향성에 지배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저자는 편견과 편향성이 인간 존재의 본질에 속하는 속성이라고 명명했는데, 이러한 이유로 말을 내뱉기에 앞서 좀 더 신중한 태도를 기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나의 입장에서는 내 말이 맞다고 여겨지는 게 당연하지만, 다른 이들의 입장에서는 그게 당연한 것이 아니므로 과거를 돌아보며 반성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이와 함께 편견과 편향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에 대한 얘기도 책 곳곳에서 눈에 띄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내용에 더 공감대가 형성된 것 역시도 한쪽으로 치우쳐짐에 따라 삐딱해진 뇌가 도출해 낸 결과물이라고 여겨져 고개를 내저을 수 밖에 없었다. 

 

인간에게 내재된 편견과 편향성의 실체를 마주하게 해줌과 동시에 매우 다양한 연구를 통하여 결론을 도출해 냄으로써 나 자신과 더불어 사회에 만연한 문제를 되새기며 일말의 변화를 꿈꾸게 했던 책이 바로 <우리 뇌는 왜 늘 삐딱할까?>였다. 이 세상에 편견과 편향성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없을 테니, 이를 확실하게 인식하고 우리 모두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무의식적으로 지배당하지 않게끔 노력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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