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피스트, 끊임없이 의혹을 불러 일으키는 긴장감 가득한 심리 스릴러

B. A. 패리스의 신작 소설로 만나볼 수 있었던 <테라피스트>는 읽어나갈수록 끊임없이 의혹을 불러 일으키는 긴장감 가득한 심리 스릴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작품도 역시나 가정 심리 스릴러 장르에 걸맞는 스토리 전개가 진행되며 관심을 집중시켜서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를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했던 것이 강점으로 다가왔음은 물론이다.

 

 

앨리스는 장거리 연애를 해오다 연인 레오의 제안으로 런던의 호화로운 주택 단지인 더 서클에 두 사람만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오붓한 삶을 시작한다. 과거에 부모님과 언니를 사고로 한꺼번에 잃은 후 외롭게 살았던 앨리스는 이곳에 사는 주민들과 친해지고픈 마음에 모두를 초대하여 파티를 열게 된다. 

 

이로써 한창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한 남자가 찾아왔고, 앨리스는 이웃 주민의 남편이라 생각하여 집으로 안내하며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그러나 이것은 착각이었고, 파티에 참석했던 사람들 중 아무도 그 남자를 보지 못했기에 앨리스의 말을 믿어주는 이가 존재치 않아 답답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파티에서 만났던 남자가 앨리스의 집을 다시 방문해 본인이 탐정임을 밝히며 사건 수사를 위한 도움을 요청한다. 앨리스가 이사 온 집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진짜 범인을 추적하기 위해서 말이다. 피해자인 아내를 살해한 범인으로 남편이 지목되었으나 이를 믿지 못한 남편의 누나가 사건을 의뢰한 것이다. 

 

그리하여 레오로부터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한 채로 낯선 곳에 정착하게 된 앨리스는 연인에 대한 의심과 더불어 살인사건 해결을 돕고자 고군분투하며 뜻밖의 상황에 접어든다.  

 

 

출입 통제가 염격히 이루어지는 폐쇄된 주택 단지 안에서 펼쳐지는 스토리 전개 속에서 숨통을 조여오는 서스펜스가 남달라 눈을 뗄 수 없었던 소설이 바로 B. A. 패리스의 <테라피스트>였다. 참고로, 책 속에서는 두 가지 이야기가 교차되며 호기심을 선사해서 이로 인한 재미도 상당했다. 치료사를 방문하여 상담을 받는 여인의 이야기와 더 서클에서 살아가는 앨리스의 시간을 동시에 만나며 연결고리를 찾아보는 즐거움이 쏠쏠했던 것이다.

 

이와 함께 앨리스와 레오가 오기 전부터 주택단지에 머무르고 있던 주민들의 이야기도 눈여겨 볼만 했다. 살인사건이 벌어진 집에서 살기로 결정한 앨리스를 향한 각양각색의 시선도 마찬가지였음은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사건의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앨리스로 인하여 경험하게 되는 공포감도 대단했다. 덕분에 다시금 B. A. 패리스만의 저력을 확인하는 일이 가능해 고개를 내젓게 되었다고 한다. 

 

읽는 내내 범인의 정체를 파악하려 애썼는데, 아무래도 앨리스의 연인 레오를 의심하게 되는 일이 먼저였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미처 말하지 못한 비밀이 의혹의 눈초리를 한층 더 극대화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앨리스 역시도 레오 못지 않은 안타까운 상처를 간직했음을 알게 되니 놀라움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가장 가까운 사람을 의심하고 또 의심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묘미가 남달랐다. 그로 인해 혼란스러운 정황이 여럿 포착될 때도 있었지만, 당연히 거쳐가야 할 과정에 불과했으므로 온 신경을 기울이며 곁을 맴도는 이들을 살펴보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으려 애썼다. 

 

그 속에서 예전에 읽었던 B. A. 패리스의 <비하인드 도어>, <브레이크 다운>, <브링 미 백>과는 전혀 다른 서사를 맞닥뜨리게 돼 감탄이 절로 나왔다. 매번 똑같은 패턴이었다면 식상하게 느꼈을 텐데, <테라피스트>는 기존의 작품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심리 스릴러 속 반전을 마주하게 해줘 혀를 내두르게 되었음을 밝힌다.

 

덧붙여, 현재 국내에 출간된 작가의 소설은 총 다섯 권인데 이중에서 네 번째로 발매된 <딜레마>를 아직 못 읽어봤기에 이 책도 얼른 손에 쥐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읽은 작품들의 흡입력이 굉장했기에, 이 책도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아무도 믿지 말라던 어느 이웃의 나직한 귓속말이 감명깊게 전해져 왔던 <테라피스트>의 여운을 마음에 새기며, 이웃끼리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공간 속에서 진짜 답을 찾아낸 앨리스의 혜안에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어 다행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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