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팡의 딸3, 홈즈의 딸 미쿠모의 일과 사랑이 담긴 미스터리 로맨스
어쩌다 보니, 요코제키 다이의 추리소설 <루팡의 딸> 1, 2, 3편을 올해 전부 만나보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2019년에 출간된 1권과 달리, 2권과 3권은 2021년 올해 연이어 발매됨으로써 뒷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보다 빠르게 해결하는 일이 가능하여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이로 인하여 손에 쥐었던 <루팡의 딸3>의 줄거리는, 형사가 된 홈즈의 딸 호죠 미쿠모의 일과 사랑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토리가 눈여겨 볼만 했다. 미쿠모의 본가는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호죠탐정사무소로 할아버지는 20세기 홈즈로 일컬어지는 명탐정 호죠 소신, 아버지는 21세기 홈즈로 불리는 명탐정 호죠 소타로였기에 이들의 피를 물려받은 주인공의 활약이 대단했다.
특히, 경찰청 수사1과에서 날카로운 추리력을 뽐내며 일에 매진하던 형사 미쿠모의 열정과 더불어 운명의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며 저돌적인 행동력을 보여주는 모습이 놀라움을 선사하고도 남았다. 미쿠모가 반한 남자가 L의 일족으로 유명한 도둑 집안의 아들 와타루라는 점이 커다란 문제로 다가왔던 걸 제외하면 말이다. 홈즈의 딸 호죠 미쿠모의 파트너인 사쿠라바 카즈마는 경찰의 아들임과 동시에 루팡의 딸 미쿠모 하나코와 결혼함에 따라 매부 미쿠모 와타루의 정체를 아는 상태였으므로 그에게 스며든 후배를 말려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포기할 리가 없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남편 카네코 타카시에게 이혼을 통보한 아내 카네코 이쿠미가 살해당한 사건을 추적해 나가며 실마리를 찾으려 고군분투하던 미쿠모와 카즈마는 예상치 못한 교환살인의 실체를 확인하게 되고, 서로를 알지 못하는 두 사람에게 범죄 계획을 제공한 자칭 모리어티를 찾아내려 애쓴다. 그리하여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 셜록홈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홈즈의 라이벌이자 범죄계의 나폴레옹으로 지칭되는 천재 범죄자, 제임스 모리어티를 연상시키는 인물을 쫓는 시간이 흥미로움을 선사했다.
한편 루팡의 딸 하나코에게도 위험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으니, 홈즈 집안과 경찰 집안은 물론이고 도둑 집안 역시도 쉽사리 마음을 놓기 힘든 순간의 연속이 이어졌다. 언제 어디서나 방심은 금물인 것이다.
사건의 범인을 쫓는 시간이 계속될수록 얽히고 설키는 세 집안의 관계를 촘촘하고도 치밀하게 표현해 낸 작가의 솜씨가 남달랐던 소설이 바로 <루팡의 딸3>였다. 더불어 이 책을 접하기에 앞서 시리즈의 전편인 <루팡의 딸2>를 읽었다면 독자들 역시도 범인을 추리하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안 그래도 2편이 조금 애매하면서도 두루뭉술하게 마무리가 돼서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3편을 통하여 속시원한 결말을 맞닥뜨리게 해줘 다행스러웠다.
덧붙여 루팡의 딸 하나코로부터 시작된 얘기의 바통을 홈즈의 딸 미쿠모가 전해 받으며 펼쳐진 세계관의 확장과 그에 따른 내용의 스펙타클함도 인상깊었다. 도둑 집안에서 성장했음에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성실하고도 평범하게 살아가는 유일한 존재인 하나코의 존재감과 냉철한 판단력으로 사건을 파헤치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덜렁거리는 성격이 웃음을 자아내는 미쿠모의 면모가 각기 다른 매력을 확인하게 해줘 읽는 내내 즐거웠다. 그런 의미에서 미쿠모와 하나코의 의기투합이 일깨워주는 시너지로 가득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홈즈의 딸 미쿠모의 일과 사랑이 담긴 미스터리 로맨스는 앞서 읽은 두 권의 책과 같이 가볍게 읽기 좋은 작품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루팡의 딸3>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고 해서 이 시리즈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므로, 이제는 기분좋게 4권을 기다려 보기로 한다.
'문화인의 하루 > 책 읽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상의 어릿광대, 탐정 갈릴레오가 파헤친 7가지 괴이한 미스터리의 실체 (0) | 2022.01.13 |
---|---|
밝은 밤, 어둠 속에서 피어난 한 줄기 빛의 서사를 만나다 (0) | 2021.12.30 |
라이온의 간식, 죽음의 문턱에 다다라 즐기는 최후의 만찬 (0) | 2021.12.06 |
경성 부녀자 고민상담소 :: 여성 탐정 3인방의 은밀하고도 눈부신 활약이 펼쳐진다 (0) | 2021.11.12 |
혼자의 가정식, 내 건강을 위한 집밥 생활 기록 에세이 (0) | 2021.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