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소설이다, 기욤 뮈소가 선사하는 판타지의 매력 속으로
기욤 뮈소의 최신작인 <인생은 소설이다>는 제목에 걸맞는 놀라운 이야기를 담아내며 읽는 내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뛰어넘는 미스터리 판타지의 묘미를 제대로 경험하게 만들었다. 현실의 삶이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흘러간다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작품 속에 녹아든 스토리를 능가할 수는 없었다.
참고로 소설의 내용은 '미로 속의 소녀', '(로맹이라는) 소설(가)의 등장인물', '거울의 세 번째 면', 이렇게 총 세 가지 에피소드로 나누어져 있다. 이로써 각각의 챕터에 존재하는 등장인물들이 맞닥뜨리게 해주는 예상치 못한 사건 속으로 빠져드는 동안 결말에 대한 호기심이 서서히 증폭되기에 이르렀다.
책 속의 이야기는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신비주의 작가로 살며 소설을 집필하는 것으로 유명한 플로라 콘웨이로부터 시작된다. 데뷔작으로부터 출발해 총 세 권의 책을 연이어 성공시켰으나 현재는 아파트에서 숨바꼭질 놀이를 하다 실종된 딸 캐리로 인해 위태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수사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던 와중에 출판사 대표가 펜을 들 것을 요청함으로써 이에 따른 갈등마저 고조되는데, 이때 플로라는 자신의 인생이 누군가에 의해 움직이고 있음을 깨닫고야 만다. 급기야 작가가 쓰고 있는 책 속의 인물이 바로 나였음을 플로라가 알아차리는 순간, 이야기는 또다른 국면에 다다른다.
플로라 콘웨이가 살아가는 세계를 창조한 작가의 정체는 로맹 오조르스키로 책을 발표할 때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현실의 삶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그리하여 알민과의 결혼 생활이 파국에 가까워지자 아들 테오를 지키고자 최선을 다한다.
로맹이 탄생시킨 플로라는 자기 자신을 투영한 것과 다름 없었는데, 이것은 소설가들에게 흔한 일이었으므로 쉬이 수긍이 갔다. 그러나 플로라가 스스로 목소리를 내며 책을 뛰어넘어 현실의 로맹과 대화를 주고 받는 장면은 감탄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거야말로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허물어버리는 장치의 발현이라고 봐도 무방했으므로, 기욤 뮈소의 기지에 박수를 보내게 됐다.
작가 기욤 뮈소가 써내려간 <인생은 소설이다>의 첫번째 챕터는 플로라, 두번째 챕터는 로맹이 주인공을 맡아 그들의 서사를 만나보게 해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으로 만나 본 세번째 챕터에서는 로맹과 플로라, 두 사람의 삶에 전환점을 가져다 줄 놀라울 반전이 펼쳐져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또 하나 재밌었던 건, 책을 읽는 동안 로맹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자신을 숨기고 작품 활동을 해왔던 얘기가 머리 속에 떠올랐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책 속에서 플로라를 만들어낸 로맹처럼, 현실의 기욤 뮈소는 로맹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부여하며 이토록 멋진 한 권의 소설을 완성시켰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액자구성으로 이루어진 스토리 전개 속에서 거듭되는 반전이 허를 찔렀던 작품이었다. 작가 특유의 개성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색다른 시도가 더해져 재밌에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그로 인하여 기욤 뮈소가 선사하는 판타지의 매력이 여전했음을 입증시킨 책이 <인생은 소설이다>였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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