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금 더 비건, 채식먹보 초식마녀의 개성만점 요리 에세이
초식마녀의 <오늘 조금 더 비건>은 채식먹보 작가가 선보이는 개성만점 요리 에세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졌다. 그리하여 이 책을 통해 집에서 쉽고도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비건 레시피와 함께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소소한 일상을 마주하는 일이 가능해 여러모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특히, 인생의 대부분을 먹는 낙으로 보내 온 작가가 비건을 결심하면서부터 기록한 맛있는 에피소드가 귀여운 그림과 눈길을 뗄 수 없게 하는 글솜씨로 표현되며 이목을 잡아끌었다. 네 컷 안에 모든 것이 녹아든 요리 에세이의 매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뿐만 아니라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채식주의자를 일컫는 명칭이 달라진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 했다. 참고로, 초식마녀는 육류에 전혀 손대지 않고 가장 엄격하게 채식주의를 지키는 비건에 가깝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오늘 조금 더 비건> 속 비건 레시피는 제철 채소와 과일을 이용한 메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평소에 어렵지 않게 구입이 가능한 식재료들을 토대로 요리를 해나간다는 점에서 메모를 해두었다가 직접 제조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페이지가 많았다. 식사 메뉴에 더하여 디저트 메뉴도 여럿 만나볼 수 있었던 만큼, 시간 날 때 직접 비건 요리에 도전해 봐도 괜찮겠다 싶은 순간이 종종 있었다. 요리 초보에게는 이러한 마음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콘마요, 대파버섯볶음밥, 콩나물전, 감자만둣국, 채소 가득 카레라이스, 비빔떡볶이, 채식짜장면 등이 기억에 남았다. 여기서 감자만둣국의 만두는 채식 만두를, 채소 가득 카레라이스에는 고기 대신 비건용 햄을 넣어 조리하는 점이 인상깊게 남았다. 덧붙여, 여러 종류의 떡볶이 레시피가 책에 담겨져 있는 것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고기는 끊어도, 떡볶이는 못 참지.
재료가 없으면 없는대로, 있는 재료만을 활용해 뚝딱 만들어낸 요리도 먹음직스러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덕분에 레시피와 같이 완성된 요리 사진까지 만나보게 돼 군침이 꿀꺽 넘어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여기에 더해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둘 중에 무엇이냐를 고민하기보단 냄비 두 개에 물을 올려서 요리해 먹는다는 얘기에도 박수를 보내게 되었음을 밝힌다. 작가는 책 속에서 본인을 채식먹보라고 밝혔는데, 그 이유를 책을 넘기면서 확인하는 일이 가능해 엄지를 척 치켜들게 되었다. 대식가임을 인정하는 바다.
게다가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재료 또한 풍성하다는 사실을 새로이 알게 돼 의미가 있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단순히 음식에 그치지 않고, 비건 샴푸와 린스를 포함해 동물성 소재 없는 옷 등을 애용하며 있는 힘껏 비건으로의 삶을 지탱해 나가는 작가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작가가 채식을 결심하여 실행에 옮김으로써 변비 탈출을 시작으로 맞닥뜨리게 된 신체의 변화도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이렇듯 작가의 경험담이 녹아든 책을 읽는 내내 귀가 솔깃해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건으로 살아갈 결심이 서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지구의 환경과 나 자신의 건강을 위해 예전보다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지향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볼 때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상당해서 만족스러웠다.
요즘은 비건식당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 데다가 비건 라이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또한 많아진 상태라 현실적으로 공감하며 재밌게 잘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채식하는 직장인으로 거듭난 작가를 위한 회사 동료들의 배려와 더불어 가족들의 응원도 멋졌다.
빠른 시간 안에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알려주었다는 점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다. 초식마녀의 쉽고 맛있는 네 컷 비건 요리 만화라는 부제가 존재하는 <오늘 조금 더 비건>으로 말미암아 나 역시도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채식이 어렵지 않음을 알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돼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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