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유미의 세포들 :: 5년 만의 완결을 지켜 본 짤막한 감상평


이동건(무빙건) 작가의 웹툰 <유미의 세포들>이 5년 만에 완결되었다. '엔딩'이라는 제목의 510화로 마무리된 이야기는 유미의 삶과 더불어 머릿속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세포들의 콜라보레이션이 남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 작품이었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작가로 거듭나는 유미의 인생 속에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던 남편찾기를 중심으로 흘러간 웹툰은, 로맨스 장르에 걸맞는 스토리 전개를 보여줬다. 



웹툰의 타이틀이 <유미의 세포들>이었던 만큼, 유미보단 유미를 인생에 불어닥친 수많은 결정들을 해나가는데 도움을 준 각양각색의 개성 넘치는 세포들의 매력이 돋보였다. 특히, 거대한 존재감을 발산한 출출세포는 머리 위에 자리잡은 떡볶이 떡 모양의 입맛마저 눈길을 사로잡지 않을 수 없었다.



이와 함께 유미의 남자친구들로 등장한 구웅, 유바비, 신순록도 인상적이었다. 그중에서도 유바비가 회사를 나와 바비분식을 운영하는 에피소드가 현실이 됨에 따라 떡볶이를 맛보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갔던 경험이 존재해서 의미가 남달랐다. 



유미의 꿈과 사랑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던 건, 세포들 덕분이었다. 그게 아니었더라면, 그저 그런 로맨스물이 되고 말았을 거다. 작가가 내세운 세계관에 따르자면 세포 중의 세포는 사랑세포였으니까. 


다만, 그 와중에도 유미의 1순위가 항상 유미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유미의 세포들이 지닌 특징으로는, 파란색 옷을 동일하게 갖춰 입었다는 공통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세포에 따른 성격에 차이점을 의상으로 표현해서 세포의 이름을 헷갈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



버럭거림이 디폴트인 히스테리우스는 가끔씩 등장하지만, 이성 세퍼와 감성 세포는 항상 유미의 인생 전반을 관장한다고 봐도 무방하므로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점이 흥미로웠다. 차가운 대답을 원하는 히스테리우스에게 이성 세포는 '네'를 외쳤지만 감성 세포는 '뿡'이라고 대답하며 극명한 온도 차를 표출한 점도 재밌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작가의 그림체도 매끄럽게 다듬어지며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내용의 이해가 어려울 때마다 독자들이 댓글을 통해 설명을 해줘서 많은 도움을 받았음을 인정한다. 그냥 단순히 넘겼을 부분에 대한 고찰까지 할 수 있게 도와서 감명깊었다.


유미가 주인공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유미의 사랑에 포커스가 집중돼서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웹툰의 컨셉에 맞게 이야기가 완성되는 과정이었기에 그저 천천히 그림과 글을 읽어 내려갔고, 결국에는 엔딩을 마주하는 날을 맞이하게 돼 감회가 새로웠다.  



그래도, 여전히 유미는 유미니까. 매직아워의 환상적인 색감을 보며 등갈비 김치찜을 연상시키는 모습에서 보여지는 천진난만함이 눈부셨다. 이러한 출출세포의 활약을 감성 세포의 분노를 유발했지만 말이다. 



물론, 나는 출출 세포의 맛있는 낭만에 한 표를 던졌다. 보는 것만으로도 예쁘지만 먹지도 못하는 노을보단 등갈비 김치찜이 더 마음에 와닿을 때도 있는 법이니까. 작가로 승승장구하며 사랑까지 쟁취한 유미와 주인공에게 힘을 실어준 세포들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 믿는다. 웹툰 <유미의 세포들>은 끝났지만, 유미와 세포들은 주어진 삶을 살아갈 것이므로. 



웹툰 속에서 마음이 가는 세포들이 정말 많았는데, 오직 유미를 응원하는 열혈 세포로 이목을 잡아끌었던 판사세포가 좋았다. 세포들이 모인 가운데서도 'I♥YUMI'를 외치며 판사복을 걸친 판사세포의 모습이 어렵지 않게 포착돼서 만족스러웠다. 


유미를 위해, 유미는 잘못이 없다고 외치며 진심을 쏟아부어 판결을 내리던 판사세포 최고! 



운명을 믿는 대신,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길을 나아가던 유미와 세포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웠다. 힘든 시간도 분명 있었지만, 그 순간들을 이겨냄으로써 원하는 꿈을 이루며 살게 된 유미는 멋졌다.


어쩌다 보니, 5년 만의 완결을 지켜 보게 된 독자의 웹툰 <유미의 세포들> 감상평은 여기까지다. 지금까지 봤던 웹툰 속 장면들이 휘리릭 지나쳐 가는 중인데, 확실한 건 엔딩과 후기까지 온전히 만나볼 수 있어 속이 다 후련하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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