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올가 토카르추크의 기묘한 스릴러

올가 토카르추크가 집필한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는 제목이 전하는 독특함과 표지의 비주얼에 이끌려 선택하게 된 책이었다. 이 작품은 폴란드 작가의 소설로, 기묘한 스릴러의 면모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부터 흥미로움을 자아냈다.


이로 인하여 새로운 작가를 만나게 된 설렘과 익숙하지 않은 소설을 향한 기대감이 동시에 전해져 왔음은 물론이다. 



야니나 두셰이코는 폴란드의 외딴 마을에서 별장 관리인으로 일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왕발의 기괴한 죽음을 시작으로 두셰이코가 머무는 곳에서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이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펼쳐지는 여정 속에서 맞닥뜨리게 된 진실은 독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와 함께 남다른 여운을 남기며 결말에 대해 곱씹도록 도왔다.



책의 제목인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는 영국의 시인이자 화가로 알려진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구 중 하나로 의미심장함을 경험하게 만들었다. 소설 곳곳에 인용된 다양한 시의 구절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바랐던 블레이크와 동물 사냥을 혐오하며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판하는 야니나의 삶이 적절히 녹아들어 탄생된 이야기를 통하여 작가가 지닌 가치관에 걸맞는 작품이 탄생됐음을 확인하게 돼 이 또한 의미가 있었다.


피해자들 모두가 동물 사냥과 연관된 인물이었을 뿐만 아니라 시신의 주변에 찍힌 사슴 발자국들이 암시하는 복선도 눈여겨 볼만 했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주인공인 두셰이코가 점성학 애호가라는 특징을 지님에 따라 마주하게 된 스토리의 흐름도 신비로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로써 동물 사냥에 대한 사회적 문제 제기를 중심으로 호기심을 유발하는 스릴러와 오묘한 기운을 뿜어내는 점성학의 만남이 다채로운 시간을 일깨워준 한때였다. 기존에 접했던 스릴러와 다르게 구성이 치밀한 편은 아니었고, 은유에 치중한 서술이 대부분이라 속도감 있게 읽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서 신선하게 느껴질 때가 없지 않았다.


독서 취향에 따른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였다. 그러나 올가 토카르추크의 또다른 소설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던 사실이므로, 조만간 새로운 작품을 손에 쥐게 될 수도 있을 거란 예감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감상평을 종합해 얘기하자면, 주어진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역할을 직시하게 해줘서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기에 읽어보길 잘했다 싶었다. 무엇보다도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삶의 의미가 확실하게 와닿아서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되었음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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