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제시한 흥미진진 에세이

김하나, 황선우가 공동 집필한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혼자도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의 탄생'이라는 부제를 지닌 에세이로 읽기 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었다. 자신만의 싱글 라이프를 즐기며 1인 가구로 살아오던 두 사람이 한 집에서 함께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가족 공동체의 롤모델을 마주하게 도움으로써 몰입감을 높였다. 


덧붙여,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글을 한 권의 책으로 섭렵하는 것이 가능해 이 점도 금상첨화였다. 



혼자 사는 즐거움을 오래도록 만끽해 왔던 두 작가가 결혼이 아닌 조립식 가족의 일원이 되기를 선택한 후, 더불어 사는 삶의 행복을 발견해 나가는 시간을 읽어내려가는 일이 재밌었다. 공통점이 많은 만큼 차이점도 상당해서 티격태격할 때가 없지 않았으나 그런 날들을 거쳐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장면이 머리 속에 선명히 그려져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하물며 피를 나눈 가족들과도 대립하는 일이 다반사인데, 이러한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오히려, 가족으로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여기며 싸움에 진심을 다했을 것이다.  


다만 결혼으로 성립된 가족이 아니라는 점에서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은 저자들 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이성 간의 결혼 외에 또다른 가족의 형태가 다양하게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이러한 사람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생활동반자법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대두되어야 할 시점이 다가왔음을 실감했다.



조립식 가족은 1인 가구로 살아갈 때의 단점을 극복하게 도와주지만 공동체의 문제점을 품에 안고 가야 하기 때문에 결혼 못지 않게 장단점이 명확해 보였다. 그러므로 중요한 건 이거다. 본인이 원하는 가족의 형태를 심사숙고해 그에 맞는 길을 가는 것. 혼자 살아도, 같이 살아도, 모두 괜찮다. 가족을 이루는데 있어 결혼만이 올바른 정답은 아니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여러 문장들과 귀여운 고양이들이 있는 집 내부의 모습까지 만나보게 돼 좋았던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였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색다른 대안을 일깨워준 책이라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부여하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기에 뒤따라오는 든든함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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