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 공연은 최고, 캐스팅 변경 연락이 안 온 건 최악!
유니버설발레단 소속 무용수들이 열연하는 <백조의 호수>를 보기 위해 유니버설아트센터로 다시금 발걸음을 옮겼다. 작년, '호두까기 인형' 이후로 정말 오래간만이었는데 추웠던 겨울과 달리 따뜻한 봄의 기운이 전해져 와 목적지로 향해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설렜다.
참고로 '백조의 호수'는 '라 바야데르', '지젤'과 함께 3대 발레 블랑으로 불리며 백색 발레의 묘미를 선보이는 작품으로 유명한데, 지금껏 유일하게 '백조의 호수'만 만나지 못하고 있었던 관계로 두근거림이 앞섰던 게 사실이다.
이날 마주하게 된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를 관람하는 일은 그래서 더 의미가 깊었다. 드디어, 3대 발레 블랑 섭렵에 성공하게 된 것이라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니버설발레단이 무대에 올린 <백조의 호수>는 3대 발레 블랑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스토리 전개와 무용수들의 아름다운 움직임을 확인하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최고의 발레 공연으로 손꼽을 수 있게 도왔음을 인정하는 바다.
원래도 유명했지만, 신화의 "T.O.P"에 샘플링됨으로써 더 많이 알려진 차이코프스키의 명곡도 드디어 발레 공연을 통하여 제대로 감상할 수 있어 이 점도 흡족함을 더했다.
차이코프스키로부터 탄생된 클래식한 음악의 향연이 스펙타클한 이야기와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만나보는 것이 가능했던 발레의 아름다움과 역동성 또한 볼만 했다.
백조와 흑조의 대비는 의상과 더불어 다양한 발레 동작이 펼쳐지는 시간 속에서 절정에 달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런 의미에서, 서정적인 동시에 치명적인 매력이 존재하는 공연이었다.
이와 함께, 마법에 걸린 백조 오데트 공주와 지그프리드 왕자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마 로트바르트의 모습도 시선을 집중시켰다. 카리스마 넘치는 동작이 특유의 의상과 결합됨에 따라 등장할 때마다 눈을 떼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어릿광대 역의 김동우는 분위기 메이커이자 파티에 활기를 더하는 캐릭터로 뜨거운 환호화 박수 갈채를 받았으며, 3명의 무용수가 함께 하는 파 드 트루아 속 임선우의 모습도 눈에 띄어 흥미로움을 전했다. 대한민국 1대 빌리 중 한 명으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활약했던 소년이 이렇게 멋진 발레리노로 성장했다는 사실이 훈훈함을 건넸다. 선우 빌리를 본 적은 없으나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서 괜히 더 반가웠다.
[CAST]
오데트/오딜 : 김유진
지그프리드 :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로트바르트 : 알렉산드르 세이트칼리예프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의 지그프리드는 사랑에 빠진 순수한 왕자가 오딜로 인해 혼란스러움을 겪으면서 절망에 가까워졌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데트 공주를 향한 마음을 끝까지 잃지 않는 애절함이 돋보이는 연기와 몸놀림이 일품이었다.
그리고, 백조 오데트 공주와 흑조 오딜로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해낸 김유진은 정말 최고였다. 정적인 분위기 속에 처연함을 녹여낸 오데트 공주의 깊이있는 무게감과 차분한 슬픔, 속도감 넘치는 가벼운 몸짓과 매혹적인 표정이 두드러지던 오딜의 대비가 충격을 전하며 감탄사를 내뱉게 했다.
연기적으로도, 발레적으로도, 앞으로가 계속해서 기대되는 무용수를 만나게 돼 즐거웠다. '호두까기 인형'으로 처음 만났을 때도 좋았는데 <백조의 호수>는 그 이상이었다. 객석에서 끊임없이 우렁찬 브라바(Brava)가 터져 나오게 만들었던 장본인으로, 그럴만한 자격이 충분했다.
여기에, 로트바르트는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뽐내서 엄지 척!
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는 첫 관람이었는데, 엔딩이 바뀐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백조의 호수' 엔딩이 여러 개라고 하는데, 이날 공연에서 만난 건 새드 엔딩이라고 이야기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눈에 보이는 것 자체는 새드 엔딩인데, 사랑의 결실로만 따지면 해피 엔딩이라고 봐도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극과 맞닿아 있던 유비씨의 <백조의 호수>는 한동안 잊고 있던 발레의 재미를 상기시키는 역할도 했다는 점에서도 뜻깊은 시간이었다. 다음에 공연하면 또 보고 싶을 정도로, 매우 강렬했다. 덧붙여, 무대 연출적인 부분도 볼거리가 풍성해서 감명깊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공연 자체는 최고였으나 다른 문제가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그것은 바로, 캐스팅이 변경되었음에도 연락이 따로 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원래대로라면 2019년 4월 13일 토요일 오후 3시 공연은 최지원, 이현준 캐스팅이었어야 했는데 부상을 이유로 김유진, 콘스탄틴 노보셀로프로 바뀌었다. 그런데 내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유비씨가 운영하는 SNS와 공식 홈페이지를 손수 들어가 봤기 때문이지, 유비씨(UBC)가 안내를 해줘서가 아니었다.
2017년에 유니버설발레단이 '돈키호테'를 올렸을 땐 강민우가 부상을 당해 캐스팅이 바뀐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연락은 안 왔다. 공연 며칠 전에 우연히 공식 SNS에 방문했다가 소식을 알게 돼 인터파크 티켓에 직접 전화해서 예매취소하고 환불 받았던 기억만 남아 있다. 근데 또 이러다니?! 이번에는 취소 안 하고 그냥 봤는데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위의 이미지 속 공연 스케줄 아래 주의사항은 더 가관이다. 캐스팅 변경으로 인한 티켓 환불 시 취소 수수료가 부과되는 점에 대해 양해를 부탁드린다니......티켓오픈도 무용수 스케줄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랜덤으로 하는데 이것마저 변경되는 것에 대한 양해를 바란다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는 거다.
연극, 뮤지컬은 이런 적이 없는데 유독 발레만 캐스팅 변경 알림이 오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라 더 그랬다. 공연 사이트가 아니라 발레단의 방침인 듯 한데 이거 좀 수정할 생각 없나요? 많이 양보해서 취소 수수료는 부담할 테니까, 캐스팅이 변경됐다는 안내만 좀 해줬으면 좋겠다. SNS 안 들어가 봤으면 당일에 가서 충격 받았을지도 모르겠다......캐스팅은 제대로 알고 보고 싶다고요. (다른 장르의 공연에선 당연한 거지만 혹시나 싶어 말해두는데 참고로, 원래 캐스팅 변경으로 인한 환불은 취수료가 없다)
그래서, 유니버설발레단 공연을 또 예매하게 된다면 그때는 매의 눈으로 지켜보려고 한다. 다른 발레단 공연에선 캐스팅이 변경된 경우가 존재하지 않아 비교는 불가하므로, 이것은 유비씨를 향한 넋두리이자 한탄임을 밝힌다. 김유진 발레리나의 지젤은 그 와중에 또 궁금해! 어쩔거냐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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