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일의 여행, 여기서 행복할 것을 꿈꾸며 써내려간 떠남의 기록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모든 요일의 여행>을 알게 된 건, 우연히 맞닥뜨린 이 책의 문장들 때문이었다.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 여행임을 일러준 누군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고 써내려간 페이지가 우연히 눈에 들어왔고, 그게 그렇게 마음을 사로잡았던 거다. 


한때는 여행지에서 무조건 많은 것을 쉴새 없이 보고 돌아다니는 것만이 최선인 줄 알았는데, 요즘은 여유로이 느긋하게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까 정말로, 내가 도착한 목적지에서 행복을 훨씬 더 많이 경험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이유로 저자가 말하는 <모든 요일의 여행>이 지닌 책의 가치를 최근에서야 깊이 깨닫게 된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또 새롭게 시작될 여행의 순간들은 천천히 오래도록 머무르며 쉼을 누릴 수 있는, 그래서 더 풍요로움으로 채워지는 시간이 되기를 갈망한다. 


수많은 변수가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여행의 묘미를 마주한 작가의 경험담이 맛깔나게 쓰여져 읽는 내내 흥미로움을 자아냈던 <모든 요일의 여행>은 여기서 행복할 것을 꿈꾸며 써내려간 떠남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로 인하여 낯선 공간에서의 날들이 완벽하지 않아 서투름으로 가득한 여행자의 찰나와 그때의 감정들이 쓰여진 이야기가 낯설지 않은 친근함과 놀라운 재미를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 더해진 감성적인 문장들이 섬세하게 마음을 파고들며 따뜻함을 건넸다. 



그중에서도 특히, 고기의 신을 만났던 얘기는 군침을 꿀꺽 삼키며 정독해 나가게 만들며 절로 미소를 짓게 도왔다. 기회가 된다면 꼭 만나보고 싶을 정도로 완벽한 에피소드의 향연이 이어져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여행은 무작정 떠나보는 것이 최고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땐 이렇게 책으로나마 대리만족을 하며 꿈을 꾸는 것도 때때로 괜찮은 방법이다. 실행에 옮길 날을 기다리며 계획을 세우게 만들기도 하니까. 김민철의 <모든 요일의 여행> 또한 마찬가지였음을 인정하며 이 책에 관련된 이야기를 마친다. 이제 남은 것은, 떠나는 일 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