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힐(Thorn Hill), 두 소녀가 선사하는 미스터리한 일상의 비밀
문화인의 하루/책 읽는 일상2019. 1. 3. 15:02
팸 스마이의 <손 힐>은 아이 혼자선 결코 이겨낼 수 없었던 외로움의 무게가 두꺼운 책의 질감과 함께 그대로 전해져 오는 작품이었다. 뿐만 아니라 천천히 읽어 내려감에 따라 결코 가볍지 않은 침묵의 감정이 서늘함과 슬픔을 동시에 경험하도록 만들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글과 그림이 교차되는 책을 통해 마주하는 것이 가능했던 두 아이의 이야기는 고독감에서 시작된 공포를 스산한 결말로 확장시켜 안타까움을 더했다. 1982년과 2017년을 넘나들며 미스터리했던 두 소녀의 삶 속에서 진실을 발견한 그 순간, 곁에 자리잡은 심연의 존재를 깨닫게 되었으니 말이다.
다만 친절하지 않은 내용에 불명확함이 곁들여져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가 없지 않았는데, 그럴수록 아이들의 내면으로 더 깊이 파고들었던 쓸쓸함이 느껴져 마음이 아렸다. 한 마디로, 이 모든 것이 <손 힐>의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두껍고 무거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빠르게 결말을 마주할 수 있었고, 어둠의 아우라 속에서 작가만의 세계가 도드라지는 것이 흥미로웠다. 책 속의 모든 작업을 멋지게 해낸 팸 스마이의 역량에도 그런 의미에서 박수를 보낸다.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깜깜한 검은 세상으로 뒤덮인 페이지를 넘길 때 실감해야 했던 긴장감과 호기심이 특히나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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