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인 캐빈 10, 여성들의 연대가 돋보였던 밀실 스릴러

루스 웨어의 <우먼 인 캐빈 10>은 초호화 크루즈에서 벌어진 밀실살인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릴러를 만나게 해준 작품이었다. 여행잡지 벨로시티의 기자로 10년 동안 일해 온 로라는 화려함으로 가득한 유람선 오로라호의 첫 번째 항해와 관련된 취재를 맡아 승선의 기회를 잡는다. 


그러나 출발하기 이틀 전에 강도를 당했던 경험으로 인해 공포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배에 올랐기에 오래도록 꿈꿔왔던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마냥 행복한 감정에 취해 있을 수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자신이 묵는 9호실 옆 10호실에서 들려 온 여자의 비명소리에 로라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지만 오로라호에서 럭셔리한 분위기에 빠진 유명 인사들은 아무도 그녀를 믿어주지 않는다. 오히려 10호실에는 아무도 투숙하지 않았다는 말만 듣게 되고, 로라가 목격했던 핏자국과 바닷물에 가라앉던 존재의 정체는 오리무중.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혼자서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하던 로라는 예상치 못한 뜻밖의 진실을 마주하며 독자들을 놀라움의 세계로 안내한다.


공포감으로 가득한 상태에서도 사건으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가 존재한다고 확신한 로라는 이를 외면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끈질긴 추적의 결과로, 어둠 뒷편에 감춰져 있던 사건의 진상을 맞닥뜨리게 만들며 흥미로움을 전했다. 다만, 스토리 전개로 인한 재미보다는 작가가 의도한 바대로 여성들 간의 연대를 통해 보여지는 관계의 변화와 나름의 반전이 더 눈길을 사로잡았음을 밝힌다.



긴장감은 좀 덜한 스릴러였으나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녀들이 대면해야만 했던 위험을 공유함으로써 사건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이와 함께 '다시 일어난 티거'가 전하는 메시지 또한 흐뭇함을 전해 미소짓지 않을 수 없었다.


뻔하고 예측 가능한 스릴러에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존재하는 작품임은 분명했다. 인물들의 묘책이 돋보였고, 두 여자가 의지하며 엮어 나가는 연대감 역시 곱씹어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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