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 대학로 낙산공원 밥집 오쏘 파스타에서 즐긴 이탈리안 가정식 크리스마스 만찬 (주말 예약제)

2022년 12월 24일 토요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친구와 특별한 저녁식사를 만끽했다.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 걷다 낙산공원 올라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아담한 음식점으로 알려진 오쏘 파스타(osso pasta)에서 밥을 먹게 된 것이다. 참고로 이곳은 주말에만 예약제로 운영되는 식당이라 경쟁이 치열한 편이었는데, 금손 친구 덕택에 방문할 기회가 생겨 신났다.

 

 

오쏘 파스타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2시 20분부터 오후 7시 50분까지, 50분 간격으로 운영되며 메뉴는 매주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예약방법은 수요일 저녁, 오쏘 파스타 공식 인스타그램(osso_pasta)에 메뉴가 공지된 다음부터 안내사항에 쓰여진 전화번호로 식사를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 이름, 인원수를 문자로 보내면 된다. 참고로, 우리가 예약에 성공한 날에는 메뉴와 관련된 피드가 오후 7시쯤 올라왔었다. 혹시 모르니 그전에 미리 대기하는 일은 필수다. 

 

그리하여 우리는 오후 5시 20분에 오쏘 파스타로 입장을 하게 되었다. 가게 내부는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우리는 총 세 자리가 마련된, 오픈 키친이 들여다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두 곳 모두 넓은 편이 아니었던 데다가 문을 여닫을 때마다 찬 바람이 몰려왔으므로, 이 점은 방문 전에 참고를 하는 것이 좋겠다. 그래도 커다란 테이블을 둘로 구분지어 칸막이를 설치해 둔 점은 마음에 들었다.

 

요리가 진행되는 동안 살펴 본 오쏘 파스타 곳곳의 인테리어는 다양한 종류의 서적을 중심으로 사장님 부부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포함한 아기자기한 소품이 인상적이었다. 크리스마스 아이템 역시도 빼놓을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오쏘 파스타에서 제일 처음으로 맛볼 수 있었던 건, 애피타이저로 나온 크림치즈와 석류에 초록잎을 곁들인 메뉴였다.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컬러의 조합과 접시의 비주얼이 잘 어울리는 것이 특징이었다. 

 

뿐만 아니라 진득한 크림치즈와 상큼한 석류의 조합도 금상첨화였음은 물론이다. 초록잎의 정체는 뭔지 잘 모르겠지만, 씹을수록 싱그러움이 느껴져 나쁘지 않았다. 

 

애피타이저 섭취를 완료한 뒤에는 드디어 첫 번째 메인 메뉴, 스노우 화이트 파스타가 눈 앞에 나타났다. 이탈리아 생소세지 살시체에 생크림과 고르곤졸라 치즈를 곁들인 파스타 위로 초록빛 피스타치오와 새하얀 치즈가 눈처럼 내리는 모습을 형상화함에 따라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비주얼이 먹기 전부터 감탄을 자아냈다. 

 

 

스노우 화이트 파스타 같은 경우에는 음식이 갓 나와서 따끈할 때 숟가락으로 빠르게 먹는 것이 꿀팁임을 알려주셔서 그 방법을 따라 맛을 봤는데 입에 잘 맞았다. 생크림과 고르곤졸라 치즈의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느끼함 없이 부드럽고도 고소한 풍미를 일깨워줘 만족스러웠고, 살시체가 넉넉하게 포함되어 있어 씹는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돼지고기맛 살시체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이날 맛본 돼지고기는 칠레산이라고 한다. 

 

새하얀 치즈가 파스타 위에 소복하게 쌓인 가운데, 살시체와 피스타치오가 감칠맛을 더해줘서 금상첨화였다. 게다가 한 그릇의 양이 상당히 많았던 관계로, 이 점도 흡족함을 자아냈다. 

 

두 번째 메인 메뉴는 이탈리아 말로 크리스마스를 뜻하는 단어 '나탈레(natale)'를 따와서 이름을 붙인 나탈레 스파게티였다. 빨간 토마토, 녹색 루꼴라, 하얀 모짜렐라 치즈로 완성시킨 삼색 스파게티는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이탈리아 국기 색깔 레드, 그린, 화이트를 덧입힌 음식으로 화사함을 뽐내서 눈길이 갔다.

 

 

나탈레 스파게티 같은 경우에는 자극적이지 않은 가정식 파스타에 걸맞는 맛을 자랑해서 이 점이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새콤함이 도드라지는 소스가 맛깔나게 스며든 파스타에 루꼴라의 아삭함과 모짜렐라 치즈의 쫀득함이 조화로움을 선보여서 입을 멈출 수가 없었다.  

 

여기에 더해 식사 중간에 빵을 나눠 주시는데, 최대 2조각까지 가능해 보였다. 한 조각과 두 조각 중에서 고르라고 하니 당연히 두 조각을 외칠 수 밖에 없었다고나 할까?  

 

이러한 이유로, 길다란 모양의 빵을 파스타 소스에 적셔 먹는 맛도 일품이었다. 빵까지 직접 만드시는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오쏘 파스타는 빵까지 맛이 좋았다. 

 

기본찬으로는 피클이 나와줘서 파스타와 같이 먹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렇듯 50분의 시간 동안 배부른 식사를 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던 오쏘 파스타에서의 크리스마스 만찬이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이브의 추억을 안겨줘서 행복했다. 덧붙여 오쏘 파스타 가격은 2인 기준 32,000원이었는데 계산할 때 카드 결제 외에 현금 결제는 불가능할 수도 있으니, 감안해서 가게를 찾아가기를 바란다. 우리가 갈 때까지 이 부분은 인스타그램에 따로 명시해 두지 않았던지라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전체적으로 파스타의 맛과 가격이 꽤 괜찮고, 양도 많은 편이라서 한 번쯤 방문해 볼 만한 가치가 존재했던 혜화 대학로 낙산공원 밥집 오쏘파스타였다. 건강하게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이탈리아 가정식 파스타를 맛보고 싶다면, 잊지 말고 예약 후 방문하도록 하자.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도 한 잔씩 2,500원에 판매하고 있었으니 같이 즐겨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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