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석굴암에서 숲길 산책 본존불 관람 감로수와 아이스크림으로 갈증 해소

이날 경주여행의 마지막 여정은 석굴암으로 정해졌다. 그리하여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난 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건, 불국대종각이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통일대종이 존재함에 따라 1,000원을 지불하면 타종체험을 경험하는 일도 가능했는데, 석굴암으로 향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기에 따로 올라가 보진 않았다.

 

이와 함께 경주시임을 알리는 귀여운 그림 또한 주차장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어 반가웠다. 금관을 내세운 그림과 금관을 착용한 캐릭터의 모습이 눈에 쏙 들어왔다. 

 

참고로 석굴암의 정식 명칭은 석굴암 석굴이며,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본래 이름은 석불사라고 한다. 토함산 중턱에 백색의 화강암을 사용하여 인위적으로 석굴을 만든 뒤, 내부에 본존불인 석가여래불상을 중심으로 주위 벽면에 총 40구의 불상을 조각했으나 현재 남아 있는 건 38구 뿐이란다. 

 

 

특히, 주실 안에 모시고 있는 본존불의 모습이 석굴 전체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석굴암 석굴은 국보 제24호로 지정되어 관리 중이며, 1995년 12월에 불국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공동 등록되었다고 해서 이 점이 눈여겨 볼만 했다. 

 

2020.06. 석굴암

석굴암의 입장료는 성인 기준 6천원으로 불국사와 같은 가격을 자랑했다. 주차비는 2천원. 여기에 더해 석굴암은 위의 사진 속 입구를 따라 숲길을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 기억에 남았다. 소요 시간은 10~15분 정도였는데, 푸르른 나무들로 인하여 따사로운 햇빛을 피해 그늘진 공간을 거닐 수 있어 그 점이 참 만족스러웠다. 

 

석굴암 외관

숲길을 지나 마주하게 된 석굴암의 외관은 위와 같았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인공 석굴의 모양새와 더불어 석굴암 입구의 전각이 멀리서도 한 눈에 바라다 보여 탄성을 내뱉게 되었다. 이를 위해서는 돌계단을 올라야 했는데, 목적지까지 그리 오래 걸리는 편이 아니라서 괜찮았다.

 

 

다만, 내부촬영이 금지되는 관계로 석굴암 본존불의 모습은 눈에 담는 것으로 만족했다. 유리막으로 가려진 상태인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잠시나마 평온함을 접하게 해줘서 흡족함을 자아냈다. 

 

계단을 오르는 동안 석굴암을 수리할 때 교체된 구부재들과 기타 주변 석물들로 신라인들의 손길이 스며있는 귀중한 유물들, 일명 석굴암 석물을 만나볼 수 있어 눈길이 절로 갔다. 곳곳에 자리잡은 연등 장식과 함께.

 

석굴암 석굴에 자리잡은 본존불을 마주하고 나와선 곧바로 내려가지 않고, 태양을 피하여 그늘진 벤치에 잠시 앉아 휴식을 취했다. 2020년 6월도 무척이나 더웠는데, 2년이 흐른 2022년의 6월 현재도 만만치 않음을 느끼는 중이라 동병상련의 느낌을 경험하는 중이다.  

 

덧붙여 석굴암으로 가는 길에 석굴암 석굴도도 만나볼 수 있으니, 이 또한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연등장식 가까이에 감로수가 마련되어 있어 시원하게 목을 축이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그 와중에 감로수라고 쓰여진 안내판 오른쪽으로 "동전을 넣지 마세요."라는 문구를 발견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동전을 넣고 소원을 비는 이들이 적지 않았나 보다.  

 

2년 전에 마신 거라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물맛이 꽤 괜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날이 더워서 갈증이 났기에 더더욱 꿀맛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와 함께 감로수물을 사용한 자판기를 석굴암에서 맞닥뜨리게 되었으므로, 신기한 마음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되었음을 밝힌다. 자판기에선 커피를 포함하여 율무차, 코코아 등을 빼먹는 일이 가능했으나 따뜻한 온도를 유지한 음료가 대부분이었어서  딱히 손이 가진 않았다. 

 

 

나중에 언젠가 시원한 바람이 불 때 경주 석굴암에 재방문하게 된다면, 그때는 한 번쯤 맛보고 싶긴 하다. 

 

대신에 더위를 식혀 줄 아이스크림을 구매해서 먹었다. 이때 카드결제는 불가능하고 오직 현금결제만 가능했다. 내가 고른 제품은 바 형식으로 이루어진 델몬트 샤인머스켓 청포도 아이스크림이었는데, 상큼하고도 시원한 맛이 입에 잘 맞았다. 

 

그렇게 불국사와 석굴암으로 경주여행의 뜻깊은 마무리를 만끽하게 돼 뿌듯했던 시간이었다. 경주에서 다양한 문화유적과 함께 즐긴 역사여행의 묘미가 기대 이상이라 즐거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