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여고추리반 :: 새라여고 전학생 5인방의 통쾌한 사건 해결일지

2021년 1월 29일, CJ ENM 계열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티빙을 통해 공개된 첫번째 오리지널 프로그램 <여고추리반>은 대한민국 추리 예능의 한 획을 그으며 방영을 시작하자마자 이목을 집중시켰다. 총 16부작으로 제작된 방송은 예상치 못한 5인 5색의 조합으로 색다른 재미와 짜릿한 스릴을 선사하며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2021년 7월 21일부터 2주 동안 수요일, 목요일 오후 10시 30분에 채널 tvN에서 4회차로 재편집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게 돼 이에 따른 관심도 대단했다. 특히 <여고추리반> 이전에 <대탈출>, <더 지니어스>로 다채로운 장르 예능을 선보임에 따라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정종연 PD의 작품으로써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는 평이 대다수라 고개가 끄덕여졌다. 

 

티빙 오리지널 웹예능으로 흥행에 성공한 <여고추리반>은 전국의 엘리트들만 입학이 가능한 새라여자고등학교의 전학생이 되어 모습을 드러낸 다섯 명이 추리반에 입부하며 펼쳐지는 에피소드를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한날 한시에 5명이 같은 반에 전학 온 인연으로 말미암아 어색한 분위기가 풍겼던 것도 잠시, 재빠르게 현실에 적응하며 그들만의 뚜렷한 개성을 확인하게 해줘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본격적으로 여고추리반이 5명이 마주하는 사건사고 속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새라여고의 비밀을 맞닥뜨리게 돼 충격을 금할 길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압도적인 스케일과 상상을 초월한 세계관이 추리반의 활약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 어드벤처 안에 자리잡음으로써 단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고야 말았다. 

 

화면을 바라보는 내내 한없이 빠져들게 됐던 <여고추리반>의 출연진으로는 방송인 박지윤, 코미디언 장도연, 연반인 재재, 가수 비비와 최예나가 이름을 올렸다. 솔직히 전혀 생각지 못한 캐스팅이라서 호기심과 신선함을 동시에 안겨주었던 게 사실인데, 각기 다른 분야에서 명성이 자자한 이들의 조합으로 회차가 거듭될수록 돈독함을 과시하는 모습이 포착돼 방송을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박지윤은 JTBC 예능 <크라임씬>에서와는 또다른 면모가 도드라짐으로써 놀라움을 전했다. 추리반의 리더이자 협상의 귀재로 눈부신 추리력과 논리정연한 말솜씨를 뽐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섯 멤버 중 가장 연장자다운, 연륜 넘치는 개그와 센스를 겸비한 모습을 보여 눈길이 절로 갔다. 그리고 역시나 <여고추리반>에서도 추리 퀸의 실력을 가감없이 드러내 흡족함을 접하게 해주었다. 

 

재재는 추리반의 브레인으로 탄성을 불러 일으켰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것을 토대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서를 발견하며 문제의 답을 찾아내는 응용력이 좋았고, 훌륭한 영어 발음을 보유했음을 일깨워줘 부러움을 안겼다. 지리, 수학을 포함하여 분야에 상관없이 머리를 써서 도출해내는 해결책도 최고였다. 다양한 덕질의 경험을 바탕으로 알아차린 애너그램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가끔씩 덕질의 영향과 기상천외한 상상력 덕택에 삼천포로 빠지는 없지 않았지만 그래서 재밌었다. 탁월한 기억력으로 메모리스트라는 별명을 갖추게 된 점도 눈여겨 볼만 했다. 

 

장도연은 <여고추리반>이 추리 "예능"임을 잊지 않게 해주는 웃음 보따리이자 활력소로 예능감을 톡톡히 발휘함에 따라 긴장감을 해소시켜주는 역할에 제격이었다. 보건실 조사를 위하여 바닥에 몸을 내던지며 즉흥적으로 아픈 연기를 실감나게 해내서 웃음과 감탄이 동시에 터져 나올 때가 있었고, 긴 다리를 활용해 사건에 도움을 주는 장면도 감명깊었다. 덧붙여, 키가 제일 커서 모두가 도연만을 바라보게 되는 순간도 상당하여 행동하는 캐릭터로의 감정 이입을 도왔다. 

 

 

아이돌 그룹 아이즈원 출신의 최예나는 추리반의 막내로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겁 많은 오리로의 입지를 탄탄하게 굳혔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마냥 귀엽던데 실제로 함께 출연하는 언니들 눈에는 얼마나 귀여울지, 방송만 봐도 쉽사리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새라여고에서 학교생활을 해 나가는 동안 간식을 달고 살아서 마이쮸리반 멤버와 다름 없었던 예나는 머리 쓸 일이 많아 당이 부족할 때 친구들에게 마이쮸를 건네며 달콤한 충전을 선물해서 볼 때마다 미소를 짓지 않기가 힘들었다. 촬영날이 밸런타인데이라고 마시멜로를 이용해 난생 처음 초콜릿까지 만들어 온 정성 또한 감동을 자아냈다.  

 

예나 역시도 도연과 크게 다르지 않은 추리반의 행동파 멤버로, 직접 움직이며 결정적인 단서를 손에 쥐는 모습이 감격스러운 찰나를 맞이하게 했다. 그렇게 매점에서 간식 사 먹을 때랑 사건에 필요한 단서를 획득했을 때 가장 짜릿한 희열을 느끼던 예나였다. 

 

하지만 <여고추리반>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만나보게 해준 주인공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비비(BIBI, 김형서)다. 5명의 출연자 중에서 가장 낯설었던 인물이라 예능에서의 만남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는데, 기대 이상의 능력으로 단번에 몰입감을 극대화시켜서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비는 추리반에서 두뇌파와 행동파의 장점을 고루 갖춰서 보는 내내 눈이 번쩍 뜨였다. 스스럼없이 다가오며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상대를 향해서도 의심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고,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생각하고 움직이며 해답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순간들이 멋졌다. 

 

풀어야 할 단서를 앞두고 난관에 부딪쳐 추리반 친구들과 다같이 고민하던 와중에 재재가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성공하자 경이로운 눈빛을 반짝이며 칭찬하는 일에도 거침이 없었다. 솔직하고 주관 있는 태도로 겁없이 목표로 달려드는 돌진력마저 마음에 쏙 들었다. 엉뚱발랄함으로 다져진 입담도 환상적이었다. 

 

더불어 드라마 <괴물> OST로 감상할 수 있었던 'TIMELESS' 속 비비의 매력적인 음색도 귀에 콕 박혔음을 언급하고 넘어간다. <여고추리반>을 통하여 비비의 진면목을 발견하게 된 것만 같아 기분이 좋다. 

 

새라여고를 중심으로 주변 곳곳에 마련된 세트장 또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함으로 인해 확인할 수 있었던 풍성한 볼거리 또한 장점 중의 하나였다. 지그중에서도 방송 막바지에 다다라선, 감탄사를 내뱉게 만드는 장치의 향연이 계속돼 만족스러웠다.

 

그리하여, 추리반 멤버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직면한 이들의 선택은 더할 나위 없었다. 의외의 NPC가 모습을 보인 점도 나쁘지 않았다. 새라여고 선생님 중에서는 추리반 멤버들이 합류한 2학년 2반의 담임과 문학을 담당한 민정음 역의 김두영, 지리 수업과 추리반을 맡은 김정호 역의 문상호가 눈에 띄었다. 새라여고 재학생으로는 1학년 1반 노다희 역의 김주연(일주어터), 사건의 정점에 섰던 고인혜 역의 이승연, 나애리 역의 이가영의 열연이 인상깊었다. 이외에 <대탈출> 멤버인 김동현의 등장도 재밌었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점차 쌓여가는 친분으로 인하여 추리반 5명의 케미가 아름답게 어우러졌던 티빙 오리지널 웹예능 <여고추리반>이었다. 롤플레잉에 따른 역할 분담이 적재적소에 이루어져서 스토리텔링의 흐름을 따라갈수록 전해져 오는 몰입감도 어마어마했다. 엔딩으로 향할수록 격렬함이 더해지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교복이 아닌 체육복을 착용하게끔 자연스러운 서사를 이어나간 점도 매끄러웠다. 

 

 

멤버들 중에서는 겁쟁이 지윤과 예나의 쫄보 케비가 단연 돋보였다. 여기에 더해 도연과 비비가 합심하며 완성된 도비즈의 히어로 케미, 재재와 예나의 자매 케미도 완벽했다. 한 마디로, 다섯 명이 누구와 함께 있든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아 편안한 시청이 가능했음을 밝힌다. 새라여고 2학년 전학생 신분으로 추리반에 입부하는 친구 설정이었으나 실제로 나이차가 많이 나서 공손한 태도를 보였던 방송 초반이 추억으로 남게 됐으니, 이거야말로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어른들의 추악한 욕망에 희생 당한 아이들을 구해내고자 때때로 엄습해 오는 공포감을 떨쳐내고 위험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으며 죽음도 불사한 추리반의 모험담에 깊이 스며들 수 있어 행복했다. 조화로운 매력을 지닌 추리반 5인방 덕분에 마음에 쏙 드는 추리 예능을 볼 수 있어 즐거웠다. 

 

게다가 <여고추리반> 시즌2 제작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기쁜 마음으로 그날이 오기를 기다려 본다. 확실히 시즌1로만 마무리하기에는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기에 안심이 됐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는 새로운 곳에서 의기투합하며 끈끈함을 보여줄 박지윤, 장도연, 재재, 비비, 예나의 모습을 기대한다. 

 

마지막회 엔딩 크레딧에선 시즌1로 인해 자신감이 붙어버린 비비의 제안도 솔깃하게 다가왔다. 어떤 이야기로 진행될 지는 제작진들 마음이겠지만 말이다. 

 

새라여고 전학생 5인방의 통쾌한 사건 해결일지가 가슴을 뛰게 만들었던 미스터리 어드벤처 <여고추리반>이었다. 지금까지 봐 온 추리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도 쫄깃한 스토리 구성과 독보적인 퀄리티를 보장하는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깊은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작품을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여고추리반> 전회차 감상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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