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정교 :: 화창한 날 놀러가기 좋은 곳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 촬영지의 멋스러움

2020.06. 경주 월정교

월정교는 통일신라시대 때 남천에 세운 다리로, 경주에서 화창한 날 놀러가기 좋은 곳으로 손꼽힐 만 했다. [삼국사기]에 따르자면 통일신라 경덕왕 19년(760)과 관련된 내용 중 "궁궐 남쪽 문천 위에 월정교, 춘양교 두 다리를 놓았다"라는 기록이 있는데, 여기서 문천은 남천의 옛 이름을 지칭한다. 현장에는 실제로 배 모양의 교각만 전해질 뿐이었으나 오랜 고증을 통하여 누교를 복원해 지금과 같은 모습의 월정교를 만나보는 일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경주의 월성과 남산을 잇는 다리로도 알려져 있는 월정교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동안, 다리 아래로 유유히 흘러가던 남천과 그 위에 놓은 징검다리의 모습이 조화를 이루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리하여 남천에 설치된 징검다리를 지나 월정교로 다가가는 사이에 마주하게 된 풍경도 장관이었다.  

 

이와 함께 월정교 19m 하류에는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얽힌 유교(느릅나무로 만든 다리)의 흔적이 보존되어 있으며, 통일신라의 문화적 아름다움을 일깨워주는 건축물로도 남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이 경주 월정교의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그 당시 교량의 축조기술을 포함해 교통로, 의장 등 신라왕경을 연구하는데도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는 중이라고 해서 눈여겨 볼만 했다. 

 

참고로, 월정교는 2018년 4월에 복원이 완료되었다.

 

천천히 곳곳을 살피며 목적지에 다다르자 월정교 양쪽에 마련된 문루와 그 사이에 위치한 지붕덮인 다리인 누교 외관의 멋스러움이 감탄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문루가 완벽한 좌우대칭을 이루며 다리 곁을 지키고 있는 모습에서 쉽사리 눈을 뗄 수가 없어 한참을 바라보게 됐다. 

 

월정교 북쪽 문루

입구에 자리잡은 두 마리의 해태도 눈에 쏙 들어왔다. 참고로, 우리는 월정교 북쪽 문루를 통해 입장했는데 이곳의 현판은 최치원의 글씨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사진은 없으나 반대편에 위치한 월정교 남쪽 문루의 현판은 김생의 글씨로 구성됨에 따라 색다른 차이점을 맞닥뜨리게 해줘 흥미로웠다. 이로 인해 최치원의 반듯한 글씨체와 김생의 개성 넘치는 글씨체로 쓰여진 현판이 보는 재미를 더했던 월정교 문루였다. 

 

 

덧붙여, 경주 월정교는 상시개방으로 운영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단, 2층의 문루 홍보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만 둘러볼 수 있으니 시간대를 확인하고 방문하면 좋겠다. 월정교의 입장료는 무료이나 자전거 출입금지, 음식물 반입금지, 애완동물 출입금지, 흡연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으니 주의사항을 철저히 준수해서 구경하는 일은 필수다. 

 

월정교 내부는 붉은 기둥과 푸른 단청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인파로 북적이지 않아 고즈넉함이 더해지는 찰나가 황홀함을 자아냈다. 덕분에 드넓게 펼쳐진 광경을 따라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때가 상당했다. 

 

월정교 2층 문루 홍보관 

월정교 문루의 계단을 따라 2층을 오르면 만나보는 것이 가능한 문루 홍보관에는 월정교의 역사 및 복원과 관련된 내용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월정교의 목구조물 부분결구 모형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2층 문루 홍보관을 한 바퀴 돌가 다시 1층으로 내려와선 본격적으로 월정교를 거닐었다. 경주 여행을 통해 돌아볼 예정이었던 관광명소 중에서도 월정교는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 촬영지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앞섰던 곳인데, 기대 이상의 운치를 전해줘서 만족스러웠다. 

 

 

경주에는 야경 여행지로 명성이 자자한 장소가 많은데, 월정교 또한 여기에 포함되어 있으니 밤에 찾아와 조명 가득한 분위기를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나 역시도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 속 경주 월정교의 야경에 반했더랬다. 그치만 야경이 워낙 유명한 탓에 자연광으로 가득한 한낮의 월정교가 궁금했던 것도 사실이라 이 순간을 맞닥뜨리게 돼 기뻤다.  

 

그렇게 총 66m의 길이를 보유한 월정교를 느긋하게 둘러보며 통일신라시대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푹 빠질 수 있어 뜻깊었다.  

 

다리 위를 걷다 고개를 돌리면 바라다 보이는 남천과 주변을 둘러싼 경주의 싱그러운 봄 풍경이 어여뻤다. 맑은 하늘을 수놓은 구름떼와 푸르른 산과 나무가 우거진 경치가 예술이었음은 물론이다. 날씨가 환상적이었어서 오래도록 머리 속에 남을 것이라고 확신했던 경주 여행의 기억은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지금까지도 짙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경주 월경교에서 보낸 멋진 시간을 떠올리며, 힘을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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