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경주역사유적지구의 첨성대를 중심으로 계림, 경주향교까지 도보여행

2020.06 경주여행 

2020년 6월 봄에 즐긴 경주여행코스 중 대릉원에서 첨성대까지는 도보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만족스러움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첨성대로 향하기 전, 입구에 설치되어 있던 비석에 세계유산 경주역사유적지구임을 새겨져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음은 물론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 도시로 유명한 경주 곳곳에서는 다양한 역사적 문화 유산을 만나보는 것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경주 역사 유적 지구는 다섯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적지와 문화재가 가장 넓은 면적에 분포됨에 따라 불교문화의 보고로 일컬어지는 남산 지구, 왕조의 궁궐 터가 존재하는 월성 지구, 신라의 왕들이 잠든 고분군이 자리잡은 대릉원 지구, 신라 불교의 면모를 살펴보도록 돕는 황룡사 터와 분황사 터가 위치한 황룡사 지구, 천년 고도를 지켜나가는데 있어 기여도가 남다른 산성 지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중에서도 이날의 우리는 대릉원지구(대릉원, 천마총)에서 첫걸음을 시작하여 월성지구(첨성대, 계림, 경주향교)를 살펴보고자 발걸음을 향했다. 

 

비단벌레 전기자동차

입구에서 안쪽으로 발을 들임으로써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었던 건 비단벌레차 매표소였다. 비단벌레 전기자동차 운행시간에 맞춰 티켓을 구매하면 근처의 경주 유적지를 좀 더 편하게 마주하는 것이 가능한데, 우리는 우리끼리 찬찬히 둘러보며 산책(운동) 겸 역사 여행을 즐기려 걷기를 선택했다.

 

비단벌레차는 아이들과 함께 탑승하여 가족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겠다 싶었다. 해설사의 상세한 설명이 더해질 테니 이 또한 좋을 테고 말이다. 그리고 날씨가 한창 더운 여름의 경주여행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졌다. 

 

여기는 첨성대 쪽으로 가다가 눈에 보여서 셔터를 눌러 카메라에 담은 사진인데, 커다란 고분 5개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처음에는 오릉이겠거니 했는데, 검색을 통하여 경주 오릉은 첨성대와 조금 떨어진 거리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마주하며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돼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일단은 첨성대 근처에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 기념으로 그날의 사진을 이렇게나마 남겨 본다. 

 

맑은 날씨에 만난 첨성대

그리고 잠시 후, 드디어 첨성대에 도착했다. 경주의 관광명소 중에서도 첫번째로 떠오르는 역사 유적이었던 만큼, 한 걸음씩 가까워질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완벽하게 맑은 날씨와 어우러지는 첨성대의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역시나 꽤 이른 시간이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대릉원에 이어 이곳 역시도 인파로 북적거리지 않아서 먼저 온 여행객들의 포토 타임을 바라보며 잠시 기다렸다가 첨성대를 배경삼아 기념사진을 마음껏 촬영했다. 덧붙여, 자연광이 쏟아져 내리는 포토존의 위엄은 역시나 대단했다고 한다. 

 

첨성대 근접샷

첨성대는 삼국시대 신라 시기에 축조된 건축물로 천문관측소(천문관측시설)의 성격을 띄며, 1962년 12월 20일에 국보 제31호로 지정되었다. 높이는 약 9.5m를 자랑하며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로도 알려져 있다. 받침대 위에 27단의 원통형으로 화강석을 차곡차곡 쌓아올렸고, 석단의 제일 윗부분은 우물정자 형으로 이루어져 정상부에서 천문을 확인하게끔 제작되었다. 

 

 

고대 사회에 있어 하늘의 움직임을 살피는 천문 관측은 국가의 길흉을 점치는 것과 다름 없었기에 커다란 관심사였단다.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상당해서 꽤 오래도록 바라보며 첨성대와의 한때를 만끽했다. 첨성대 주변을 따라 찬찬히 한 바퀴를 돌며 뒷부분까지 만나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첨성대 뒤쪽은 앞부분과 다르게 돌로 막혀 있다. 

 

이와 함께 첨성대는 경주 여행 야경 명소 중의 한 곳으로도 명성이 자자하니, 해가 저물고 난 뒤 밤 시간대에 와서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한여름에는 아무래도 낮보단 태양을 피해서 밤에 야경 투어 삼매경에 빠지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경을 보기 위해 다시 여길 찾진 않았지만 그래도, 화창한 하늘 아래서 첨성대의 진면목을 생생하게 맞닥뜨릴 수 있어 행복했다. 그러다 문득 첨성대에서 바라보는 하늘의 풍경이 궁금해졌다.  

 

계림

다음으로 찾아간 경주 계림은 첨성대와 월성 사이에 있는 사적 제19호로, 경주 김씨의 시조 알지가 태어났다는 전설이 존재하는 유서 깊은 곳이다. 신라 탈해왕 때 호공이 닭이 우는 소리를 들었던 숲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봤더니 반짝이는 금궤가 나뭇가지게 결려 있었다고 한다. 사실을 아뢰자 임금이 몸소 숲에 가서 금궤를 내린 뒤에 뚜껑을 열자 궤 안에서 사내아이가 나왔다 하여 성을 김, 이름을 알지라 칭했다고. 이와 더불어 본래 시림, 구림이라 칭하던 숲은 계림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여기서는 조선 순조 3년에 세워진 경내의 비도 만나볼 수 있는데, 여기에는 김알지 탄생에 관한 기록이 새겨져 있다. 그치만 나는 다른 것보다도 울창하고도 푸르른 나무로 인해 조성된 아늑한 숲길을 걷는 일이 가능해 이 점이 좋았다. 덕분에 사진 찍기보단 산책에 중점을 둬서 걸었던 순간이었다. 

 

경주향교

경주향교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91호다. 유학자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냄과 동시에 지방민의 유학교육과 교화를 위해 나라에서 지은 국가교육기관이다. 교생의 정원은 90인이었고, 경서와 시문을 위주로 가르치는 곳이었단다.

 

그리하여 안내문에 쓰여진 설명을 훑어보고, 고풍스러운 한옥으로 이루어진 입구로 걸음을 내디뎠다.  

 

차근차근 한 군데씩 걸으며 만나다 보니까 경주향교 일부분이 공사중인 상황도 눈에 들어왔다.  

 

오래된 한옥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곁에 자리한 나무의 싱그러움, 하늘의 찬란함이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선사한 찰나도 없지 않았다. 

 

경주향교 대성전

신삼문 안쪽으로는 대성전이 위치한 게 포착됐는데, 출입은 불가능했다. 공자를 비롯한 성현들의 위패를 모셔 제사를 올리는 건물이 바로 경주향교 대성전이며, 보물 제1727호로 지정되었다. 위패 정리령에 따라서 25현의 위패가 이곳에 모셔져 있다고 한다. 

 

도보여행으로 움직였던 경주 첨성대, 계림, 경주향교는 모두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다. 경주 역사문화탐방 스탬프 투어 종이가 있길래 대릉원, 첨성대, 경주향교까지 도장을 찍게 돼 흡족했던 경주 여행 코스였다.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서 철두처미하게 이동한 건 아니지만 그래서 더 여유로움이 넘쳤던 찰나였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경주역사유적지구의 첨성대를 중심으로 계림, 경주향교까지 걷고 난 뒤에는 곧바로 다음 여정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여기까지는 단지, 시작에 불과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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