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입문 코스로 괜찮은 서울 안산 자락길에서 능안정, 봉수대 정상, 무악정까지 둘러보기

2021년 3월, 첫 등산을 위하여 발걸음을 내딛게 된 곳은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안산 자락길이었다. 안산은 특히 등산 입문 코스로 제격이라 초보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산 중의 하나라고 해서 안심하며 목적지로 향했다. 안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안산 자락길을 이용하면 되는데, 누구나 산림욕을 즐기며 산책할 수 있도록 조성된 경사가 완만한 숲길이라고 해서 다행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휠체어 및 유모차 또한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무장애 숲길 구간이라는 점도.

 

 

안산 자락길을 통해 봉수대 정상을 오르고자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에서 내려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출구로 나오자마자 보이는 표지판부터 시작해서 안산 자락길 곳곳에 위치와 관련된 약도 및 방향을 표시한 안내판이 설치돼 길을 잃을 염려는 없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이진아기념도서관

안산 자락길은 다양한 경로로 이동이 가능한데, 나는 독립문역 4번 출구로 나와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이진아기념도서관을 지나가는 코스를 선택했다. 이날도 역시나 오전 시간대에 출발을 해서 적당히 간격을 두고 움직이는 일이 가능해서 만족스러웠다. 

 

안산 자락길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입구를 만났고, 반가운 마음에 기념촬영을 한 뒤 한 발자국씩 앞으로 걸어나갔다. 이날도 역시나 3월 초입이었던 관계로, 초록잎들이 이제 막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 눈에 쏙 들어왔다. 

 

샛노란 산수유꽃이 나뭇가지에서 피어나는 장면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어 즐거웠다. 바람이 적절하게 불어와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동안 흘러내리는 땀을 말려주니 금상첨화였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길이 험하지 않아서 여유를 부리며 천천히 걷고 또 걸었다. 그리하여, 나름대로 한적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양옆의 나무들이 뿜어내는 아우라도 눈여겨 볼만 했다. 

 

화살표를 따라서 안산 자락길을 걸으며 상쾌한 하루를 경험했던 날이었다. 이때까지는 아직 등산 전이라서 몸과 마음이 가볍고 편안했던 게 사실이다. 

 

데크길 

그리고, 안산 자락길은 위의 사진과 같이 대부분의 산책로가 데크길로 이루어져서 꽤 오랫동안 편한 걸음을 지속할 수 있어 좋았다. 중간 중간에 앉아 쉬는 것이 가능한 쉼터와 화장실이 구비된 점도 흡족함을 더했다. 참고로 안산은 말의 안장을 닮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며, 무악산 및 길마재로 불리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게다가 연희동, 무악동, 홍은동, 홍제동, 무악동 등에 걸쳐 있음으로 인해 진입로와 출입로가 많기에 접근성이 탁월한 것 또한 안산 자락길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리하여 경기도 안산시만 알고 있던 나에게 서울의 안산은 예상을 뛰어넘는 볼거리와 안산 자락길의 강점을 일깨워준 명소라도 다름 없었다. 

 

안산에서 바라 본 서울

여기는 전망대로, 안산에서 바라 본 서울의 풍경을 만나게 돼 멋스러웠다. 덕분에 서울의 수려한 경관을 한눈에 조명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설명과 더불어 북한산, 인왕산, 서대문독립공원, 북악산 등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능안정 

다음으로 마주하게 된 장소는 능안정이었다. 앞으로 남은 길을 가늠하며 잠시나마 숨을 고르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으로 손색이 없었다.  

 

그 후에 길을 걷다가 드디어 안산 정상인 봉수대를 위해 남겨진 바위길을 바라보며 굳은 의지를 다졌다. 바위를 올라야 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무난한 코스인데, 진짜배기 등산은 이제부터라고 봐도 무방했기에 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힘차게 나아갔다. 

 

처음에는 바위길도 완만하게 느껴져 괜찮았다. 아니, 그런데 여긴 좀......이미지로 보여지는 것과 실전은 엄연히 다르다는 점에서 발걸음을 쉽게 떼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꼭대기 바위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등산객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감탄하는 와중에도 물러설 수는 없겠다 싶어 심호흡을 내뱉고 다시 전진 또 전진했다. 

 

어릴 땐 패기 넘치게 도전할 줄 아는 용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와 달라서 겁부터 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러나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과감하게 다시금 한 발을 내딛기에 이르렀다. 

 

덕분에 바위길 오르기 성공! 여전히 가야 할 길은 한참 남아 있었지만 그래도 물러서지 않기로 했다. 너무 오래간만의 등산이라서 힘겹긴 해도 못 오를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게 서서히 나아가는 동안 바위길 오른쪽에 설치된 펜스와 밧줄이 포착돼 거기서부턴 밧줄에 의지하며 안전하게 발걸음을 움직였다. 이에 앞서 암벽으로 둘러싸인 안산 속 푸르름을 맞닥뜨렸던 순간은 머리 속에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았다. 

 

여태껏 내가 오른 길을 돌아보며 경험하게 되는 짜릿함도 기대 이상이었다. 높은 곳에 올랐다고 여겼으나 더 높은 곳에서 나를 기다리는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니 꼭 만나보고 싶어졌다. 

 

우수조망명소 

안산의 정상인 봉수대에 가기 전, 우수조망명소도 빼놓지 않고 들러 숨을 골랐다. 이와 함께 눈 앞의 인왕산도 꼭 오르리라고 다짐했다. 안산 자락길과 인왕산은 무악재 하늘다리를 통하여 연결된 만큼, 연계 산행도 가능하지만 올해의 첫 등산에 도전한 상황이라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조망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던 하루였다. 

 

우수조망명소에서 나와 바위길을 올라서 안산의 봉수대 정상을 눈 앞에 마주하게 되니 감격스러움이 밀려 들어왔다. 다만 이곳까지 도달하는데 바위길 말고 계단길이 존재한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려서 조금 험난한 여정을 거쳤음을 밝힌다. 미리 눈치 챘으면 계단으로 왔을텐데, 초행길이라 앞사람 따라갔더니 예정에도 없는 모험담이 탄생되어 버리고야 말았다. 

 

허나 덕분에 등산하는 기분이 제대로 나서 흡족했다. 그래도 조금 힘이 덜 드는 등산 코스를 원한다면, 바위길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계단길을 찾으면 만사 오케이.  

 

이로 인하여 마침내 안산 봉수대 정상에 발을 디뎠다. 이곳의 명칭은 무악산 동봉수대 터로,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13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덧붙여 무악산에 있는 동, 서 두 개의 봉수대 중에서 동봉수대가 있던 자리라고. 봉수제는 불이나 연기를 피워 긴급한 변방의 사정을 중앙과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알리는 통신 체계로써 높은 산봉우리에 봉수대를 설치해 불을 피운 뒤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빛으로 알아볼 수 있게 만든 것이 특징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오는 봉수가 남산으로 집결함에 따라 남산에는 제1봉수대부터 제5봉수대까지 총 다섯 공의 봉수대가 있었고, 이중 제3봉수대가 평안도 강계->황해도->경기도->서울 무악 동봉수로 이어지며 봉수를 받는 곳이었단다. 결론적으로, 무악산 동봉수대는 남산의 제3봉수대에서 최종 보고되기 바로 전 단계의 봉수대라고 해서 흥미로웠다.

 

현재의 동봉수대는 1994년에 서울 정도 6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특별시에서 복원한 거라고 하니 관심있게 살펴보기를 바란다. 

 

이곳에서 마주하는 것이 가능한 경치는 앞선 두곳의 전망대보다 조금 더 쾌적한 시야를 자랑하며 성취감을 확인하게 도왔다. 등산객이 몇 없어서 원하는 자리에서 서울의 광경을 보는 게 어렵지 않아 이 또한 만족감을 선사했다. 

 

그리고 봉수대 정상 아래로 조금 다른 경치를 조망하기에 괜찮아 보이는 벤치가 놓여 있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길로 따로 내려가 보진 않았다. 

 

나는 봉수대 정상 오른쪽 아래에 놓인 벤치에 앉아 그날의 뜻깊은 시간을 마음껏 누렸다. 올라 온 보람이 상당해서 운동의 묘미와 힐링의 산뜻함을 동시에 접할 수 있었던 것도 최고였다.

 

 

이래서 사람들이 취미생활로 등산을 하는구나 싶어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도 없지 않았다. 난이도가 높은 산을 오르기 위해선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을 알기에, 지금은 체력을 키우는 일이 먼저였다. 현재의 목표는 등산 초보자 코스를 하나씩 섭렵하는 것 뿐이다. 

 

안산 봉수대 정상을 떠나기 전, 남산타워를 중심으로 촬영한 조망 사진을 남긴다. 파란 하늘을 볼 순 없었지만 그래도, 예정했던 일정을 무사히 완료했기에 신이 났다. 

 

동봉수대를 복원한 건축물 단독샷을 마지막으로 이제는 하산을 준비할 때가 되어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안산을 직접 겪어 본 결과, 바위길만 좀 견디면 큰 어려움 없이 정상에 설 수 있는 장소라 등산 입문 코스로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니 초보 등산러라면 안산부터 정복해 나가면 어떨까 싶다. 

 

내려와서 어느 쪽으로 갈까 고민하다 위와 같은 모양의 바닥을 발견했는데, 이건 뭔지 모르겠다. 알 수 없지만 눈길이 가게 만들어서 한 컷 담아 본 모습.

 

무악정 
무악정 내부

산을 내려오면서 무악정에도 잠깐 들렀다. 계단을 올라서 만난 푸르른 전경이 예뻤다. 그 다음엔, 하산하는 방향을 따로 정해두지 않아서 발길 향하는 대로 걷다가 결국에는 처음에 출발했던 독립문역 방향으로 되돌아왔다. 

 

다시 보게 된 안산 자락길의 데크길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바위길을 무사히 오가고 나서야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던 데크길의 소중함이었다. 그치만 바위길도 스릴 넘쳐서 재밌었다. 

 

안산 자락길을 오르기 전에 해충 기피제 자동 분사기를 사용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되겠다. 4월부터 11월까지 운영된다고 하니, 지금은 이용이 가능할 것이다. 

 

진짜 마지막으로, 서대문구보건소가 알려준 걷기 전후 스트레칭을 따라하며 몸을 풀었다. 이로써 등산 입문 코스로 괜찮은 서울 안산 자락길에서 능안정, 봉수대 정상, 무악정 둘러보기 성공! 

 

등산에 대한 자신감이 아주 조금 붙게 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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