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바로 너 시즌3 :: 독특한 포맷이 빛을 발했던 추리예능의 매력

독특한 포맷으로 보는 내내 기대 이상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었던 추리 예능 범바너가 시즌3로 종영했다. <범인은 바로 너> 시즌3는 '잠재적 범죄자 리스트'를 부제로 내세운 것이 특징이었다. 이로 인하여 허당 탐정단이 프로젝트D에 감춰져 있던 또다른 비밀을 파헤쳐 나가면서 새로운 조직으로 모습을 드러낸 활빈당과의 대립을 통해 진실을 밝혀내는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었다.

 

 

특히 서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지금껏 허당 탐정단으로 꾸준히 활약해 온 유재석, 박민영, 김세정, 세훈, 김종민과 함께 시즌2로 새롭게 합류한 이승기, 시즌2 초반에 모습을 감추었다가 재등장한 이광수까지 7명의 멤버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가능했다. 

 

그 와중에 사건의 수임료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관계로 낡은 탐정사무소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일곱 사람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더했다. 반면에 승기와 광수가 허당 탐정단의 멤버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장면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참고로 <범인은 바로 너> 시즌3는 총 8회로 구성되었다. 1화 '셰어하우스 반찬 루팡', 2화 '다시 모인 탐정단: 두 개의 사건', 3화 '사라진 시체', 4화 '남욱군과 선녀', 5화 '인질 : The Live', 6화 '나는 방금 죽었습니다', 7화 '귀신의 의뢰: 탐정 사칭 사건', 8화 '운명의 저울' 속에서 사건 해결을 위한 멤버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그중에서도 악플러를 향해 일침을 가한 2화(다시 모인 탐정단: 두 개의 사건), 파이널 시즌의 대미를 장식하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던 8화(운명의 저울)의 내용이 가장 인상깊은 에피소드로 남았다.

 

이와 함께 시즌3에서는 세정의 추리력이 가장 도드라졌고, 세훈 또한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했으며, 민영은 사건 정리 요약의 달인으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뽐냈음은 물론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7화(귀신의 의뢰: 탐정 사칭 사건)에서 민영이 허당 탐정단을 사칭하는 가짜 탐정단들에게 자신들이 찾아낸 단서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며 납득하기 쉽게 이해시키는 장면도 멋졌다. 

 

뿐만 아니라 시즌1, 2에 출연함에 따라 여태껏 쌓아 온 허당 탐정단 멤버들의 잠재력이 폭발했던 시간을 만나볼 수 있어 감명깊었다. 웃음과 더불어 탁월한 관찰력을 확인하게 해준 재석, 위기 상황에서 두뇌를 풀가동시켜 암호 풀기에 성공한 승기, 종민과 광수의 번뜩이는 추리 센스까지 모든 것이 사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이제는 허당 탐정단의 브레인으로 자리매김한 민영과 세정이 리더십을 발휘해 눈여겨 볼만 했던 3화(사라진 시체), 선녀를 찾기 위해 한 팀이 된 민세 자매의 의기투합이 도드라졌던 4화(남욱군과 선녀)도 역시나 시선을 사로잡았다. 6화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기에 앞서, 꽃다발을 들고 나타난 민영에게 우리 언니 어디 갔냐며 애교를 시전하던 세정이 귀여웠다. 그리고 세정의 말에 활짝 미소 지으며 좋아서 어쩔 줄 모르던 민영도 예뻤다.  

 

천재탐정단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가짜 탐정단들의 등장에도 이유가 없지 않아서 직접 시청하며 수긍이 가능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시즌은 최종화를 향해 나아가고자 1화부터 드라마적인 요소를 위하여 밑밥을 깔면서 스토리가 흘러가는 순간들이 여럿 눈에 띄어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생각지 못한 반전을 위한 복선을 곳곳에 숨겨둬서 그걸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덧붙여,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시즌3에서도 시즌1, 2와 마찬가지로 예상을 뛰어넘는 게스트들을 만나볼 수 있어 볼거리가 풍성했음을 밝힌다. 1화(셰어하우스 반찬 루팡)에선 세훈과 같은 엑소 멤버 수호와 임수향의 등장이 반가웠고, 정석용의 열연은 2화(다시 모인 탐정단: 두 개의 사건)에서 빛을 발했다. 

 

김혜윤은 4화(남욱군과 선녀)를 통하여 탐정단 멤버 승기, 세훈과 함께 단서를 추적해 암호를 찾는 과정에서 그 시간을 즐기며 답을 찾아내는 능력을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고, 박효주로 말미암아 5화(인질: The Live)의 여운이 깊게 남았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태항호의 동생 태항표로 나타난 태항호의 감칠맛 나는 캐릭터 소화력도 좋았다. 안보현 역시도 7화(귀신의 의뢰: 탐정 사칭하건)부터 8화까지 제 역할을 다해 주었다. 8화(운명의 저울)에 임수향과 김혜윤이 다시 출연하며 짜릿함을 선사한 점도 마음에 들었다. 

 

확실히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서 추리 예능 안에서도 드라마틱한 부분이 극대화되지 않았나 싶다. 

 

이게 끝이 아니다. <범인은 바로 너> 시즌3는 시즌2의 1화 <신들의 지옥 타르타로스>에서 던져 놓은 카산드라 떡밥을 완벽하게 회수해서 이 점이 마음에 들었다. 카산드라를 믿지 말라는 얘기가 민영을 향한 의구심을 생겨나게 했는데, 이에 따른 스토리의 흐름이 꽤 흥미로웠다.

 

믿고 보는 연기력을 바탕으로 추리력과 리더십까지 갖추고 있어서 매번 민영의 모습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던 범바너였다. 가끔씩 허술하고 엉성한 면모가 표출돼 웃음짓게 만드는 것까지 흡족함을 전해주었던 민영이었는데, 이제 더 이상 민영 탐정을 만나볼 수 없다고 해서 슬퍼졌다.   

 

 

민영은 범바너 출연 이후에 똑똑한 역할을 많이 하게 됐다고 밝혔는데, 제작진이 포장을 잘해준 영향이 컸다는 인터뷰 기사를 보고 웃음이 터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드라마에서 접하지 못했던 모습을 추리 예능으로 마주하는 일이 가능해 즐거웠다. 솔직한 입담과 뛰어난 두뇌 회전력을 자랑하는 세정과의 케미도 진짜 기가 막혔는데, 시즌3가 끝이라고 해서 아쉽고 또 아쉬운 마음 뿐이다.   

 

독특한 포맷으로 추리보단 웃음을 선택함과 동시에 드라마틱함을 놓치지 않았던 <범인은 바로 너>가 있어서 행복했다. 코로나 블루로 인해 무력감을 경험해야만 했던 찰나에 만나게 됨으로써 배를 부여잡고 웃을 수 있게 해준 프로그램이라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방송의 퀄리티와 멤버들의 추리력이 일취월장했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그리하여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는 말이 지켜지기를 바라며, 범바너가 전한 사회적 메시지 속 무게감을 마음에 새겨본다. 마지막으로, 굵직한 사건들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허당 탐정단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시즌4 제작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지만 스핀 오프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 두었으니, 일단은 기다려 보고 싶다. 최소한의 수임료를 위해 달리는 허당 탐정단들의 모습이 벌써부터 그리워져서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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