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의 스케치북 502회 :: 뮤지컬 제이미 주인공 조권, MJ, 렌의 합동무대를 보다

유스케라는 애칭으로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KBS2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20분에 방영된다. 나도 참 좋아하는 방송이라 예전에는 자주 시청했고, 코로나19 이전에는 방청신청한 게 당첨돼서 녹화 현장에 다녀온 적도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고자 유스케 역시 다른 방송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현재는 무관중 녹화가 진행 중인데, 이로 인해 MC 유희열과 출연자들의 토크 공간 내부 인테리어에 공을 들인 점이 눈에 들어와 흥미로웠다.



내가 가장 최근에 이 프로그램을 시청한 건, 2020년 7월 31일 금요일에 방영된 <유희열의 스케치북> 502회였다. 벌써 500회가 넘었다니, 새삼 감회가 새로우면서도 롱런하는 방송의 인기를 실감하게 돼 괜시리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오래간만에 마주한 방송은 여전히 음악으로 가득해서 마음이 즐거워졌고, 뮤지컬 <제이미>의 주인공인 제이미로 활약하고 있는 조권, MJ, 렌을 만나보는 게 가능해 좋았다. 제이미로 캐스팅된 4명 중에서 신주협 제이미만 공연장에서 직접 봤고, 그래서 다른 3명의 모습이 궁금했던 찰나에 유스케 출연 소식을 듣게 돼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유희열의 소개 이후, 셋이 함께 "우리는 제이미예요!"라는 구호를 외치며 인사를 건네는 모습도 활기차 보여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2AM의 조권은 노래 실력과 춤 실력을 겸비한 것은 물론, 뮤지컬 배우로도 탄탄히 입지를 다져나가며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군대 전역한 지 4개월째로, 뮤지컬 <제이미>는 조권의 8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나도 가수가 아닌 뮤지컬 배우로 조권을 무대 위에서 만난 경험이 존재하는데,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 완벽해서 보는 내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방송 경험도 풍부한 만큼, 이날 유희열이 던진 질문에 침착하고 재치있게 답변하는 모습을 통해 다시금 시선을 집중시켰다. 



아스트로의 맏형이라고 자신을 설명한 MJ는 3명의 제이미 중에서 하이텐션의 극치를 보여주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디션 현장에서 괜찮게 잘했냐는 물음에 준비한 대로 열심히 했고, 좋게 봐주셔서 뽑힌 것 같다는 대답에 이어 까르르 웃음을 터뜨린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 순간, 조권의 "밝다."는 한 마디와 더불어 신나게 웃기 시작한 네 사람의 표정도 눈여겨 볼만 했다. 굉장히 해맑고, 하이톤이 잘 어울려서 역시나 제이미에 안성맞춤으로 보여졌다. 그러니까 오디션에 합격했겠지 싶은 생각도 들었다고나 할까? 


이와 함께 유희열의 말처럼 황광희의 목소리와 많이 닮아 있어 특유의 발랄함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MJ였다. 



뉴이스트의 렌은 제이미에서 순수함과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는 막내라며 깜찍한 포즈와 함께 인사를 전했다. 그 모습에서 본인이 얘기한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나서 눈길이 절로 갔다.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과 넘치는 끼를 발산하기 위해 선택한 첫 뮤지컬이 <제이미>라고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도 계속 아이돌이 아닌 뮤지컬 배우로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아이돌 가수가 아닌 뮤지컬 배우가 된 렌, MJ, 조권. 이중에서 조권을 제외한 렌과 MJ는 뮤지컬 <제이미>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데뷔하게 됐는데, 공연을 직접 관람하고 났더니 그 이유를 온전히 깨달을 수 있어 뜻깊었다. 



일단은 노래와 춤에 대한 기본기가 탄탄함으로 인해 제이미의 캐릭터와 조화를 이루는 일이 어렵지 않아 보였다. 연기 또한 중요한 게 사실이지만 뮤지컬 <제이미>의 특성상 화려한 볼거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이러한 배역에 잘 어우러지는 인물로도 적합하다고 생각해 합격한 게 아닐까 싶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502회의 토크만으로도, 그들은 이미 제이미 그 자체였음을 알 수 있었기에,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자신감이 돋보이는 점도 좋았다. 게다가 셋이 전부 다 다른 개성과 스타일을 지니고 있어 무대 위에서 연기하고 노래하며 춤추는 제이미가 머리 속에 언뜻 그려지기도 했다. 



무대 의상 중 하나인 분홍 양말도 유희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만, 조권은 토크 전에 2AM의 '이 노래'를 부른 상태라서 양말 색깔이 두 사람과 달랐다. 


검은색 운동화에 분홍 양말을 착용한 발 한쪽을 사이좋게 내민 렌과 MJ, 그 모습에 포커스를 맞춘 카메라가 감명깊었던 장면이었다. 금발과 교복에 이어 은근하게 표출되는 양말도 제이미만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원래 하이힐 높이가 14cm였는데, 12cm로 수정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된 정보라 귀에 쏙 들어왔다.



토크 말미에 세 사람이 다같이 뮤지컬 <제이미> 넘버를 소화하며 안무를 보여주는 장면도 웃음이 만발하게 도왔다. 유희열의 잇몸 만개한 미소도 옆모습이지만 제대로 포착되었다. 


나 역시도 유희열 못지 않은 기분으로 이 순간을 즐겼음은 물론이다. 



그리하여, <유희열의 스케치북> 502회를 엔딩을 장식하게 된 곡은 뮤지컬 <제이미>의 넘버 중 첫곡으로 'You Don't Even Know It'이 되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인데 셋의 합동무대로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영광이었다.



공연에서 사용하는 책상까지 공수해 와 보여준 무대는 색달랐고, 흥이 넘쳤다. 헷지 선생 역이 김지민, 프리티 역의 문은수, 딘 역의 조은솔 배우를 포함한 앙상블까지 함께 해 무대를 가득 채우니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MJ, 조권, 렌, 셋 다 제이미에 안성맞춤이었다. 한 곡만으로도 존재감이 뿜어져 나오니 직접 공연장에 가서 관람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그치만 러닝타임이 길어서, 평일에는 무리라는 것이 함정. 그게 참 안타깝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거 가장 중요한 건 나임을 일깨워주는 뮤지컬 <제이미> 속 넘버 'You Don't Even Know It'를 통해 제이미의 당당함을 맞닥뜨리게 되는 순간은 언제나 짜릿하다.


이로 인해 어깨가 절로 들썩여지는 멜로디와 귀에 착착 감기는 가사까지 마음에 와닿았던 무대였다. 



주인공으로 열연하는 제이미와 더불어 출연진 전부가 제 몫을 온전히 해내는 공연이기에, 뮤지컬 <제이미>를 한 번쯤은 관람해 봤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된다. 초연은 언제나 진리일 수 밖에 없다는 점까지 더해서 말이다.


이 무대를 바라보는 동안, 임팩트가 상당했던 첫곡의 묘미와 그 찰나를 현장에서 즐긴 지난 날의 추억이 아련하게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던 한때이기도 했다. 




단 한 곡 뿐이이었지만, 이것만으로도 3명의 제이미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간만에 유스케와 조우하게 된 점도 반가웠고.



장마로 인해 우울한 마음을 위로 받고 싶을 때 봐도 좋은 공연으로, 뮤지컬 <제이미>는 2020년 9월 11일까지 LG아트센터에 진행되니 참고하기를 바란다. 방송에 출연하진 않았지만, 주협 제이미도 잘하니까 어느 캐스팅으로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마음 속에 원하는 배우 하나 쯤은 있을 테니, 이건 관객들의 결정에 맡기는 것으로. 



뮤지컬 <제이미>의 주인공 제인으로 무대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는 조권, MJ, 렌과의 특별한 시간을 만나보게 해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오늘의 이야기 끝.


배우들 모두 막공까지 모두 힘내서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공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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