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바로 너 시즌1 :: 허당 탐정단의 활약이 웃음을 자아낸 추리 예능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 <범인은 바로 너> 시즌1을 최근에 전부 시청했다. 범바너는 드라마 형식이 가미된 추리 예능으로, 허당 탐정단 7명이 사건을 추적해 나가며 감춰진 진실에 도달하는 과정을 담고 있었다. 다만 지금까지 봐왔던 추리물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차이점이 도드라졌고, 이에 따른 재미가 극대화됨으로써 첫화부터 깊이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허당 탐정단 멤버가 된 유재석, 안재욱, 김종민, 이광수, 박민영, 세훈, 세정은 과거 명탐정들에게서 채취한 DNA가 담긴 칩을 이식받음으로써 사회악을 뿌리 뽑을 최고의 탐정을 탄생시키기 위하여 시작된 K의 프로젝트D에 참여한 이들로 구성되었다. 프로젝트D에 참가한 사람들에게서 기억을 잃어버리는 뜻밖의 부작용이 발생되어 프로젝트를 폐기시키려 했으나 그 와중에 탐정의 자질을 보이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게임에 초대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총 10개의 에피소드 안에서 발생되는 각기 다른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동안, 그들은 지금까지의 모든 여정이 프로젝트D와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하여 반대 세력을 저지함으로써 프로젝트D의 오류를 해결할 수 있는 칩을 지켜내기 위한 허당 탐정단의 활약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매회마다 탐정단 멤버 7명이 본인이 맡은 캐릭터에 몰입해 이야기의 포문을 열며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점이 재밌었고, 허당 탐정단답게 우당탕탕 좌충우돌 왁자지껄 요절복통의 묘미를 경험하게 도움으로써 엄청난 웃음을 선사하는 것이 장르적 특성과 잘 들어맞아 인상적이었다. 

 

그중에서도, <범인은 바로 너> 시즌1에서는 민영와 세정의 케미가 돋보였다. 2화(보물섬)에서 뱀이 무서워 만지지 못하는 다른 남성 멤버들과 다르게 우리의 두 여성 탐정은 거침없이 상자에 손을 내밀어 원하는 물건을 획득하는데만 집중했다. 5화(마지막 흡혈귀)에서 섬을 탈출하기 위한 임무를 수행하고자 둘씩 팀을 결성했을 때 세정과 민영이 서로의 손을 잡고 힘차게 달려가던 장면도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다. 

 

6화(대결! 천재 탐정단)에선 까만 천으로 둘러싸인 여러 개의 상자에 한 번씩 손을 집어넣어 촉감만으로 물건의 정체를 알아맞혀야 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비명을 지르면서도 손을 내미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던 세정과 굉장히 담담하고도 겁없이 실마리를 찾는데 몰입하며 자신이 만진 물건이 무엇인지를 단박에 파악해 내는 민영의 모습이 감명깊게 다가왔다. 

 

 

뿐만 아니라 민영이 추리를 하면서 미국에서의 유학 생활을 토대로 다져진 실력을 가감없이 발휘하는 순간에는 영어 능통자로의 이지적인 면모가 감탄을 터뜨리게 만들었고, 위험천만한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1화(예고 살인)부터 스스럼없이 바닥에 눕는 일을 마다하지 않음에 따라 눕민영의 탄생을 알린 찰나에는 급기야 남다른 예능감을 맞닥뜨리게 돼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배우라서 드라마를 위해 필요한 연기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결론적으로, 박민영의 첫 예능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박민영의 재발견이었다고나 할까? 

 

세정은 허당 탐정단의 막내로 할 말은 꼭 하는 솔직함과 날카로운 추리력을 장점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토리 전개상 1화가 아닌 2화(보물섬)부터 등장했는데, 자신이 뽑은 상자에 걸린 자물쇠 비밀번호를 스스로 찾아내며 탄성을 내뱉게 도왔다. 예리한 관찰력으로 실마리를 찾아내 단서를 풀어내는 능력 또한 최고였고, 이와 더불어 캐릭터가 비밀을 지니고 있음을 암시하는 장면을 만났기에 시즌2에서는 이로 인한 궁금증이 해소되기를 바라는 바다. 

 

민영과 세정, 둘의 멋진 케미도 계속되기를 기대하면서.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는 7명의 허당 탐정단 외에 어마어마한 게스트들이 출연해 눈길을 잡아끌었던 작품이기도 했다. 일곱 명의 손님을 살인게임으로 초대한 미스터리의 남자 M으로 나타난 이재용, 프로젝트D를 통해 탐정단을 이끌었던 K로 분한 안내상을 필두로 매회마다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든 인물들의 존재감이 대단했다.

 

특히, 6화(대결! 천재 탐정단)에서 허당 탐정단과의 대결을 위해 출동한 천재 탐정단 멤버인 정재형, 이적, 이장원, 신재평, 존박, 웬디의 추리력이 압도적이라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프로젝트D와 연관된 인물로 1화(예고 살인), 9화(범인 호송 작전)에서 중심인물로 모습을 드러낸 유연석, 9화에서 당구장 아르바이트생이지만 사장을 뛰어넘는 포켓볼 실력으로 카리스마를 확인하게 해준 차유람, 5화(마지막 흡혈귀)의 박해진도 반가움을 전했다.

 

이중에서도 박해진은 연기도 연기지만, 본인이 숨긴 물건을 찾으려고 무당집 항아리 뚜껑을 차례대로 열어보며 확인하는 시간 속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물로 인해 깜짝 놀라는 모습이 여러 번 눈에 띄어 웃음이 빵 터졌다. 나중에 광수의 외투에 손을 닦는 장면도 웃겼다. 

 

7화(사라진 마술사)에서 1인 2역을 선보였던 최현우도 눈여겨 볼만 했다. 

 

순식간에 정주행을 완료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범인은 바로 너> 시즌1의 에피소드 구성은 다음과 같았다. 1화 '예고 살인', 2화 '보물섬', 3화 '살인자 이광수', 4화 '죽은 친구에게서 온 메시지', 5화 '마지막 흡혈귀', 6화 '대결! 천재 탐정단', 7화 '사라진 마술사', 8화 '의문의 노신사', 9화 '범인 호송 작전', 10화 '사라진 K'가 차례대로 진행됐으며 유재석으로 시작돼 유재석으로 마무리가 이루어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유재석은 드라마와 예능을 오가는 추리물을 잘 살려내며 역시나 탁월함을 뽐냈다. 광수는 3화의 주인공으로 웃음을 전해주었고, 세훈은 7화에서의 황홀한 댄스 실력과 9화에서 인형뽑기를 통해 불타오르는 승부욕으로 색다른 매력을 마주하게 했다. 여기에 더해 5화에서 의사의 진료실을 둘러보다가 주사기 바늘에 찔려 손에 핏방울이 맺히자 감염을 걱정하며 불안하던 재석과 어떡하냐며 본인이 더 심하게 호들갑을 떠는 것 외에 아무것도 못하는 광수를 대신해 소독을 위한 도구를 챙겨주던 세훈의 침착함도 인상깊었다.    

 

굉장히 낯선 조합으로 완성된 7인의 의기투합이 신선함을 불러왔던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시즌1이었다. 공들여 만든 세트장의 비주얼과 추리를 위해 설치된 각종 트릭도 혀를 내두르게 만들 정도였음은 물론이다. 7화에서 보여진 마술과 관련된 트릭들은 신기함을 더했다. 허당 탐정단답게 어설픈 추리력으로 인한 허술함이 느껴질 때도 없지 않았지만, 이들이 내세운 추리 예능의 컨셉과 취지에는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문제의 답을 먼저 맞히고 나서 풀이를 이어가는 때도 꽤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실컷 웃으며 볼 수 있어 좋았다. 코로나 블루로 인해 우울해진 마음을 잊게 만들어준 작품이라 흡족했다. 범바너를 보다가 배를 부여잡고 웃어야 할 때가 많아서 행복했다. 

 

 

참고로 10화까지 전부 보고 난 뒤에 꼽아 본 나만의 베스트 회차는 2화 '보물섬', 6화 '대결! 천재 탐정단', 9화 '범인 호송 작전'이다. 2화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탕으로 사건을 풀어나가서 이로 인한 비주얼에 한 번 반했고, 유재석의 리드 하에 밀실살인을 완벽하게 재현해 내던 순간을 보며 이식된 칩이 제대로 작동함을 깨달을 수 있어 고개를 끄덕이며 보게 됐다.

 

6화는 천재 탐정단이 예상을 뛰어넘는 두뇌 회전력으로 주어진 단서에 따라 실마리를 풀어 정답에 가까워지는 모습이 멋졌다. 게다가 천재 탐정단은 머리로, 허당 탐정단은 몸으로 사건을 해결하며 주어진 대결에 임하는 모습이 색다른 묘미를 전해주었다. 정해진 단계에 따라 카드를 뒤집어서 하나의 숫자를 정답으로 찾아내야 하는 문제에서도 천재 탐정단은 머리를 썼다. 그렇게 카드를 만지지 않고 수첩에 펜으로 숫자를 적어 계산을 통해 답을 알아냈을 때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너무나도 빠르게 해답에 다가가는 천재 탐정단에게는 오직 추리 뿐, 예능의 진면목을 확인하는 일이 어려웠으므로 이들의 대립이 한 회차로 그친 것이 다행스럽게 여겨지기도 한다. 덧붙여, 미술관으로부터 출발해서 예술품을 찾아내는 에피소드를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 또한 마음에 들었던 회차였음을 이야기하고 넘어간다. 

 

9화는 유연석이 재등장하며 사건의 진상에 다다랐음을 일깨워줌과 동시에 허당 탐정단과의 케미를 보여줘서 재미있게 잘 봤다. 목적을 달성하기 전까지 탐정단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은근히 약올리던 장면도 웃음 포인트 중의 하나였다. 아군인지 적군인지 알 수 없기에 경계해야 하는 요주의 인물로 제격이었다. 

 

온 몸으로 추리하는 허당 탐정단임을 확실하게 증명시켜 준 일곱 명의 조화로움이 훌륭했던 <범인은 바로 너> 시즌1이었다. 아쉬움이 없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단점을 상쇄시키는 장점이 더 많아서 다음 에피소드가 더 기다려졌던 범바너였다. 

 

시나리오에 맞는 서사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마련된 대본 안에서 자유롭게 행동하며 추리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허당 탐정단의 또다른 활약을 응원한다. 마지막으로 그 속에서 허당 탐정단들의 허술함을 프로젝트D의 오류로 인정하던 순간도, 폭소를 터뜨리게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장면이었음을 밝힌다. 

 

그럼 이제부터는 시즌1 후에 제작된 시즌2 몰아보기를 슬슬 시작해 볼까 한다. 범바너 시즌1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10화에 이어서 어떤 내용을 선보였을지, 직접 만나 볼 생각을 하니 무척이나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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