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바로 너 시즌2 :: 드라마틱한 스토리 전개가 돋보였던 추리 예능

시즌1에 이어 본격 생고생 버라이어티를 자처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시즌2의 전회차 시청을 마쳤다. 이번 시즌에서는 이광수가 하차하고 이승기가 합류하며 유재석, 박민영, 김세정, 엑소 세훈, 김종민, 안재욱과의 색다른 케미를 확인하게 해줘서 흥미로웠다. 이로 인해 광수는 1화 초반에만 잠깐 모습을 보이고 사라졌는데, 재등장을 위한 여지를 남겨두었으므로 아쉬움이 덜했다.

 

 

범바너2는 시즌1 이후에 1년이 지난 시점을 기준으로 시작되었다. 폭발사고로 인하여 자취를 감췄던 재석이 허당 탐정단 멤버들과 재회해 새로운 사건에 뛰어들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K와 C의 죽음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 속에서 맞닥뜨린 꽃의 살인마의 정체와 관련된 궁금증을 자아내며 몰입감을 극대화시켰다. 

 

이로 인해 만나볼 수 있었던 <범인은 바로 너> 시즌2 에피소드는 이와 같았다. 1화 '신들의 지옥: 타르타로스', 2화 '연쇄살인', 3화 '오드아이: 탐정단 vs 괴도', 4화 '신과 함께: 돌아온 천재 탐정단', 5화 '악마가 산다', 6화 '무녀의 저주', 7화 '회장님의 은밀한 비밀', 8화 '두 개의 의뢰: 그들과 그녀들의 사건 기록', 9화 '5인의 꽃의 살인마', 10화 '죽음의 꽃'까지 총 10화로 이루어져 있었다. 

 

 

특히 3화는 기상천외한 트릭을 여럿 만나보는 일이 가능해 유쾌한 웃음이 빵 터졌고, 5화는 심신미약자 감형을 소재로 비극적 사건을 마주하게 해줘 안타까움과 분노가 더해졌다. 7화는 세 팀으로 나누어진 탐정단의 추리 실력과 생각지 못했던 러브 스토리를 맞닥뜨리게 돼 재밌었다. 9화는 슬립 노 모어(Sleep No More)를 연상시키는, 기존의 틀을 깨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공연 속 어마어마한 스케일과 더불어 사건의 정점에 다다른 탐정단의 시간을 마주할 수 있어 인상깊었다. 그리고 대망의 10회에서는 꽃의 살인마의 정체를 확인하게 됨으로써 충격적인 반전을 맞닥뜨리게 돼 기억에 남았다.

 

그중에서도 5화(악마가 산다), 9화(5인의 꽃의 살인마), 10화(죽음의 꽃), 이렇게 세 편의 에피소드가 남긴 여운이 상당했다. 시즌1에 비해 웃음은 덜했지만, 드라마틱한 스토리 전개에 초점을 맞춤에 따라 눈을 뗄 수 없는 사건사고가 이어지며 예측불허의 서사가 전하는 추리예능만의 묘미에 빠져들게 돼 만족스러웠다. 

 

이와 함께 광수를 대신해 허당 탐정단의 인턴으로 들어와 존재감을 선보인 이승기의 활약도 흡족함을 선사했다. 허당 탐정단의 기존 멤버들과는 또다른 허당기를 발산해서 의외의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썩 괜찮았다. 세훈과의 투샷과 케미도 기대 이상이었음은 물론이다.

 

가수 겸 배우임과 동시에 한 걸음 더 나아가 탁월한 예능감까지 겸비한 만능 엔터테이너로 자리매김한 이승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런 의미에서 범바너에 안성맞춤인 인재를 범바너2의 5화부터 새로이 만날 수 있어 뜻깊었다. 본인이 맡은 역할을 잘해줘서 탄성을 자아냈던 인물이었다. 

 

시즌1에 이어 다시 나타난 천재탐정단도 반가움을 더했다. 4화(신과 함께: 돌아온 천재 탐정단)에서 맞닥뜨리게 된 정재형, 이적, 페퍼톤스의 이장원과 신재평, 존박의 문제 해결능력은 역시나 최고였다. 시즌2에선 하니가 천재 탐정단 멤버로 함께 했는데 이로 인한 여섯 명의 케미도 좋았다. 

 

이번에도 역시나 허당 탐정단과 천재 탐정단의 대결이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음악의 신이 보유한 족자 속 숫자를 획득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두 팀이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감동적이었다. 게다가 이적, 이장원, 존박의 잼 공연까지 마주하는 일이 가능해 귀가 즐겁지 않을 수 없었던 회차로 남게 되었음을 밝힌다. 

 

덧붙여, <범인은 바로 너> 시즌2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게스트들을 맞닥뜨릴 수 있어 깜짝 놀랐는데 스테파니 리(프로파일러), 김민재(형사), 태항호(만물상 주인)의 열연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앞서 언급한 세 사람은 시즌2가 계속되는 동안 허당 탐정단이 맡게 된 사건과의 연결고리가 남달라서 더욱 관심있게 지켜보지 않을 수 없었다. 탐정단에게 많은 도움을 줬지만 그로 인해 의심을 품게 만들었던 캐릭터이기도 해서 눈이 절로 갔다. 광기 어린 표정이 섬뜩했던 김민재, 비밀을 감춘 채로 곁을 맴돌았던 스테파니 리, 만 달러를 외쳤던 태항호의 열연에 박수를. 

 

 

3화(오드아이: 탐정단 vs 괴도)에서 단서를 찾는 과정의 일환으로 창경궁에서 예를 갖춰 절을 올리던 육성재의 엉뚱함도 잊혀지지 않는다. 요즘 드라마 <펜트하우스2>가 방영되며 1편에 이어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윤종훈(과학수사대)도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했어서 마찬가지로 머리 속에 오래 남아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이와 더불어 시즌1을 압도하는 세트장의 비주얼을 통해 자본주의의 향기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에 따른 감탄이 절로 나왔다. 뿐만 아니라 대본 작업에도 상당히 공을 들였음을 느낄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허당 탐정단의 명실상부한 브레인으로 자리잡은 박민영과 김세정, 민세 자매의 찰떡호흡으로 완성된 투샷도 마음껏 볼 수 있어 행복했다. 1화(신들의 지옥: 타르타로스)에서부터 민영의 리더십과 추리력이 폭발해서 흐뭇하게 바라보게 됐다.

 

게다가 세정의 거듭된 성장도 함박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가장 숫자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주인공으로, 끊임없이 단서를 탐구하여 해답을 이끌어내는 순간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어서 뿌듯했다.

 

7화(회장님의 은밀한 비밀)에서 민영이 사건 의뢰를 받자마자 세정을 팀원으로 불러 들였던 찰나 또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다. 그리하여 의뢰인과 탐정단 모두가 한 자리에 모였을 때 한 손에는 수첩을 쥐고 메모를 해나가며, 다른 한 손에 쥔 과일을 먹는 일마저 게을리 하지 않던 세정의 모습도 귀여웠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사례금 좀 두둑히 챙겨 받기를 바라면서. 

 

이 사진은 민세 자매의 돈독한 우애가 전해져 오는 따뜻한 포옹과 그 옆에 선 세훈의 모습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 범바너2의 스틸컷이었다. 민영과 세정이 함께 할 때 외에 세훈과 민영, 세정과 세훈의 케미도 꽤 괜찮았다.

 

 

시즌2에서는 쎄쎄 남매로 지칭되던 세정과 세훈의 막내 케미가 눈에 콕 박혔다. 어디에서든 도드라지던 세훈의 승부욕도 빼놓을 수 없고 말이다. 사건 해결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와중에도 유튜브 동영상을 틈틈이 보며 큐브 색깔을 맞춰 나가던 세훈의 모습을 잊지 못할 것이다. 

 

시리즈물로 제작이 이루어짐에 따라 출연진들의 업그레이드된 추리력과 함께 탐정단 저마다의 캐릭터가 완벽히 구축되어졌음을 확인하게 돼 보는 즐거움이 상당했다. 유재석의 탐정 본능과 유머 센스는 <범인은 바로 너> 시즌2에서도 여전히 눈부신 아우라를 뽐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재석의 운전 실력도 칭찬받아 마땅했다. 

 

허당 탐정단의 실력을 시청자들에게 입증시켜주고자 마련된 1화(신들의 지옥: 타르타로스)에선 김종민이 탈출을 위해 능력을 표출해서 이 점도 눈여겨 볼만 했다. 결론적으로, 확실히 시즌1보다 훨씬 더 나은 퀄리티를 만나보게 해줘 집중하며 볼 수 있었던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시즌2였다. 

 

반면에 전 시즌보다 더 촘촘히 짜여진 각본 탓에 연기와 예능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지점이 많았고, 꽃의 살인마의 정체가 가져다 줄 반전에만 치중한 것 같은 흐름이 없지 않아서 이 부분으로 인한 호불호는 갈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꽃의 살인마가 범바너의 메인 빌런으로 떠오른 만큼, 시즌3에서 더 깊이있게 다룰 것이라고 믿어본다.

 

드라마틱한 스토리 전개 안에서 출연진들이 일깨워주는 웃음과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메시지가 짙은 여운으로 남았으니, 이제는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시즌3를 만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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