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역 카페 더 보이 :: 넓은 공간으로 이루어진 쾌적한 장소에서 즐긴 티타임

삼성역 카페 더 보이(THE BOY)는 KT&G 상상마당 대치홀 공연장 인근에 위치한 디저트 가게라는 이유로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 이날 뮤지컬 <로빈> 관람이 예정되어 있었으므로, 가까운 카페에서 간식과 차를 즐긴 후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건물 1층에 자리잡은 입구에서 코로나19를 대비하여 방역을 마쳤다는 종이가 부착된 걸 확인했기에, 문을 열고 카페 안으로 들어가는 동안 훨씬 안심이 됐다.   



이 사진은 삼성역 카페 더 보이에 입장 전 바깥에서 촬영한 건데, 투명한 유리 사이로 널찍한 내부가 한눈에 들어와 마음에 들었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적어서 보다 편안하게 원하는 자리를 찾아 앉는 것도 가능했다. 우리가 갔을 때 한 테이블만 차 있었고, 이후에 한 팀이 찾아 온 게 다였다.



건물 외관은 따로 찍지 않았지만 네이비 컬러가 메인이라 고급스러움이 돋보였고, 카페 이름은 골드 컬러로 포인트를 줘서 인상적이었다. 



카페 한쪽에 마련된 베이킹 룸이 눈에 띄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디저트를 아마도 직접 제작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짐작을 가능케 했다. 


이날은 베이킹룸에서의 작업을 직접 볼 순 없었지만, 잠깐 움직이며 바라보고 지나치는 것만으로도 신기함이 더해졌던 순간이었다.  



뿐만 아니라 베이킹룸 맞은 편으로는 로스팅룸이 자리잡은 점도 포착돼서 커피 맛이 궁금해지게 만들었다. 직접 로스팅한 커피 원두를 사용하는 곳이라면 맛 또한 어느 정도는 보장되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직접 들어와 보니 카페의 규모가 예상했던 것에 비해 훨씬 더 넓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는데, 여기에는 로스팅룸과 베이킹룸의 설치가 커다란 역할을 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맛좋은 커피와 디저트를 위해 준비된 가게인 것만 같은 분위기도 물씬 풍겼다.  



카운터로 향하는 길목에 배치된 의자와 테이블이 생김새도 각기 다른 개성이 넘쳐서 흥미로웠다. 이로 인해 여러모로 신경 쓴 좌석 배치를 느낄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높은 빌딩들로 채워진 건물에 속한 카페이지만, 문 밖으로 초록의 싱그러움이 전해져 오는 입구로 인해 잠시나마 미소를 짓게 만들었던 것도 장점인 곳이었다.  




메뉴를 주문하기 위해 카운터가 있는 곳에 다다랐다. 카페 더 보이의 병음료와 함께 조각 케이크를 포함한 디저트는 눈으로 실물을 직접 보며 선택할 수 있었는데, 딸기 케이크는 조각이 아니라 홀케이크로만 판매 중이라서 이 점은 좀 아쉬웠다. 다른 곳의 케이크보다 사이즈가 작고 가격도 11,500원으로 저렴했지만 조각 케이크보다는 비쌌던 데다가 둘이서 한 판을 먹진 못할 걸 알아서 그림의 떡으로 한참을 바라보기만 했다. 



참고로 딸기 케이크 옆의 빈 자리는 BBQ 치킨 샌드위치와 더블 치즈 햄 샌드위치의 이름이 쓰인 것이 포착됐으나 텅 빈 상태인 걸 보니 품절된 게 아닌가 싶었다. 홀케이크 외에 초코 케이크, 치즈 케이크, 당근 케이크, 티라미수의 생김새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한참을 보다가 같이 먹을 메뉴 결정 완료! 




이와 함께 독특한 모양의 조명들과 벽돌, 우드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했던 삼성역 카페 더 보이였다. 네모낳고 동그란 테이블에 그치지 않고 바석으로 나란히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설치된 자리도 적지 않아서 재밌었다. 


커다란 공간의 활용을 알차게 잘하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주문을 마친 뒤에 받아 온 진동벨은 블랙 컬러에 골드 컬러가 더해져 이 역시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 없었다. 진동벨 또한 깔끔한 디자인을 자랑해서 훌륭했다.


작고 앙증맞았던 진동벨. 



친구는 커피 한 잔을, 나는 허브티 한 잔을, 여기에 먹음직스러운 디저트 하나까지 해서 눈으로 보기 흡족한 디저트 한 상이 차려졌다. 포크에 티슈까지 센스있게 챙겨주신 점도 좋았다.


아, 그리고 와이파이 사용도 가능했다. 비밀번호는 여쭤보면 알려주신다. 



친구의 플랫화이트는 왼쪽의 작은 잔에 담겨 나왔으나 넘치지 않으면서도 부족함 없이 한 컵 가득, 풍족함을 경험하게 해준 용량이라 괜찮았다. 물어보니 커피의 맛도 좋았단다. 조금 뜨거운 편이라 천천히 식혀 먹으며 음미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초점이 잘 맞은, 오른쪽에 위치한 음료는 내가 고른 카모마일 허브차였다. 




여기선 로네펠트 카모마일 티백을 사용했고, 5분에서 8분 정도 우려낸 뒤 마시면 된다고 쓰여진 게 보여서 잠시 기다렸다. 화사한 노란 빛으로 구성된 티백 꽁다리도 예뻤다. 



카페마다 종류가 다른 티백의 허브티를 만나게 되는 것도, 나름의 신선한 재미가 있었다. 참고로 로네펠트(Ronnefeldt)는 독일의 프리미엄 차 브랜드라는 사실도 검색을 통하여 알게 돼 유익했다. 



적당히 우러난 카모마일차를 한 모금 마시니, 온 몸에 따스한 기운이 퍼져서 행복했다. 달달한 디저트와 같이 먹기에 딱 적당한 맛의 허브티였다.


덕분에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한 허브의 맛과 향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티타임을 마주할 수 있어 즐거웠던 한때였다. 



각자 고른 차와 같이 먹을 디저트로는 티라미수가 당첨되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크림으로 가득한 윗부분은 정말 맛있었던 반면, 아래쪽에 자리잡은 빵은 좀 많이 퍽퍽해서 아쉬움이 남았다. 그로 인해서 우리 둘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티라미수는 아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금까지 먹어 본 티라미수 중에선 빵 부분이 가장 부드럽지 않았다. 결이 살아있는 크림의 비주얼과 맛은 참 좋았는데, 빵의 맛은 취향이 아니라서 한 번 맛본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디스플레이된 디저트 외에 포장된 채로 놓여있던 다양한 종류의 구움과자, 쿠키, 여기에 어울리는 잼 종류도 많았다. 카페 더 보이의 빵이 맛있다는 얘기를 미리 접하고 왔지만 안타깝게도 이날은 빵 종류가 하나도 안 보여서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는 점이 그래서 좀 슬펐다. 아무래도 늦게 방문해서 그런 거겠지만. 


아침 일찍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아닌 이상에야 원하는 베이커리 류를 획득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이곳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위한 카페로 앙버터, 식빵 등이 인기 메뉴라고 하는데 직접 먹어보려면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할 듯 하다. 


티라미수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넓은 공간으로 이루어진 쾌적한 장소에서 느긋한 티타임을 즐길 수 있어 괜찮았던 삼성역 카페 더 보이였다. 특히, 이날 가게 된 공연장의 경우에는 위의 사진 속 문을 열고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있어서 접근성만으로도 큰 점수를 주는 게 가능한 곳이었음을 인정한다. 


마지막으로, 삼성역 2분 출구로 나와 찾아가면 금방이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