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쇼트 케이크 먹으러 찾아간 혜화역 4번 출구 대학로 디저트 카페 르아브르

혜화역 4번 출구 부근에 위치한 카페 르아브르(CAFA Le havre)는 공연장이 즐비한 대학로 번화가와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성균관대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잡은 곳이라 찾아가기가 어렵지 않았다. 공연 보고 밥 먹고 나서 딸기 케이크를 디저트로 먹기 위해 방문했는데, 빈 테이블이 하나 뿐이라서 깜짝 놀랐다. 겨우 5시가 지났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이때가 주말인 데다가 연말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었던 게 실수였다. 


그래도 카운터에서 메뉴를 주문해 계산을 마치고 났더니, 조금씩 자리가 생겨서 원하는 공간에 앉게 돼 다행스러웠다. 참고로, 이 카페는 건물 2층에 존재하니 계단을 올라와 입구로 들어가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각양각색의 테이블과 의자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었던 창가석은, 대학로 거리를 바라보며 디저트를 즐길 수 있게 꾸며져 눈이 갔다. 하지만, 의자 등받이가 없다는 사실이 불편하게 느껴져서 앉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치만 눈을 사로잡는 스탠드와 천장에 설치된 조명이 환하게 테이블을 밝히고, 그림 액자와 책들이멋진 분위기를 선사해서 이 점 만큼은 마음에 쏙 들었다. 테이블 아래쪽으로 콘센트가 존재하는 점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날은, 초록 스탠드가 아닌 새하얀 갓을 장착한 화이트 스탠드가 더 인상적으로 다가와서 한참동안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초록 갓 스탠드는 공연 속 무대소품으로 자주 봐와서 반가웠고, 화이트 스탠드는 몇 번 본 적이 없어서 그로 인하여 신선함에 반했던 순간이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니, 화이트 컬러를 메인으로 이루어진 스탠드만의 고급스러움이 한층 더 강렬하게 마음을 잡아끌어서 사진으로나마 예쁘게 담아봤다. 



이와 함께, 내부에 옹기종기 마련되어 있던 의자와 테이블을 포함한 인테리어가 원목으로 구성돼서 편안함을 선사하는 카페 르아브르였다. 반복되는 꽃 패턴이 수놓아진 테이블보가 그래서 더 포인트가 되어주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의자 등받이가 꼭 필요했기에, 여기 말고 카페 벽면에 의자로 활용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벽면과 마주한 의자에도 등받이가 설치되어 있었기에 매우 만족스러웠음은 물론이다. 



메뉴판에서 친구는 커피를, 나는 허브티를 골랐다. 그리고 디저트로는 딸기 쇼트 케이크를 선택한 뒤, 흡족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단호박 치즈 파이도 인기가 많아서 궁금했지만, 배가 어느 정도 부른 상태였기에 이것만으로도 괜찮았다. 게다가 작은 냉장고로 이루어진 디저트 쇼케이스에 딸기 쇼트 케이크 한 조각만 남은 게 보여서 마음이 좀 급했다. 


그렇다고 해서 디저트가 소진된 건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만드는데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하나 남은 조각 케이크를 놓칠 수가 없었다. 



여기서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건, 앞서 언급한 대로 카페 르아브르의 모든 디저트는 매장에서 직접, 프랑스산 발효 버터와 우유 생크림으로 만든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그리하여, 르아브르만의 맛있는 수제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서 더더욱 기대가 됐다. 


그리하여 잠시 후, 테이블에 도착한 음료와 케이크의 비주얼도 최고였다. 



친구는 비엔나커피로 유명한 아인슈패너를 주문했고, 나도 한 입 맛을 보게 됐는데 달콤한 크림과 적당히 쌉쌀한 커피의 조화로움이 꽤 훌륭했다. 특히, 크림이 정말 맛있었다.


겨울이면 떠오르게 되는 따뜻한 커피, 아인슈패너를 카페 르아브르를 통하여 오래간만에 맛보게 돼서 좋았다.



나는 로얄 캐모마일(TAVALON)을 시켰다. 타바론의 허브차인 로얄 캐모마일에서 풍겨 나오는 은은한 맛과 향이 단 맛의 케이크와 같이 먹기에 안성맞춤이라 취향에 잘 맞았다.


맛도 맛이지만, 코끝에 스며드는 잔잔한 향이 좋아서 입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안정이 되는 느낌이 들어 행복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차를 즐겨마시는 것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마시는 내내 즐거웠다. 



그리고, 우리가 그토록 고대했던 대망의 딸기 쇼트 케이크가 나왔다. 맨위쪽에 놓여있는 생딸기를 중심으로, 생크림, 케이크 시트, 딸기 조각이 듬뿍 담긴 생크림을 층층이 쌓아올린 생김새가 눈부셨다.



게다가 정갈한 직사각형의 케이크 비주얼도 기대 이상이었다. 하얀 접시 위에 자리한 생크림 딸기 쇼트 케이크의 존재감은 딸기 시즌에만 확인이 가능한 카리스마를 선보여서 이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신기했던 건, 딸기 쇼트 케이크의 앞면과 왼쪽 옆면에는 생크림에 콕 박힌 딸기 조각이 여럿 눈에 띄었는데 접시를 돌려 확인한 뒷면과 오른쪽 옆면에선 이러한 모습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거였다. 그래서 앞쪽에 보이는 딸기 조각이 전부면 어쩌지 싶어 불안했는데, 이러한 걱정이 기우였음을 확인하게 해줘 서 매우 기뻤다. 


실제로 케이크를 먹다 보니까 생크림에 감춰져 있던 딸기 조각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냈으므로, 그제서야 우리의 흔들리던 눈빛은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 딸기로 인해 카페를 찾은 것이 가장 큰 이유였기에 더더욱 안심이 됐다.  



그렇게 직접 맛을 본 대학로 디저트 카페 르아브르의 딸기 쇼트 케이크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맛있었다. 맛있는 딸기와 달콤한 생크림과 적당히 부드러운 케이크 시트가 함께 했으니, 맛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달달한 맛을 경험하게 해준 것이 기억에 남는 디저트였다.



딸기 케이크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딸기 시즌에만 먹는 게 가능해서 지금이 한창이므로, 놓치지 않기를 잘했다 싶었다. 딸기 케이크 덕택에 대학로의 새로운 디저트 카페도 알게 돼 기분이 좋다. 이날은 공연 끝나고 여유롭게 맛있는 밥과 디저트를 즐길 수 있었기에 더 신이 났다. 



깔끔하면서도 감각적인 인테리어는 벽면의 장식물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했다. 특히,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이 카페 곳곳에서 발견돼 이로 인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점도 밝힌다. 카운터 옆쪽으로 꽤 커다란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 액자가 포착됐는데, 사람들로 북적이는 관계로 따로 찍진 않았다. 그러니, 데이비드 호크니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현장에서 만나보기를 바란다. '더 큰 첨벙'은 이렇게 봐도 매우 강렬한 그림이었음을 인정! 


음료와 디저트의 맛 뿐만 아니라 친절한 서비스까지 마주할 수 있어 좋았던 카페 르아브르였다. 이날 친구가 롱패딩을 입고 갔는데, 옷을 따로 보관해 주신다고 해서 감동했다. 이렇듯, 전혀 사소하지 않은 따뜻한 배려에 마음이 움직인 찰나도 그런 의미에서 기록으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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