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용 눈 다래끼 소염제(배노신), 염증완화제(인플라정), 점안액(시크린원) 사용기(+온찜질)

작년에 눈 다래끼가 처음 생겨 약국에서 사다 먹은 소염제가 해농정이었다. 이로 인해 속다래끼의 크기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라서 다른 약을 복용해 보기로 했다. 다만, 중간에 여러가지 행사가 겹친 관계로 새로운 약을 구입해 먹게 된 건 두 달이 지나서였다. 


물론, 나의 게으름도 여기에 한몫을 했던 게 당연했다.  



외출한 김에 가까운 약국으로 달려가 얘기를 꺼내자 약사님께서 소염제인 배노신과 염증완화제인 인플라정, 두 종류를 한꺼번에 건네주셨다. 여기에 나의 의지로 안약인 시크린원 점안액까지 추가했더니 약값이 생각보다 더 많이 들었다. 그래도, 다래끼가 완치된다면야 못할 것이 없다고 여겼던 순간이라 냉큼 돈을 지불하고 집으로 향했다. 



이날 만난 약사님은 금주 외에도, 육류를 포함해 기름진 음식과 쌀국수를 자제하라고 당부하셨다. 주의사항을 듣자마자 고기를 먹지 말라는 것과 별개로, 쌀국수는 쌀로 만드는데 왜 먹으면 안 될까 싶어서 고개를 살짝 갸우뚱거렸다. 국물이 기름져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나름대로 추측을 해봤으나 정답은 잘 모르겠다. 물어보고 나올 걸, 그냥 나와 버리고 말았다. 


약이 담긴 상자 겉면에 하루 2알씩 3회 복용(배노신, 인플라정), 안약은 무려 하루에 4번 넣어야 한다고 친절하게 적어주신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아이월드제약에서 출시된 배노신(배농산급탕)은 다래끼, 각종 염증, 부기, 화농증을 위한 제품으로 다래끼라는 단어가 첫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기대가 됐다. 복용 시 주의사항은 상자 안에 담긴 첨부문서에 꼼꼼하게 기록된 만큼, 찬찬히 읽어보면 된다. 


유효성분으로 1캡슐 안에 길경, 감초, 대추, 작약, 건강, 지실 등이 함유된 것이 특징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만 했다. 해농정도 그렇지만, 배노신 역시 한약재를 중심으로 구성된 점이 인상적이었다. 



배노신은 하늘색 반, 파란색 반으로 이루어진 알약의 비주얼도 눈에 쏙 들어왔다. 게다가 알약 상자의 메인 컬러는 초록색이라서 이 또한 눈의 건강을 배려한 게 아닐까 싶은 추측이 들 정도였다. 


물과 함께 2알을 꿀꺽 삼키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지만, 이 시기에는 2알이 전부가 아니라서 복용하는데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이게 됐다.  



염증완화제 인플라정은 염증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약이라고 한다. 광동제약에서 출시됐고, 배노신과 마찬가지로 한 상자에 총 10정의 캡슐이 들어 있었다. 


레드 컬러가 강렬함을 심어주는 박스 디자인이 선명함을 자아내는 제품이기도 했다.



인플라정은 흰색의 원형 필름코팅정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체내에서의 작용기전에 있어서 아직 해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은 데다가 용량과 효과의 관계 역시도 밝혀진 게 아니라서 목적 없이 투여하지 말라는 얘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유당(젖당)을 함유하고 있음에 따라 갈락토오스 불내성, Lapp 유당(젖당) 분해효소 결핍증, 포도당-갈락토오스 흡수장애 등의 유전적 문제가 존재하는 환자에게 투여해선 안 된다는 사용상 주의사항도 곱씹어 보게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덧붙여, 더 자세한 내용은 역시나 첨부문서로 따로 만나보는 것이 가능했다. 



복용법은 인플라정 역시도 1회에 2캡슐씩 먹어주면 되는 거였다. 그나마 다행스러웠던 건, 인플라정 알약의 크기가 작았다는 점이었다. 배노신에 비해서 말이지. 



그러니까 결론적으로는 한 번에 배노신 2알과 인플라정 2알, 총 4캡슐을 물과 함께 먹어야 했는데, 이것도 일이었다. 오래간만에 4알을 입에 털어넣으려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래도 먹어야지, 다래끼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으니까.


알약을 쉽게 삼키기 위하여 많은 양의 물을 함께 섭취했다. 아무래도 알약이라서 먹을 때 거부감이 드는 맛이 안 나서 이 또한 좋았다. 



시크린원 점안액은 조아제약에서 내놓은 다래끼 안약으로 눈의 염증, 가려움, 결막염, 다래끼에 쓰이는 제품이라고 한다. 안약을 구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서 낯설었지만, 역시나 다래끼를 퇴치하기 위한 선택이었으므로 후회는 없었다.


사용기한이 2022년까지였으나 일단 개봉하면 1개월까지만 쓸 수 있고, 그 이후에는 버려야 한다고 해서 날짜를 기억하며 눈에 넣기 시작했다.  



뒷면에 적힌 설명은 위와 같았다. 1일 3~6회, 1회 1~3방울을 점안하면 된다고 했는데, 약국에서 4회라고 정해줘서 딱 그에 맞게 눈에 넣어줬다. 실온 보관하며 장기간 계속 사용하지 말 것, 렌즈 착용한 채로도 사용 금지, 혼탁(흐림)으로 인하여 불순물이 섞인 제품도 이용하면 안 되고,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공동으로 쓰는 것도 금한다고 하니 이 점도 염두해 두어야겠다.



눈의 통증이 심하거나 안약에 의한 알레르기 증상이 발생한 적 있다거나 의사의 치료를 받는 환자라면 상담 후에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눈에 넣고 나서 눈의 충혈 및 가려움, 부종(부기) 등이 나타나거나 3, 4일 동안 투여 후에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을 때도 사용을 즉각 중지하고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하고 있었다. 



시크린원의 비주얼은 위와 같았다.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잠들기 전까지 간격을 적당히 두고 넣어주면서 경과를 살폈다. 소염제, 염증완화제에 점안액까지, 일단 병원을 가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다래끼 증상이 나아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랐다.


그리하여 시크린원은 양이 꽤 남아 있었지만 배노신과 인플라정을 다 먹고 난 후, 다시금 거울을 봤는데 증상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확실히 약으로 나아질 때가 지난 걸까? 다래끼의 크기가 확연하게 줄어들지도, 커지지도 않았고 눈을 못 뜨겠다거나 깜빡일 때 불편할 만큼 아픈 것도 아니라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약간 신체의 일부가 되어버린 느낌이 들었을 뿐이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약을 복용하는 상황은 끝이 났지만 그 와중에도 온찜질만은 계속 진행을 했다. 똑딱이 손난로, 핫팩, 수건을 따뜻하게 만들어 눈에 대고 20분 정도 찜질하는 일을 하루에 여러 번 반복하기에 이르렀다. 



온찜질을 하면 다래끼가 조금 가라앉으면서 고름이 약간 배출됐다. 근데 그걸로 그치는 기분이 들어 아쉬웠다. 고름이 완전히 가득 들어차지도 않은 상태여서 그런지 몰라도, 눈꺼풀 안쪽의 속다래끼는 요지부동이었다. 


병원 가기 싫어서 약국에서 산 약으로 해결을 보려 했는데 이러면 정말 다른 방법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한 번 더, 마지막으로 시도해 보기로 하고 일단은 온찜질로만 버티는 날이 이어졌다. 사람들이 가까이에서 마주 보는 게 아니면 티도 안 나는 속다래끼였지만, 일단 인지를 하니 신경이 쓰여 안되겠다 싶었다. 


그래도 뭐, 덕분에 눈 다래끼 관련 약을 다양하게 알게 돼서 유익하긴 했다. 완치까지 됐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다래끼도 다래끼 나름인가 보다. 그리하여, 내가 실행에 옮긴 또다른 다래끼 퇴치 방법은 다음에 계속된다. 그게 마지막이다.  


참고로, 눈 다래끼 약은 반드시 약사와 상의 후 구입하기를 바라며 주의사항 역시도 귀담아 듣고 실천에 옮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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