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겨울왕국2 (자막+더빙) :: 엘사의 각성과 안나의 용기가 감동을 전한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2>는 엘사의 각성과 안나의 용기가 감동을 전한 애니메이션이었다. 이를 통하여 전작인 <겨울왕국1>을 뛰어넘는 속편임을 입증했기에, 이로 인한 재미 또한 남달랐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전적으로 본인의 취향에 입각한 것임을 밝힌다. 2편보다 1편을 더 좋아하는 관객들도 많고, 이 또한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호불호에 따른 의견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 와중에 확신할 수 있었던 건, 영화 <겨울왕국> 자체가 두 번 봐도 재밌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1편에 이어 2편도 자막과 더빙을 모두 섭렵하게 됐다. 특히, 더빙 버전의 노래를 지난 번에 이어서 이번에도 뮤지컬 배우들이 열창했음을 알게 돼 안 보고 넘어가는 일이 더 힘들게 느껴졌다. 참고로 엘사의 노래는 박혜나, 크리스토프의 노래는 정상윤이 소화하며 반가움을 전했다.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환상적인 넘버의 향연과 화려한 영상미가 돋보였던 음악영화 <겨울왕국2>는 캐릭터의 움직임과 표정을 포함, 자연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그 속에 존재하는 생명체의 디테일마저 완벽하게 표현해내 입이 쩍 벌어졌다. 



그중에서도, 앞서 언급한대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영상의 매력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이와 함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해 나감으로써 각자의 자리를 찾아 나가는 자매의 모습도 눈부셨다. 엘사가 곁을 맴도는 목소리의 정체를 확인하고자 내딛었던 발걸음에 힘입어 두려움을 극복하고 모험을 통하여 자신의 역할을 받아들임에 따라 안나 역시도 주어진 사명을 다하게 돼 기대 이상의 멋진 결말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두나 왕비가 안나와 엘사에게 들려주었던 자장가 'All Is Found'는 <겨울왕국2>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마법의 숲으로 향하는 길을 밝혀주는 이정표와도 같았으며, 영화의 주요 내용을 담고 있는 곡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덕분에 엘사와 안나의 어린 시절을 다시 만나보게 돼서 이 점도 만족스러웠다. 어린 엘사 역으로 뮤지컬 마틸다에서 열연했던 설가은 배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도 흡족함을 전했다.



그리고, 엘사가 'Into the Unkown'을 부를 때 착용했던 드레스의 컬러감과 모양새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빨간 내복을 닮아 있어서 이 또한 인상적이었다. 영화관에서 내복 증정 이벤트까지 마련한 것이 키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곡은 자신에게만 들려오는 의문의 목소리를 향한 답을 찾겠다는 의지가 담긴 엘사의 솔로곡인데 강한 중독성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용기를 북돋아주는 힘을 지니고 있어 듣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났다. 아마 엘사 역시도 같은 기분을 경험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더빙 버전에선 이 노래를 '숨겨진 세상'이라는 제목과 우리말 가사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 기교 없이 쭉 뻗어나가는 박혜나 배우의 목소리가 황홀함을 경험하게 해줌으로써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리하여 마법의 숲으로 떠나는 여정에서 함께 하게 된 멤버는 엘사, 안나, 올라프, 크리스토프, 스벤까지 모두 다섯이었다. 자매를 중심으로 비롯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크리스토프의 비중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솔로 넘버 'Lost in the Woods'로 인하여 존재감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크리스토프의 역량을 최대한 선보이게 해준 장면은 뮤직비디오 한 편을 보는 것과 같은 분위기를 전해줘서 흥미로웠다. 자막으로 <겨울왕국2>를 볼 땐 살짝 당황스러운 감이 없지 않았으나 정상윤 배우 버전의 '숲에서 길을 잃다'는 친근하게 다가와서 귀를 기울이며 깊은 감상에 빠져들 수 있었다.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편안하게 넘버를 소화한 게 느껴져서 듣는 내내 행복했다. 노래에 동참한 스벤의 공로도 인정! 크리스토프와 스벤까지, 1인 2역의 목소리 열연도 압권이었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던 캐릭터 중의 하나로 도마뱀 브루니를 꼽을 수 있겠다. 작지만 강력한 불꽃을 만들어낼 줄 아는 불의 정령으로, 엘사와의 케미가 남달라서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번쩍 뜨였다.


마법의 숲에서 물, 불, 바람, 땅을 지배하는 정령의 힘을 바라봄에 따라 경이로움을 맞닥뜨릴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그렇게 자연의 위대함은 영화 속에서도 엄청난 파워를 선사했다. 



더불어 영화 <겨울왕국2> 속 최고의 명장면은, 'Show Yourself(보여줘)'와 함께 이루어지는 모든 순간이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성난 파도를 가로질러 바다에 몸을 맡긴 엘사가 물의 정령 녹스를 길들이는데 성공함으로써 앞으로 나아가며 드디어 만나게 된 미지의 세계 안에서 목소리의 정체와 본인의 자아를 깨닫게 되는 찰나의 연속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대단했다. 



보자마자 한눈에 반했던 장면이기도 한데 오직 엘사 혼자서 스스로 감당해내야만 하는 상황과 깨달음의 경지를 보여주는 과정이 그야말로 엄청났던 관계로,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니었다. 겨울왕국은 1편도, 2편도 엘사만으로 완성되는 작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야기의 완벽한 매듭이 지어지기 위해선 안나의 활약이 꼭 필요했다. 한 마디로 엘사는 일을 벌려놓는 장본인, 안나는 엘사가 벌린 일을 탁월하게 수습해 마무리 짓는 책임자와 같았다. 비유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근데 이 표현이 결코 틀린 소리는 아니라는 걸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알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결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엘사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자신이 해야 할 임무를 정확히 캐치하여 수행해 나가는 능력은 안나가 최고였다. 그런 의미에서 겨울왕국의 주인공은 엘사와 안나, 두 사람이 분명해 보였다.


덧붙여 겨울왕국의 마스코트 눈사람 올라프가 선보인 압도적인 존재감에 대한 이야기도 당연히 빼놓을 수 없다. <겨울왕국1>를 못 본 관객들을 위하여 압축해서 지난 줄거리를 짧고 굵게 요약해 설명해 나가던 장면은 특히나 명불허전이었다.  


뿐만 아니라 엔딩 크레딧 이후에 준비된 쿠키 영상에서도 올라프의 위대한 행보가 계속돼서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다. <겨울왕국2>에서 올라프 덕택에 많이 웃을 수 있어 이 역시도 즐거웠다. 



내가 본 <겨울왕국2> 자막과 더빙은 장단점이 명확하게 존재하는 같은 작품의 다른 버전이었다고 여겨진다. 번역만 놓고 따지자면 더빙이 자막에 비해 우세한 편이었지만, 캐릭터가 말을 할 때의 입모양에 있어 더빙판은 예상보다 안 맞는 장면이 많아서 아쉬웠다. 어쩔 수 없는 거라는 걸 알면서도, 조금 더 보완이 됐으면 어땠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대신, 넘버를 소화한 주인공들의 가창력은 자막판과 더빙판 모두 만족스러웠다. 자막과 더빙을 모두 관람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배우들 노래 들으려고. 그리고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아 보는 내내 신났다.


쿠키 영상을 보기 위해선 길고 긴 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자막판과 달리 더빙판은 안 보고 자리를 떠나는 관객들이 많아서 내가 괜히 더 안타깝고 그랬다.  



마지막으로 시즌1, 2에 이어서 3편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제부터는 설레는 마음으로 <겨울왕국3>를 기다려 보려고 한다. 전작 못지 않은 속편을 만들어 냈으니, 시즌3도 기대에 부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엘사, 안나가 존재하는 겨울왕국과 함께 겨울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한 요즘이다. 아렌델 왕국의 평화와 다섯 번째 정령을 만나러 가는 시간 속에서 안나의 용기와 엘사의 각성이 뜻깊은 한때를 선물해 줬기에 애니메이션을 보는 동안 느꼈던 감동을 오래도록 간직할 것이다. 


영화 <겨울왕국3>가 개봉하면 그때도 역시나, 잊지 않고 자막과 더빙판 모두 만나러 갈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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