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어촌편3, 셰프 에릭의 철학이 담긴 요리 실력에 반할 수 밖에

tvN 예능으로 만나볼 수 있었던 <삼시세끼 어촌편3>는 2016년 10월부터 12월까지 총12부작으로 방영되었으며, 냉장고와 가스레인지가 존재하지 않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급자족 어부 라이프를 통해 삼시세끼를 해결하는 세 사람의 모습을 맛깔나게 담아냄에 따라 놀라운 재미를 선사했다. 



이서진, 에릭, 윤균상이 출연해 삼형제 케미를 선보였던 <삼시세끼 어촌편3>는 어촌에서 직접 채취한 해산물과 텃밭에서 길러낸 채소들을 중심으로 하루 세 번의 식사를 만들어 먹는 것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이다. 삼시세끼 어촌편은 시즌4까지 방송을 마쳤는데, 그중에서도 에릭의 활약이 돋보인 시즌3가 기억에 남았다.


그룹 신화의 리더 에릭이 아닌 셰프로 변신한 에릭의 모습은 어떨까 궁금했는데, 기대 이상의 탁월한 요리 실력을 확인할 수 있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생각이 많고 속도가 느린 것이 문제였다. 요리를 단계별로 척척 해나가기까지의 과정이 예상보다 오래 걸려서 버퍼릭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을 정도로 말이다. 


어촌에서 아침, 점심, 저녁을 지어 먹는 것이 <삼시세끼 어촌편3>의 컨셉이었지만, 달팽이 요리사 에셰프의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 천천히 흘러가고 있음이 분명했다. 



근데 정말로 못하는 요리가 없어서 깜짝 놀랐다. 첫회부터 파김치를 능수능란하게 담그면서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 TV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로 시간이 흘러서 김치 메이커로 변신한 에릭이 어머니에게 전수받은 비법에 따라 배추김치와 깍두기를 동시에 담그며 김장을 완벽하게 해내던 장면도 멋졌다. 





세 사람이 머물게 된 곳은 득량도였고, 어촌에 왔으니 어부 라이프를 즐기기 위한 준비도 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리하여 시작된 배낚시에서의 수확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귱턴이 잡은 세 마리의 보리멸 덕택에 고픈 배를 조금이나마 채우게 돼 흥미진진했다.



밥 위에 각종 채소와 보리멸 두 점씩을 얹고, 쌈장과 초고추장 중에서 원하는 소스를 곁들여 먹게 된 보리멸 회덮밥은 나름대로 분위기 있는 선상 피크닉을 만끽하게 해주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배는 별로 안 불러 보였지만 뭐, 맛있으면 된 거겠지.  








그리고 마침내 셰프 에릭, 일명 에셰프의 느리지만 맛있는 요리가 제대로 빛을 발하게 된 사건은 <삼시세끼 어촌편3> 4회에서 전파를 탔다. 장장 7시간의 여정을 통해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뽐냈는데 셰프는 물론이고 보조 요원 둘, 촬영에 임하는 제작진까지 대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결론은 같다. 음식은, 맛있으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사실. 이로 인하여 새벽까지 고된 식사와 촬영이 이어졌지만 맛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테니 된 거다! 대신, 이날을 교훈 삼아 시간을 단축을 위해 시장에서 회 뜨는 법을 배우게 됐으니, 에릭의 요리 스킬은 한 단계 성장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이로 인해 5회에선 시간을 절약하면서 맛좋은 요리를 함께 하는데 성공했다. 어촌에서 촬영이 진행돼서 싱싱한 해산물을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에 시선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는데, 해물찜은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였다. 


문어 한 마리는 양이 많아 해물찜에 이어 숙회로도 같이 먹을 수 있어 이 또한 금상첨화로 보여졌다. 






관자삼합과 김치찌개를 만들어 먹던 <삼시세끼 어촌편3> 5회에선 파절이에 들어가는 파채를 다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유용한 방법이라고 여겨져 저장을 해뒀다. 대파의 가운데를 자르고 심지 부분을 제거한 뒤에 대파를 돌돌 말아 채를 썰어주면 파채가 금방 생성되는 것이 신기했다.


파의 파란 부분도 방식은 같고, 넓게 펼친 대파를 여럿 포개서 돌돌 말아 썰어주게 되면 끝! 친구가 알려준 거라고 하는데 굉장히 실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농어가 많이 잡힌 날은 상에 두툼한 농어회와 맛있게 구워진 농어구이, 얼큰 개운한 농어 매운탕이 상에 올라 특별한 농어 파티를 마주할 수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다 맛있어 보였지만 농어구이의 맛에 가장 구미가 당기는 찰나였다. 




함께 한 멤버들의 계속된 칭찬은 깨끗하고 건강한 맛을 찾아 요리를 시작하게 된 에릭의 마음에 따뜻하게 스며들었고, 그렇게 셋은 하루를 정리하며 또다시 펼쳐질 득량도에서의 어부 라이프를 위한 굳은 다짐과 식사 메뉴 선정에 힘썼을 것이다. 





<삼시세끼 어촌편3>를 통해 대거 방출된 에셰프의 요리 꿀팁도 기억해 뒀다가 써먹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실패 확률이 적은 다시마 육수의 활용,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고 시원한 국물 맛을 내고자 농어 매운탕에 넣어준 국간장, 튀김반죽을 만들 때 전분에 식용유를 섞으면 더 바삭한 식감을 낼 수 있다는 점도 그런 의미에서 잊지 말아야겠다.



덧붙여, 계량을 하지 않고 계속 맛을 보면서 필요한 부분을 보충하는 개성 넘치는 스타일과 건강한 맛을 추구하는 자신만의 철학이 어우러짐으로써 에릭의 요리가 더욱 빛났다. 이러한 이유로, 육수를 내는데 오랜 시간 정성을 들이던 모습엔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급기야 치킨무까지 초스피드로 뚝딱 만들어내는데, 입이 딱 벌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철판 닭갈비와 치킨무의 궁합은 안 봐도 찰떡궁합이었을 텐데, 한상 차려놓고 먹는 걸 보니 진짜 제대로더라. 


보는 것만으로도 배고파지는 프로그램이지만 자급자족 어부 라이프를 통해 이루어진 보상이었으므로, 그들은 그 시간을 온전히 누릴 가치가 있었다. 



이와 더불어 에릭은 요리하는 즐거움과 먹는 즐거움은 물론이고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들로 인한 기쁨까지 일석삼조의 행복을 누렸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문정혁의 또다른 매력을 확인하게 해주었던 <삼시세끼 어촌편3>의 재미는 그로 인해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득량도에서의 삶은 마무리가 됐지만, 에셰프의 맹활약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거다. 조금 느려도 괜찮았던, 진정한 삼시세끼의 시간을 보여줬던 환상적인 요리의 향연은 오직 에릭이라서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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