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네 민박 시즌1,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을 전해 준 예능

2017년 6월 첫회를 시작해 매주 일요일마다 힐링을 선물했던 JTBC 주말 예능 <효리네 민박>이 14부로 종영됐다. 효리, 상순 부부가 함께 머무는 공간을 민박집으로 활용해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손님들과 함께 하며 많은 공감을 전해준 프로그램은 직원으로 합류한 아이유 이지은으로 인해 3인 완전체 구조를 선보이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효리네 민박 속에는 회장 이효리, 사장 이상순, 직원 아이유의 모습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방송 활동을 해 온 선배 가수와 현재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후배 가수의 진심 어린 소통이 존재했고, 음악적 교감을 나누는 것이 가능한 뮤지션이 있어 즉흥적으로 탄생한 멜로디에 가사를 붙여 곡을 만들어냄으로써 환상의 조합을 눈 앞에서 만날 수 있게 해주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 또한 존재하는 법이라고 했던가. 2회를 연장했지만 생각보다 작별의 시간은 빠르게 다가왔고, 마지막 손님이 떠난 후 남겨진 세 사람의 허탈함은 방송의 한 장면 속에서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로 인한 아쉬움이 더해질 수 밖에 없었다. 



이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이 아니었다면 민박집 주인과 직원, 손님의 관계로도 절대로 만나지 못했을 시간들이기에 더없이 소중하고 가치 있을 뿐만 아니라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게 될 것임을 그들도 예감했을 것이다. 언제 다시 보게 될지 기약할 수 없으므로, 체크아웃을 하는 이들에게 "행복해!"와 "잘 살아."라는 말로 다음을 기대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해 보였다.  






눈물을 보이려는 아이유를 쿨하게 보내기 위해 효리와 상순은 손님들이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와 헤어질 준비를 했다. 효리네 민박의 영업은 이미 종료됐고, 굳이 오래 시간을 끌 필요는 없었으니 현명한 선택임이 분명했다. 아쉬움이 커지는 것을 막는 최후의 수단이었음은 물론이고 말이다.


그렇게 눈물을 감추게 된 아이유로 인해 나 역시도 담백하게 방송과 작별할 수 있었다.




그렇게 서로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으로 마지막 인사를 나누던 세 사람. 그 어느 때보다 쿨한 작별이었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헤어짐이 아니었나 싶다. 다음에 꼭 놀라오라는 말을 건네던 부부에게서 느껴지던 온기는 민박이 운영되는 동안 아이유에게로 향하던 애정 어린 모습들이 진심이었음을 깨닫게 해주기도 했다.






헐렁헐렁하게 다니던 아이유가 달려 나가겠다니까 민박집 회장과 사장이 기운을 북돋아줬고, 이로 인해 "이얍!"이라는 감탄사를 외치며 뛰어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부부의 말처럼 정말 안 어울렸다. 근데 그게 또 귀여워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20대의 삶과 친구 대신 톱가수의 인생과 많은 돈을 손에 쥔 효리는 그로 인해 가질 수 없었던 평범한 일상을 안타깝게 여겼고, 그녀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듯이 크게 다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아이유를 보면서도 마음이 찡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가요계 선후배의 색다른 만남이 정말 좋았다.



우리의 현실과 같지 않아 부러우면서도 안쓰러움을 전해주는 연예인의 생애가 실감나 여러가지 감정이 한차례 심신을 휩쓸고 지나가기도 했다. 그런 그들에게도 이 프로그램이 쉼이 되어주었기를 바란다.


기억에 남는 손님들이 많았고, 세 사람이 다독여주던 위로의 말도 남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았다. 다른 예능과 달리 교감의 온도가 잘 맞아 떨어져서 가끔씩 생각날 듯 하다. 제주도의 명소 또한 눈에 들어왔으므로, 다음에 제주여행을 떠난다면 들러볼 예정이다. 





함께 있는 동안 솔직하게 자신의 말을 전했던 효리와 상순 대신, 아이유는 편지를 통해 마음을 알렸다. 그녀가 떠난 후 눈가에 맺힌 눈물을 그런 이유로 더 소중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방송에서 보여준 효리와 상순의 알콩달콩한 신혼생활도 시청자들의 워너비로 자리잡았는데, 각기 다른 성향의 둘이 만남으로써 조화로운 상생 그 이상의 풍요로운 삶이 이어지는 것이 보기 좋았다. 그들처럼 아름답게 또 함께 나이 먹어갈 누군가가 있다면 그 또한 행운이 아닐까 싶었다. 


집을 떠나지 않고 상순과 함께 하고자 효리가 기획한 뜻깊은 프로그램의 성공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감동과 따뜻함을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뿐만 아니라 인기에 힘입어 2018년 올해 <효리네 민박> 시즌2를 만나볼 수 있었던 시간도 즐거웠다. 덕분에 <효리네 민박> 시즌1이 된 2017년 방송과 시즌2 모두를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듯 하다. 



<효리네 민박>의 영업은 종료됐지만, 방송으로나마 함께 한 시간들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겠지. 직접 그곳에 있었던 이들이라면 그러한 감정이 더 클테고.


보는 것만으로도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 <효리네 민박>이었다.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더없이 좋았다. 앞으로도 그렇게 행복한 효리 상순 부부로, 멋진 솔로 가수 아이유로 살아가기를. 나도 지금보다 더 즐겁게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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