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비스티 :: 주노 전캐가 포함된 자넷 관람 공연 후기
뮤지컬 <비스티>가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개막했다. 링크아트센터 페이코홀에서 포문을 열었던 지난 시즌 공연보다 규모가 아담해졌는데, 덕택에 클럽 개츠비와 잘 어울리는 공간을 골랐다는 생각이 들어 납득이 갔다. 페이코홀 시절의 비스티를 보면서 5인극을 올리기에는 공연장의 사이즈가 다소 크다는 생각이 내심 들었던 것이다.
그 속에서 플앱 비지정석 특가 할인이 진행됨에 따라 이 기간을 중심으로 보다 저렴한 가격에 뮤지컬 <비스티>를 빠르게 자넷까지 관람하게 된 만큼, 오늘은 이와 관련된 공연 후기를 써내려가 볼까 한다. 기존캐와 뉴캐가 한데 어우러지면서 맞닥뜨리게 해준 각기 다른 페어의 장단점이 눈여겨 볼만 했다. 다만, 쿼드 캐스팅으로 구성되어 원하는 조합을 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함정이다.

이번에 선택한 뮤지컬 <비스티> 자첫 페어는 위와 같았다. 다섯 배우 중에서 초렉스와 서형승우가 뉴캐스트였는데, 그로 인하여 안정적인 페어합이 눈여겨 볼만 했다. 관람하는 동안 인상적이었던 순간이 여럿 있었다. 그중에서도 내가 잘못한 거라고 힘겹게 읊조리던 빵마담을 향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라며 눈물 흘리던 풍래주노, 덕택에 재현에 대한 주노의 깊은 진심이 전해져 와 나 역시도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재현과 주노 못지 않게 알렉스와 민혁의 돈독함도 도드라졌다. 아름다운 밤이여 넘버에 곁들여지는 안무가 조금 더 격렬하게 바뀐 것이 놀라웠지만, 초렉스와 반민혁 모두 멋진 몸놀림으로 탁월한 소화력을 선보여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날의 키맨과 다름 없었던 인물은 뜻밖에도 서형승우였다. 서형승우 같은 경우에는 아예 배우 자체를 처음 보는 거라 궁금증이 앞섰는데, 빵마담과의 식빵 케미가 남달라 눈이 번쩍 뜨였다. 빵마담을 위하여 서형승우가 사비로 준비해 온 마가린, 햄, 토스터기의 존재감이 어마어마했다. 내가 보기 전에 있었던 둘의 비스티 공연을 본 친구가 빵마담과 서형승우의 대화 중 위에 언급된 식재료가 등장했음을 밝히며 귀추가 주목된다는 말을 들려줬는데, 막상 눈 앞에 현실로 펼쳐지자 놀라움이 커졌다.
특히, 회차 사이에 텀이 있어서 이걸 어떻게 풀어나갈까 궁금했는데 빵마담이 꿈에 주인공으로 나와서 햄을 얘기했다는 사실을 피력, 이를 포함한 재료 준비에 정성을 기울였음을 알려줘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딸기잼도 새걸로 사와서 뜯을 때 나는 뻥소리의 경쾌함부터 빵마담의 입가에는 미소가 걸렸고, 건강한 햄의 존재감도 마찬가지였다. 마가린은 라이터로 불을 켜서 녹여봤으나 시간이 필요해서 빵마담이 포기하려 했는데, 서형승우가 선반에 미리 넣어두었던 토스터기를 선보여서 맛있는 샌드위치를 완성시키는데 성공했다.
덕택에 빵마담이 서형승우의 성의에 감격하여 무대 바깥에 자리잡은 주방이모의 도움으로 45초 동안 구워 바삭하게 익은 빵 아래서 따뜻하게 녹은 마가린을 필두로 딸기잼, 치즈, 햄이 들어간 토스트가 완성돼 웃겼다. 45초를 기다리며 노래를 시키자 무언가를 열창하던 서형승우의 열정도 대단했다. 빵마담을 예뻐했던 성태승우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나타난 서형승우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래서 이를 중심으로 서형승우의 연기는 흡족함을 확인하게 도왔으나 넘버는 부족한 감이 있었다. 저음은 좋은데 고음은 힘들어 보여서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잘 된다면 좋겠다.

다음에 마주하게 된 페어는 이랬다. 꽃마담은 다소 냉정한 스타일이었는데, 주완주노의 재현에 대한 애정이 도드라져 이로 인한 둘의 호흡이 잘 어울렸다. 여전히 속 터지게 만들던 상훈알렉스, 능수능란하게 클럽 개츠비에 물들며 차기 마담으로 거듭나던 훈승우, 예상을 뛰어넘는 끼를 보유한 정혁민혁의 합이 관심을 집중시켰다.
매체에서만 보던 주완주노를 무대에서 만나게 될 줄은 미처 몰랐으나 이제는 꽤 많은 경력을 지닌 뮤지컬 배우가 되었으니 앞으로도 기대를 해본다. 연기력은 역시나 출중했고, 노래는 연기에 비해 아쉬운 편이었지만 주노 캐릭터와는 잘 어울렸다. 민혁이가 손에 쥐었던 칼의 지문을 옷으로 지워주던 모습도 눈여겨 볼만 했다. 이로써 재현과 민혁에게로 향하는 마음을 제대로 확인하게 해줘 뜻깊었다.
이날 본 조합도 뉴캐스트는 주완주노와 정혁민혁 둘 뿐이었다. 근데 정혁민혁이 정말 날아다녀서 탄성을 내뱉는 일이 많았다. 쓰레기 양아치 캐릭터에 완벽히 스며든 정혁민혁의 호연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몸도 잘 쓰고, 노래도 잘하고, 순발력도 뛰어나서 싱크로율이 완벽했음을 인정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꽃마담과 민혁의 대립씬이 그야말로 날렵하기 그지 없어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뮤지컬 <비스티> 세 번째 관람에선 한국주노만 자첫이었다. 한국주노는 가창력과 피지컬은 괜찮았으나 클럽 개츠비에서 마담과 동생들 사이를 오가는 중간 역할을 해나가는데 있어 존재감이 아직은 부족해 보인 것이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로 보여졌다. 여태껏 맡았던 배역과는 아무래도 갭이 상당한 것이 원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다시 만난 서형승우와 꽃마담의 케미도 훌륭했다. 클럽 개츠비를 통하여 한층 더 흑화되며 욕설을 지껄이는 등의 면모가 돋보였다. 그중에서도 알렉스에게 나는 형이 어중간해서 좋다는 말을 할 때는 깜짝 놀라고야 말았다.
꽃마담이 계약서라며 담배 넣은 양주를 건넸고, 서형승우는 곧바로 받아서 남김없이 마셨다. 그리고 꽃마담이 사라진 자리에서 종이 뭉치를 박박 찢었는데 그거야말로 꽃마담이 과거에 승우의 아버지에게 빚을 지게 하며 거래를 위해 작성한 진짜 계약서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정혁민혁의 솔로곡인 굿바이 개츠비는 언제 들어도 참 시원했다.

드디어 뮤지컬 <비스티> 자넷 관람 공연 후기에 다다랐다. 빵마담과 정민주노, 두 사람은 지금까지 쭈욱 함께 호흡을 맞춰 왔던지라 보는 내내 안정감을 심어주고도 남았다. 단, 이날의 빵마담은 유독 심기가 불편해서 위기감을 조성하며 개츠비를 들쑤셔놨는데 이런 일은 꽤나 오랜만이었어서 신선한 자극을 전해주었다. 게다가 태현승우는 빵마담에게 가시처럼 걸리적거리는 느낌이라 긴장감이 감도는 걸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허나 이날은 공연 후 스페셜 커튼콜이 펼쳐지는 날이었으나 공연 중 소파 의자가 부러졌고, 커튼콜 후 준비하는 시간 동안에 이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꽤나 지체되어 안절부절 못했음을 이야기하고 넘어간다. 8시 공연에 러닝타임은 130분이고 스콜까지 하면 공연장 나와서 대중교통 타고 돌아가기가 빠듯한데, 무대에서 소파 다리를 고치기 시작하여 기계로 인해 드르륵 거리는 소리와 반짝이는 불빛을 보고 있자니 고개를 절로 내젓게 될 때가 있었다.
어쨌거나 무사히 뮤지컬 <비스티> 자넷을 함으로써 주노 전캐스트 관람을 완료한 공연 후기는 이쯤에서 마무리한다. 박스마다 뚜렷한 개성이 넘치는 페어들이 눈에 띄는 것은 흥미로우나 떼창에서의 화음은 과거의 그리움을 불러 일으키며 일희일비하게 도왔던 공연이었다. 전캐를 찍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몇 번 더 보면서 마음에 쏙 드는 조합을 찾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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