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차미 ::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일깨워 준 유쾌한 힐링극 (해일리, 박새힘, 조환지, 서동진)

 

뮤지컬 <차미>는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일깨워 준 유쾌한 힐링극으로, 보는 내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매력이 남다른 공연이었다. 차미호의 현실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 준비생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청춘 그 자체였지만, SNS에서 만큼은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완벽한 존재감을 보유한 차미로 또다른 자아를 통해 대리만족을 누리며 하루하루를 버텨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SNS에만 존재하던 가상 자아 차미가 미호의 눈 앞에 나타나 진짜 자신을 대신하게 되면서 일상이 흥미로워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로 인하여 현재의 삶을 위협받게 되자 미호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오랜 친구 김고대와 미호의 짝사랑 상대 오진혁마저 미호와 차미의 관계를 눈치채고야 마는데......!!!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가 인기를 끌면서 가상 세계 속의 새로운 나를 꾸며 뽐내는 일이 낯설지 않아진 요즘, 이러한 트렌드가 반영된 뮤지컬 <차미>를 보는 내내 공감대가 형성되는 순간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나로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용기를 북돋아주는 내용이었기에, 많은 위로가 됐다. 

 

그런 의미에서 자존감 회복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뮤지컬 <차미> 관람을 권한다. 시간은 조금 걸릴지 몰라도, 결국에는 스스로가 제일 반짝반짝 빛나는 찰나를 마주하며 차미처럼 살아갈 힘을 낼 수 있을 거라고 믿으니까. 

 

 

내가 뮤지컬 <차미>를 본 날의 캐스트는 이랬다. 해일리 미호, 새힘 차미, 환지 고대, 동진 진혁 페어의 조합이 기대이상으로 재밌어서 깔깔거리며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해일리 미호는 공연 초반에 안경을 착용하고 나오다가 차미로 인해 변화를 맞이하며 안경을 벗고 조금씩 자신감을 발현하는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포착돼 인상깊었다. 키가 크고 피지컬이 좋은 최장신 미호를 보는 즐거움도 쏠쏠했음은 물론이다. 게다가 차미의 말처럼 인형처럼 생긴 얼굴도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소심한 와중에 굳은 심지가 돋보이던 호연과 맑은 목소리로 열창하는 넘버 소화력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새힘 차미는 SNS에서 나와 첫 등장하는 순간 맞닥뜨리게 해준 걸음걸이부터 예사롭지 않은 것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됴각됴각"이라는 대사를 더한 것이 유머 포인트로 작용해서 폭소를 만발하게 되기 일쑤였다. 미호를 아끼는 다정함을 필두로 진혁과는 티격태격하며 각기 다른 케미를 선보이는 점이 감탄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미호와 고대가 함께 할 때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다가 주변을 맴돌던 날벌레까지 잡아주며 미소짓던 표정도 기억에 남았다. 차미가 언제 어디서든 미호를 아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환지 고대는 연기와 노래의 밸런스가 잘 맞아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강점이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랩 실력도 출중한 것이 귀에 콕 박혀서 놀라움을 자아냈다. 차미를 응원하며 곁에 있어주는 든든함이 멋졌다. 

 

동진 진혁은 차미로 인하여 레진혁이 되었는데 이 역할에 충실하다 못해 심취한 한때가 보기 좋았다. 차미의 말에 따르자면, 진혁은 이랬다. "선배는 '레'예요. 도를 지나 미치기 직전이라." 본인을 '레'라고 지칭하던 순간, 차미와의 몸싸움은 물론이고 새힘 차미의 됴각됴각을 따라하던 장면도 웃겼다. 몸도 잘 써서 안무를 소화할 때마다 눈길이 절로 갔다.

 

 

이날 만난 뮤지컬 <차미> 속 배우들의 활약이 너무나도 취향이라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이 막바지에 다다라서 그런지 몰라도, 페어합이 찰져서 만족스러움이 컸다. 특히, 새힘 차미가 기존에 봐왔던 차미들과 전혀 다른 디테일을 탄생시켜 구축한 캐릭터의 묘미가 대단했다.

 

넘버도 좋은 게 많아서 재관람 혜택으로 실황 OST를 주면 좋았을 텐데, 미니 OST 증정 기간이 전부라 조금 아쉽긴 하다. 그래도 라이브로 신나는 공연을 봤으니 되었다. 

 

공연 기간이 얼마 안 남아서 전캐스트를 못 보는 게 좀 아쉽지만, 이 페어를 만날 수 있었던 건 정말로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조금 지쳐 있었는데, 공연 덕택에 나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해 보기로 했으니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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