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 대학로 밥집 에머이에서 매운 쌀국수의 매콤함과 볶음밥의 고소함에 푹 빠진 날

 

에머이는 베트남 쌀국수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는데, 내가 자주 방문하는 지점은 혜화역 2번 출구 밥집 중 하나인 에머이 대학로점이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주문한 메뉴가 매우 빠른 속도로 테이블에 등장한다는 거다. 그래서 공연 관람 전, 시간이 촉박할 때 식사를 해치우기에 적합한 식당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친구랑 둘이서 에머이에 발을 들이면, 매번 양지 쌀국수에 분짜를 시키는 게 다반사였다. 하지만 이날은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고파서 여태껏 안 먹어 본 음식으로 선택을 해봤다. 그로 인해 만나 본 먹거리는 매운 쌀국수와 볶음밥이었다. 

 

 

테이블에 제일 먼저 모습을 드러낸 건, 에머이 기본반찬 2종인 잘게 썬 고추와 단무지였다. 고추는 매운 맛이 더 필요할 때 쌀국수에 넣으면 되고, 단무지는 메인 메뉴에 곁들이면 안성맞춤이었다. 

 

 

매운 쌀국수는 소고기양지, 새우, 홍합, 청경채, 목이버섯, 새송이버섯, 피쉬볼, 라임, 숙주 등이 넉넉하게 들어감과 동시에 빨간 국물이 시선을 사로잡는 한 그릇이었다. 가격은 13,500원이었고 베스트 메뉴라고 표기되어 있어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이번 기회에 맛보게 돼 기뻤다. 

 

 

메뉴 이름 옆에 고추 그림 2개가 포함된 것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실제로 매운 쌀국수는 국물이 꽤나 매콤한 편에 속했다. 근데 은근한 중독성이 존재해서 입을 멈추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식재료가 접시 안에 전부 들어가 있어 만족스러웠다. 

 

 

에머이 대학로점의 매운 쌀국수는 쌀국수면만 먹으면 매운 정도가 크게 와닿지 않았으므로, 이왕 먹기로 결심했다면 국물을 살짝 곁들여 섭취할 것을 권한다. 적당히 얼큰한데 그렇다고 해서 자꾸 먹다 보면 한 번에 매운 맛이 확 올라오니까 이 점은 주의를 해야겠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친구의 취향에 특히 잘 맞았다고 해서 시키길 잘했다 싶었다.

 

국물 외에 부드러운 피쉬볼과 새우, 아삭하게 씹히는 청경채와 버섯의 어우러짐이 마음에 들었다. 쌀국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재료로 유명한 숙주도 곁에서 감칠맛을 더했음을 인정한다. 

 

 

매운 쌀국수와 같이 먹었던 메뉴는 볶음밥으로 가격은 10,900원이었다. 볶음밥에는 오이 2개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었고, 다진 채소와 쪽파와 새우를 넣은 계란볶음밥의 일종으로 추정됐다. 

 

 

기름에 볶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던 볶음밥은 매운 쌀국수의 맛을 중화시키며 입을 즐겁게 만들었다. 쌀국수가 아닌 볶음밥도 맛이 좋다는 것을 새로이 알게 돼 기뻤다.  

 

 

볶음밥에는 국물 한 접시가 따라 나왔는데, 쌀국수 국물에 가까웠다. 근데 파를 제외하고는 쌀국수면과 다른 재료가 들어가지 않아서 쌀국수 국물로 먹었을 때보다 짠 맛이 좀 더 강했다.

 

대신에 국물의 풍미는 조금 더 깊은 편이었다.

 

 

혜화역 대학로 밥집 에머이에서 매운 쌀국수의 매콤함과 볶음밥의 고소함에 푹 빠졌던 날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무리를 해보려고 한다. 매운 쌀국수가 많이 매울까봐 볶음밥을 같이 고른 거였고, 이는 탁월한 선택과 다름 없었다.

 

그리고 메뉴가 나온 속도가 굉장했음을 언급하고 넘어간다. 내가 자리에 앉아 뭘 먹을지를 결정해 주문한 뒤에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음식이 먼저 나왔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걸어오던 친구보다 식사가 만들어지는 게 간발의 차로 빨랐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대학로에서 베트남 쌀국수가 먹고플 때, 공연 전에 빠른 한끼 해결이 간절해질 땐 에머이 대학로점으로 와도 괜찮겠다. 혼밥도 가능하니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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