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이 된 가을의 여정이 담긴 청소년 판타지 소설 <오백 년째 열다섯3 : 두 개의 구슬>

 

청소년 판타지 소설로 대대적인 인기를 끌어모으고 있는 최혜정의 작품 <오백 년째 열다섯>이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오며 관심을 사로잡아 이번에도 역시나 손에 꼭 쥐게 되었다. 1권을 제외하고는 2권은 '구슬의 무게', 가장 최근에 발매된 3권은 '두 개의 구슬'이라는 부제가 덧붙여짐으로써 이에 걸맞는 스토리 전개를 확인하는 일이 어렵지 않아 흥미로웠다.

 

 

이로써 마주하게 된 소설 <오백 년째 열다섯3: 두 개의 구슬>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신우와 함께 고등학교에 진학한 주인공 가을의 여정을 중심으로 새로운 에피소드가 펼쳐지는 것이 풍성한 읽을거리를 자랑하고도 남았다. 최초의 구슬을 가진 가을은 구슬 전쟁을 치르고 난 뒤, 야호족(여우)과 호랑족(호랑이)을 통합한 야호랑의 리더 원호가 되어 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고군분투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가을처럼 최초의 구슬을 보유한 웅녀의 동생이자 유일한 웅족 진이 등장함으로 말미암아 놀라운 사건이 벌어진다. 최초의 구슬로 죽은 이를 살릴 수 있다는 말을 전해듣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하여 가을은 자신에게 최초의 구슬을 건네주고 세상을 떠난 령을 살리기 위하여 진으로부터 구슬을 몸에서 빼내는 훈련을 받기에 이른다. 

 

야호랑과 인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애쓰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이 맞닥뜨리게 된 웅족과의 한때를 바탕으로 발생된 사건사고는 가을이 거머쥔 원호라는 자리의 무게감을 일깨워줌과 동시에 리더십의 필요성을 절절히 실감하게 도우며 몰입감을 극대화시켰다. 반면, 가을과 신우 사이에 령의 동생 휴가 나타남으로써 뜻밖의 삼각관계를 접할 수 있었던 건 10대 청춘의 풋풋한 로맨스물을 떠올리게 만들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가을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된 호랑족 유정의 존재감도 대단했다.

 

 

인간인 신우와 달리 둔갑술로 열여섯이 된 가을은 이에 따른 고민도 상당했는데, 그래도 곁에 든든한 조력자가 있어 다행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신우가 가을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점도 서로의 사랑을 공고히 해주는 매개체와 다름 없어 보여 안심이 됐다.

 

후속작이 거듭될수록 다양한 등장인물이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오백 년째 열다섯>만의 세계관이 확장되는 걸 느낄 수 있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순간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 만나 본 3편은 아무래도 1, 2편에 비하여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는 측면이 포착돼 아쉬움이 남았음을 밝힌다. 최초의 구슬과 관련된 설정은 꽤나 신선했지만 말이다. 

 

시리즈물로 계속 발매가 이루어지는 건 참 좋은데, 그 속에서 작품이 지닌 힘을 잃지 않고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키며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내용으로 나아가는 일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이 해결되어야만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니 끊임없는 연구가 필요할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군 신화와 우리의 옛 이야기로부터 비롯된 캐릭터의 매력이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으므로, 4권이 나온다면 역시나 놓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1권부터 순서대로 읽어야 비로소 내용이 이해가 되는 시리즈인 만큼, 순서대로 페이지를 넘기며 빠져들기를 바란다.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열다섯일 수 밖에 없는 가을의 영원한 삶이 선보이는 모험, 그 다음 얘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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