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령의 세계, 10대 마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판타지 청소년 소설을 만나다
최상희 소설 <마령의 세계>는 마녀의 딸로 태어난 10대 소녀 마령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킴으로써 흥미진진한 판타지 청소년 소설의 매력을 뽐냈다. 도시 외곽 부근에 집이 점점 드물어짐으로 말미암아 숲으로 연결되는 경계에서 동생 마루, 고양이 만옥이와 함께 살아가는 마령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외가 대대로 내려오는 낡디 낡은 집에서 매일 아침, 엄마로부터 전수받은 유일한 기술과 다름 없는 마법으로 방마다 결계를 치며 마귀를 붙잡아 두는 것이 마령의 하루 일과를 여는 시작과 다름 없다는 점이 놀라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다면, 나머지는 평범한 고등학생 그 자체였기에 흥미로움이 극대화되었다.
이와 함께 마령은 장기 동아리 회원으로써 여기에 소속된 친구들인 이랑, 묘주, 명리, 능이와 장기를 두며 돈독한 친분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삶의 즐거움 중 하나였다. 그런데 행복했던 순간도 잠시, 집 안에 갇혀 있던 괴물들이 결계를 뚫고 나오는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세상은 멸망에 가까워졌고 마루마저 위험에 처하고야 만다. 그로 인하여 마령은 세상과 더불어 마루를 구해내기 위한 특별한 모험 속으로 뛰어들며 몰입감을 집중시켰다.
그 속에서 마령 뿐만 아니라 마령의 네 친구들 역시도 인간이 아닌 이종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한층 더 재밌는 스토리가 전개돼 인상깊었다. 덕택에 다섯명 모두가 의기투합하여 위기를 헤쳐 나가려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감동을 자아냈다. 같은 목표로 나아가기 위한 갈등과 충돌은 필수였지만 말이다. 덧붙여 마녀로 거듭 성장하게 된 마령의 시간과 마령이 취미로 즐겼던 장기 대결의 순간이 눈 앞에 번갈아 나타나서 이를 지켜보는 즐거움이 쏠쏠했다. 마령이 장기동아리 회원인 이유가 있었다.
결론적으로 판타지 소설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장기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보기 좋은 소설이 바로 <마령의 세계>가 아닐까 싶다. 장기를 좋아하는 마녀의 한때가 색다른 읽을거리를 선사해 주었음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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