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나무의 여신,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녹나무의 파수꾼 후속작으로 만난 이야기의 뭉클함

 

소설 <녹나무의 여신>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 35주년을 기념하여 2020년에 출간이 이루어진 <녹나무의 파수꾼> 후속작으로써 그로부터 4년의 시간이 흐른 2024년에 세상에 공개되며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번 작품에서는 공장에서 물건을 훔치다 잡힌 레이토가 이모 치후네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한 뒤, 녹나문의 파수꾼이 되어 성실하게 살아가는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치후네는 레이토 엄마의 이복 자매다. 영험함이 깃든 녹나무를 관리하며 방문객의 기념을 위한 소임을 다하는 역할을 도맡아 함에 따라 가업을 이어오다 레이토를 월향신사의 관리인이자 녹나무의 파수꾼으로 임명하며 새로운 삶으로 이끈 장본인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헌데 현재는 경도 인지장애를 앓고 있어 기억을 놓치지 않으려 기록의 생활화를 통하여 일상을 유지하는 중이다.  

 

전편으로 마주했던 소설 <녹나무의 파수꾼>이 녹나무를 찾아와 기념을 통하여 희망과 기적을 바라는 사람들의 시간이 중심을 이루었던 반면, 최근에 맞닥뜨린 <녹나무의 여신>은 녹나무를 둘러싼 인물들이 특별한 인연으로 연결되며 펼쳐지는 스토리 전개가 흥미로움을 전했다. 

 

특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시집을 만들어 신사를 찾는 사람들에게 판매하기 위하여 레이토를 찾은 여고생 유키나와 치후네가 인지장애를 앓는 사람들의 모임인 인지증 카페에서 만난 그림 실력이 출중하지만 뇌종양을 앓는 모토야가 힘을 합쳐 동화책을 만들어 나가던 과정이 따뜻한 감동을 전하며 인상깊은 한때를 일깨웠다. 이에 앞서 발생한 뜻밖의 강도 사건은 추리적 요소를 더하며 호기심을 극대화시켰던 것도 사실이다.

 

 

녹나무와 관련된 판타지적 설정에 추리와 더불어 휴머니즘을 곁들임으로써 완성된 소설 <녹나무의 여신>은 심금을 울리는 매력이 남달랐다. 그중에서도 예념과 수념으로 구성된 녹나무의 기념으로 지칭된는 설정이 기발하게 여겨졌다. 초승달이 뜨는 초하루 무렵, 녹나무 안에 들어가 밀초에 불을 켜고 전하고픈 것을 염원하면 이것이 녹나무에 새겨지는데 이를 예념이라고 한다. 그 후로 시간이 흘러 보름달이 뜨는 날 밤, 예념한 사람과 혈연관계로 연결된 존재가 녹나무로 들어가 밀초에 불을 켜고 예념자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 그 염원이 전해져 온다고 한다. 이렇게 염원을 받는 것이 바로 수념이다. 

 

읽는 내내 따뜻함과 뭉클함이 더해졌던 <녹나무의 여신>은 나에게 있어 판타지 추리 휴머니즘 소설로 자리잡았다. 다양한 장르의 어우러짐이 꽤 괜찮았다. 근데 사실, <녹나무의 파수꾼> 후속작이 나올 거라는 예상은 못했어서 놀라움이 크긴 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작은 물론이고 여러 편의 시리즈물을 내놓는 작가로 유명한데, 그중에서 녹나무 시리즈는 대체적으로 평이한 편에 속하지 않나 싶다. 개인적인 취향을 담아 언급해 보는 서평의 결론은 이렇다.

 

일단 속편이 나왔기에 녹나무 시리즈도 계속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겠다는 추측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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