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인생이 점점 재밌어지네요, 스마트폰 게임 앱을 개발한 82세 할머니 마짱의 위풍당당 감동 에세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겁이 많아지고 두려움이 생겨나는 건 어쩔 수가 없나 보다. 이러한 이유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빈도가 예전보다 확연히 줄어들게 됐는데, 최근에 와카미야 마사코의 에세이 <나이 들수록 인생이 점점 재밌어지네요>를 읽으며 변화를 꿈꾸는 일이 가능해져 다행스러웠다. 참고로 마짱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것이 익숙한 저자는 2017년, 만 82세의 나이에 애플에서 개최하는 세계개발자회의에서 팀 쿡 CEO와 만남과 동시에 세계 최고령 앱 개발자 및 노인들의 스티브 잡스로 지칭되며 주목받았다. 

 

 

와카미야 마사코는 1935년 도쿄에서 태어나 60세까지 은행에서 근무하다 정년퇴직 후 어머니 돌보기와 수다 떨기, 둘 다를 하고 싶다는 간절함에 컴퓨터를 처음 구입한 것을 계기로 지금의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해서 감명깊었다. 시니어를 위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입 후 친구들을 사귀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패드, 엑셀 등을 활용하여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는 모습이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참고로 아이폰 게임 앱을 탄생시킨 82세 할머니로 관심을 집중시킨 마짱의 손에서 태어난 작품은 '히나단'으로, 여자아이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일본의 전통 축제 히나마쓰리에 쓰이는 제단으로부터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이 제단에 남자 인형 오비나와 여자 인형 메비나를 올바르게 배치하면 되는데, 시니어가 간단하게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의 전통문화를 녹여낸 게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라 보여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환갑이 넘어 컴퓨터를 산 뒤 3개월 간의 고군분투를 거쳐 설치 및 사용법에 적응을 마침에 따라 81세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마짱은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로, 100세 시대의 롤모델로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무엇이든 시작만 해도 성공이라며 실패는 없다는 한 문장이 심금을 울려서 감동을 자아낼 때가 있었음을 밝힌다. 덕분에 너무 늦은 때는 존재하지 않음을 새감 실감하게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와 함께 1년에 한 번씩 자유여행을 만끽하는데 해외여행에서의 일상회화 대부분을 구글 번역기로 해결하는 대담함도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CNN 취재에서 요청한 질문서 또한 구글 번역기를 활용했다고 해서 탄성을 내뱉게 되는 일이 있었다. 요즘은 한층 더 기술이 발달하여 구글 번역기의 기능이 업그레이드됐을 테니 이 점을 참고하여 여행을 계획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문득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마짱의 탁월한 능력이 뒷받침되었음을 인정한다. 그리하여 남다른 호기심과 추진력, 탁월한 순발력이 도드라지는 저자의 이야기가 읽는 내내 흥미로움을 전했다.  

 

 

마짱에게 있어 사랑은 단 한 번 뿐이었고, 그 이후로는 결혼하지 않고 비혼으로 쭉 살아왔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 했다. 최근에는 비혼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저자가 보낸 세월 속에선 흔치 않은 상황이었음이 분명하기에 이 부분도 인상깊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을 지속시킨 와카미야 마사코의 삶은 배울 점이 많아 보였다. 만 100세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보다 활발히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전진해 나가고 있다는 마짱의 현실을 응원한다. 

 

그 누구보다도 은퇴 후 빛나는 삶을 영위하고 있는 주인공의 여정이 녹아든 도서 <나이 들수록 인생이 점점 재밌어지네요>를 손에 쥘 수 있어 기뻤다. 인생은 역시 60세부터가 재밌다는 말을 한 권의 책 안에서 경험자의 입을 통해 듣게 되니 공감이 절로 되고도 남았다. 결혼으로 맺어진 동반자는 물론이고 자식과 손주 또한 곁에 없지만 외롭고 쓸쓸한 노년이 아닌 눈부시게 빛나는, 그래서 더욱 찬란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저자의 모습에 기운이 났다. 스마트폰 게임 앱을 개발한 82세 할머니 마짱의 위풍당당 감동 에세이의 매력이 대단했던 것이다. 

 

이제는 삶의 목표가 잘 늙는 법에 가까워진 만큼, 에세이 속 건강하고 멋진 할머니로 살아가고 있는 와마키야 마사코의 이야기가 읽는 족족 와닿았던 시간에 귀를 기울 수 있어 행복했다. 그러니 100세 시대 롤모델로 손색이 없었던 마짱을 기억하며 오늘도 힘차게 살아가 보려고 한다. 솔직히, 나이가 들수록 인생이 좀 더 재밌어진다는 건 맞는 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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