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력, 추리력을 상승시키는 주인공이 선사하는 기발한 명탐정 미스터리 모음집

신간 추리소설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킴으로써 덜컥 집어들게 된 한 권의 책이 기대 이상의 재미를 확인하게 해준 날을 추억하며 끄적여 보는 오늘의 도서 리뷰, 그 주인공은 바로 오야마 세이이치로의 <왓슨력>이다. 책표지를 둘러싼 레몬빛 컬러가 선보이는 산뜻함 속 세 글자로 이루어진 타이틀이 궁금증을 더해서 손에 쥐자마자 페이지를 넘기며 순식간에 읽어 나가는 것이 어렵지 않았던 작품이기도 했다.

 

 

소설 <왓슨력>은 경시청 수사 1과 형사인 와토 소지가 낯선 밀실에 감금된 상태에서 눈을 뜨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하여 와토는 탈출을 시도하다 지쳐 자신을 이렇게 만든 범인을 추리해 나가려 애썼고, 이러한 과정에서 본인이 쉬는 날 우연찮게 휘말려 들었던 사건을 하나 둘씩 머리 속에 떠올리며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 속으로 독자들을 안내했다. 

 

참고로 와토 소지에게는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이 존재했다. 수수께끼에 직면하는 순간, 본인에게 내재된 특수한 힘이 발동하며 일정한 거리 안에 있는 사람들의 추리력을 향상시키는 상황이 발생하니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와토는 이 능력에 왓슨력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셜록 홈즈가 친구인 왓슨과 수사에 동행했던 이유를 왓슨력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흥미감을 높였다.

 

왓슨력은 말 그대로 곁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서 당사자에게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점이 신선함을 전했다. 그런 의미에서 경찰로 일하며 접한 사건은 동료들 옆에서 왓슨력을 발휘한 게 전부라 원한을 사지 않을 수 있었으나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홀로 움직였던 날들은 예외에 해당함을 일깨워준 순간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음을 밝힌다. 와토의 능력을 알아차리고 나쁜 마음을 품은 누군가가 범인이라고 봐도 무방했으니까. 

 

이로써 와토가 회상하는 시간을 통하여 총 7가지의 사건을 각기 다른 장소에서 만나보는 일이 가능했다.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펜션, 정전된 갤러리, 폭풍우가 몰아치는 섬, 눈 쌓인 건축 현장,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여객기, 병원, 납치된 버스에서 벌어진 사건의 무게감이 남달랐다. 그 속에서 살인, 독살,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는 범죄 외에도 해답이 존재하지 않는 추리극 대본을 놓고 극단에 소속된 배우들이 결말을 이끌어내려 토론하며 명탐정으로 거듭나던 한때가 기억에 남았다. 

 

 

가끔씩은 엉뚱한 쪽으로 사람들의 추리력이 튀는 때도 없지 않았지만, 그조차도 올바른 방향을 발견하기 위한 디딤돌의 역할을 했다는 걸 알게 되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뿐만 아니라 범인으로 지목된 이들 역시도 저마다의 추리력을 마주하게 해줘서 혀를 내두르게 되는 일이 많았다.   

 

덧붙여 밀실에선 왓슨력이 필요가 없음으로 말미암아 추리에 심혈을 기울이며 답을 찾아나가던 와토의 고군분투 역시도 감명깊게 다가왔다. 그렇게 페이지를 넘기며 책의 내용에 몰입하는 동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와토에게는 형사를 직업으로 삼아 사건을 해결해 나갈수록 하나 둘씩 쌓여 나가는 경험이 왓슨력보다 훨씬 더 훌륭하고 탄탄한 기본기로 자리매김할 거라는 예감. 덕분에 마음 한 켠에 생각지 못한 흐뭇함이 더해졌다.

 

예상을 뛰어넘는 미스터리한 사건 안에서 발동되는 사람들의 기상천외한 추리력이 명탐정 셜록홈즈에 버금갈 정도로 어마어마해서 촘촘하게 이야기를 엮어낸 작가의 솜씨에 감탄하고 또 감탄하게 됐던 책이 바로 <왓슨력>이었다. 게다가 예기치 않았던 반전의 묘미 또한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어서 흡족했다. 

 

굉장히 오래간만에 만족스러운 미스터리 소설을 만나볼 수 있어 짜릿함이 밀려왔다. 덕분에 오아먀 세이이치로의 이름과 <왓슨력>이라고 지칭되는 책의 제목이 머리 속에 선명하게 각인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여기에 더해 와토의 능력을 눈치 챈 또다른 이가 건넨 뜻밖의 제안이 작품의 결말을 장식했으니, 이에 따른 후속편이 나와주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추리력을 상승시키는 주인공이 선사하는 기발한 명탐정 미스터리 모음집이 읽는 즐거움을 극대화시켰던 책이었다. 적당한 유머가 곁들여진 점도 작품의 매력 중 하나였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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