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비움의 미학을 알려준 책

에리카 라인의 <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는 '단순한 삶이 불러온 극적인 변화'가 부제인 자기계발서로, 비움의 미학을 알려준 책이었다. 특히,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친절한 안내서와 다름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중에서도 작가의 이야기가 단순히 필요없는 물건을 버리고 소비를 자제하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사람들 사이에서의 관계와 더불어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을 차곡차곡 정리해 나가며 주어진 시간 또한 허투루 낭비하지 않도록, 그리하여 최고의 미니멀리스트로 거듭나는 방법까지 일깨워주는 도서라 더욱 흥미로웠다.  



작가는 가장 중요한 것에 에너지를 쏟고 덜 중요한 것은 지워버리는, 오직 한 가지 기준만을 강조하며 비움의 미학을 실천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그로 인해서 삶의 우선순위를 재정비하게 도와줌과 동시에 단순함의 힘을 깨우치게 만들어 의미가 있었다.


게다가 단번에 모든 것을 비워내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때때로 실패도 하면서 실전의 경험을 통하여 변화하는 생의 즐거움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끔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점도 좋았다. 작가 본인의 경험담을 토대로 각 챕터에 걸맞는 조언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점도 만족스러웠다.



요즘 들어 미니멀리즘 열풍이 대단한데, 그렇다고 해서 집에 있는 물건을 무조건 버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했다. 대신, 정말 필요한 물건과 좋아하는 것 위주로 공간을 적당히 비우며 채워나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이와 함께 미니멀리스트로의 생활을 집이 아닌 회사에서 업무를 해나갈 때 적용함에 따라 복잡하고 불필요한 일을 줄여나가는 방법 역시도 마주하게 해줘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렇게 우리의 일상 자체에 미니멀 라이프를 대입하다 보면, 여유로운 시간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생활의 일환으로 충동구매가 줄어들게 돼 경제적으로 보다 풍족함을 누리는 일 또한 가능해진다. 인간 관계는 좁아질지언정,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들만 곁에 머물게 되니 쓸데없는 감정 소모를 하지 않아도 돼서 삶의 질 또한 향상될 것이 분명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작가는 TV와 SNS를 포함한 각종 매체 시청을 자제해 시시각각으로 우리를 찾아오는 무분별한 광고에서 벗어날 것을 권했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 충동구매 방지와 올바른 소비습관 정착에 유용함은 물론, 더 많은 시간을 우리가 원하는 곳에 쓸 수 있도록 도와주므로 매우 중요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2020년 현재는 TV를 안 보는 것보다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지 않는 일이 더 어렵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많은 시도와 도전이 필요해 보였다. 



처음에 책 제목만 봤을 땐 집 청소와 정리 위주의 얘기겠거니 싶었는데, 우리 삶 전체를 아우르는 비움의 미학을 맞닥뜨리게 돕는 반전이 곳곳에 즐비해서 읽는 내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들어서 방 청소를 꾸준히 해나가며 비워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버려야 할 것들이 많은 나에게 이 책은 공간과 함께 마음의 재정비를 위한 미니멀리즘까지 행동으로 옮기게 해줘서 큰 도움이 됐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미니멀 라이프의 중요성을 느끼는 중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지금까지 낭비한 시간에 대한 고찰에 이어 리빌딩이 마무리되면, 나를 위한 보상으로 예전보다 훨씬 더 가볍게 살고픈 마음이 간절해졌다. 


그러나 지나간 시간들이 전부 다 쓸데없지는 않았기에 무조건 낭비해 왔다고 생각하진 않을 거다. 그저 미니멀리스트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으로 여기면 되지 않을까 싶다. 


우연히 집어든 도서 한 권 덕택에 방구석에 모아둔, 잊고 있던 물건들이 하나 둘씩 머리 속에 떠올랐으니 이에 대한 비움부터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한다. 덧붙여 앞으로는 좀 더 단순하게 살며 몸과 마음을 비우고 건강하게, 그렇게 살아가기로 했다. 


책 제목처럼,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려고. 그것만으로도 더없이 충분한 나날들이 이어질 것임을 이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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