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일식집 이나니와 요스케의 냉우동, 온우동, 점심 한정 특선메뉴까지 맛보다
이나니와 요스케 시청점은 일본 3대 우동 중 하나로 유명한 이나니와 우동을 맛볼 수 있는 일식집이다. 시청역 1호선 6번 출구에서 매우 가깝고, 평일 점심시간에 맞춰 방문해서 웨이팅이 있긴 했지만 빠른 테이블 회전율 덕택에 금방 착석이 가능해 괜찮았다.
꽤 오래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음식점이었는데 친구와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이제서야 다녀올 수 있었다. 수요미식회에서 우동 맛집으로 방송을 탔을 뿐만 아니라 2018 미쉐린 빕 구르망으로 선정됐다는 점에서도 기대감이 컸다.
시청 근처에 회사가 많아서 직장인들이 식사를 위해 찾는 게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회전 속도가 남달랐던 시청역 일식집 이나니와 요스케였다. 특히 자가제면 방식을 활용함에 따라 우동면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전체가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이로 인한 면발의 강점이 있다고 해서 얼른 맛보고 싶어졌다.
우리가 갔던 시간대에는 런치 메뉴와 더불어 점심 한정 특선 메뉴까지 맛볼 수 있다고 해서 각각의 메뉴판에서 하나씩 골라 시켰다. 우동의 경우에는 면 추가를 반드시 처음 주문할 때 선택해서 이야기해 달라고 쓰여 있으니 이 점 또한 기억해야 하겠다. 우리는 따로 추가를 하진 않았다.
이나니와 요스케의 우동은 크게 차가운 우동인 세이로와 따뜻한 우동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친구는 차가운 메뉴를 골랐고, 면을 담가먹는 소스와 토핑에 따라 종류와 가격이 달라 고민하다가 두 가지 소스가 함께 나오는 걸로 결정해 다양한 맛을 즐겼다.
사진 속 한상 차림에서 왼쪽 상단에 자리잡은 소스는 세이로 간장 츠유와 세이로 참깨미소 츠유였다. 참깨미소 츠유 위의 접시에 담긴 파와 와사비는 간장 츠유 그릇에 넣어 먹으면 되는 거였다. 메인메뉴 외에 밥과 더불어 단무지, 오이절임도 같이 나왔다.
이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나 이나니와 요스케만의 우동면이었다. 기존에 먹어왔던 것과 다르게 우동 면발이 가느다란 점이 매우 인상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눈으로만 봐도 찰기가 제대로 느껴져서 맛을 보기 전부터 심장이 두근거렸다.
츠유에 담가 먹으니, 이나니와 우동면 특유의 쫄깃함과 탄력이 찰진 식감과 맛깔나게 어우러지며 입맛을 사로잡아 감탄이 절로 나왔다. 면발의 탱탱함 또한 최고였음은 물론이다. 이나니와 우동의 명성이 자자한 이유를 이를 통해 확인하게 돼 만족스러웠다.
다만, 간장 츠유가 예상 외로 많이 짰던 관계로 면을 살짝만 담가서 먹기 위해 노력했다. 반면에 참깨미소 츠유의 고소함은 입 안을 감싸며 개성을 뽐내 마음에 들었다. 두 가지를 모두 맛볼 수 있는 메뉴로 주문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
냉우동을 간장 츠유에 담가 먹기 전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건, 파와 와사비를 꼭 넣어줘야 한다는 점이다. 넣을 걸 넣지 않으면 마냥 짜기만 할 테니까. 사진은 먹기 전에 찍은 것이라 아무것도 넣지 않은 상태였음을 밝힌다. 츠유도 면과 같이 가격을 지불하고 추가 주문을 할 수 있게 구성된 점도 흥미로웠다.
차가운 우동(세이로)에 이어서 나온 음식은, 이나니와 요스케 점심 한정 특선 메뉴인 우나기보우스시 & 온우동 정식이다. 하루 10개 한정이라고 쓰여져 있어 기대하지 않았는데 품절이 아니라고 해서 냉큼 시켜봤다. 언제 또 올 수 있을지 몰랐기에 이왕이면 먹고 싶은 건 다 먹고 가야만 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보양식으로 이름난 장어로 만든 일본전통의 보우스시를 중심으로 온우동 중의 하나인 이나니와 카케우동과 오징어튀김(이까덴뿌라), 코바치(작은 사발에 담겨 나오는 음식), 샐러드, 단무지와 오이절임, 그리고 식사 후 디저트까지 만나볼 수 있어 알찬 메뉴 구성이었다. 가격은 25,000원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었으나 그에 걸맞는 한끼를 선보였기에 후회는 없었다.
샐러드로는 상추와 양배추, 당근, 오이를 포함한 채소와 방울토마토 반개에 소스를 뿌린 작은 접시가 등장해 눈에는 싱그러움을, 입에는 아삭함을 더하며 애피타이저로의 기능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소스 역시도 자극적이지 않아서 샐러드와 잘 어울렸다.
코바치는 일본어로 작은 사발을 의미하는 거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한정 메뉴에서 마주할 수 있었던 코바치는 이 음식이 아니었나 싶다.
작은 사발에 담겨 나온 메뉴였는데, 단호박과 팥을 포함한 재료들이 조화를 이룸에 따라 달콤함과 씹늣 맛이 더해져 매력적인 맛을 자랑했다.
다음으로, 이나니와 요스케가 선보인 오징어튀김(이까덴뿌라)의 특징으로는 부드러움을 꼽을 수 있겠다. 맑은 기름에서 튀겨냈음을 알게 해주는 비주얼이 좋았고, 질기지 않은 오징어의 식감과 적당히 바삭해 부드러운 식감까지 확인할 수 있게 도운 튀김옷의 콜라보레이션이 환상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튀김 소스에 찍어 먹음으로써 흡족함이 더해지는 메뉴이기도 했다. 튀김은 따로 시키지 않아 맛이 궁금했는데, 점심 한정 특선메뉴에서 만나볼 수 있어 기뻤다.
우나기 보우스시는 나오자마자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장어의 모습이 군침을 꿀꺽 삼키게 만들기 충분했다. 참고로 우나기는 장어를 의미하며 보우스시는 스시의 모양이 배를 닮아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확실히, 배 모양의 스시가 가지런히 담긴 모습을 보게 돼 재밌었다.
밥 위에 장어가 올라간 초밥의 맛은 친구와 나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할 정도로 좋았다. 특히 소스의 달짝지근함이 장어에 온전히 스며들어 감칠맛과 깊은 풍미가 입 안에 가득 퍼지는 것이 장점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스태미너에 좋다고 알려진 장어의 묘미를 오래간만에 확인할 수 있어 행복했다. 이날 정말 많이 돌아다녔는데 오래도록 배가 든든했으므로, 체력 보충에도 큰 역할을 해줬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카케우동은 따뜻한 우동 중에서 가장 기본에 해당하는 메뉴다. 이나니와 요스케의 카케우동은 우동 츠유와 가츠오부시, 다시마, 카에시를 사용해 매일 아침 정성껏 만든다고 메뉴판에 기록되어 있었다. 온우동 역시도 냉우동과 같은 얇은 면이 돋보이는 음식이었다.
한정 메뉴에 포함돼 나와서 그런지 몰라도, 메뉴판 사진에서 본 매화어묵 반개 대신에 동그란 오뎅 하나가 곁들여져 등장한 것도 눈여겨 볼만 했다. 잘게 썰린 파가 고명으로 올라간 점도 우동 한 그릇의 정갈함에 힘을 보탰다.
우동의 국물은 짭짤했는데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냉우동에 비해 면발의 쫄깃함은 덜했지만 온우동만의 따뜻함이 강점이라 절로 손이 갔다. 평소에도 냉우동보다 온우동이 취향이었던지라 이나니와 요스케에서도 마찬가지로, 카케우동의 맛에 푹 빠져들었다.
동그란 어묵도 기대 이상이었고, 앞서 언급한대로 국물이 좀 짜긴 했지만 면과 함께 먹을수록 진한 맛이 느껴져 음식으로 향하는 손을 멈출 수가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자 테이블에 놓인 디저트는, 망고 샤베트 아이스크림이었다. 사람은 둘인데 스푼은 하나 뿐이라서 요청을 하려던 찰나에 하나를 더 가져다 주셔서 맛있게 나눠 먹을 수 있었다. 조금 낡긴 했어도, 은은한 색감을 지닌 디저트 접시와 아이스크림의 모양이 잘 어울려서 보기만 해도 예뻤다.
맛도 최고였다. 달콤하고도 시원한 망고 샤베트 아이스크림이 진짜 맛있어서 순식간에 자취를 감춰 버리고야 말았다.
우리가 한창 식사를 즐기는 동안, 북적이던 가게 안에 한산함이 몰려와 그제서야 내부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신발을 벗어야 하지만 완전히 좌식 형태는 아니었던지라 다리를 편히 내리고 밥을 먹는 게 가능해 좋았다. 하이볼도 판매하는 게 보였지만 이제 막 일정이 시작된 상태라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냉우동, 온우동을 포함해 점심 한정 특선메뉴까지 전부 맛보게 돼 즐거웠던 시청역 밥집 이나니와 요스케에서의 시간이었다. 우리에겐 간장 츠유가 가장 짰고, 온우동의 국물이 그 뒤를 잇긴 했지만 짠 맛의 강도와 입맛에 따른 호불호는 각기 다를테니 이 점을 염두하고 주문하는 것이 좋겠다.
350년 전통이지만 일본식이라서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한다고 해도 짠 맛을 전부 덜어낼 수는 없었을 거다. 그런 의미에서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맛을 마주하게 돼 가보기를 잘했다 싶었다. 우동집이라서 우동을 주문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 짠 맛을 중화시키기 위한 팁으로, 다른 메뉴를 곁들일 것을 권한다.
우리의 메뉴 선택은 이러한 상황을 되돌아 봤을 때 탁월했음이 판명되었다. 6월에 다녀왔지만 한 달 뒤에 올리게 돼서 그곳에 대한 기억이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긴 하나 짠 맛의 추억을 완전히 잊지는 못할 거다. 장어초밥의 든든한 맛 역시도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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