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대학로 밥집 콩나물장수] 콩나물 두루치기 2인분에 바삭 감자전까지 클리어!

주말에 친구랑 대학로에서 각자 다른 공연 관람 후, 밥을 먹기 위해 콩나물장수로 향했다. 이날도 역시나 콩나물 두루치기를 주문했는데, 여기에다가 메뉴를 한 가지 추가함으로써 차별점이 생겼던 하루였음을 미리 밝힌다.



콩나물 두루치기인 콩돈을 기본 맵기의 제로콩으로 일단 2인분 시켰다. 냄비에 뚜껑이 닫힌 채로 음식이 나오면 옆에 자리잡은 타이머가 울릴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잠시 후, 타이머가 울리면 이 소리를 듣고 다가 온 직원의 설명에 따라 조리를 해준 뒤 맛있게 먹으면 된다. 


식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손님인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매우 간단하다. 직원이 뚜껑을 열어줌으로써 모습을 드러낸 콩돈의 윗부분을 차지한 고기를 먹기 편하게 가위로 잘라주기만 하면 끝.



예전에는 직원들이 직접 고기를 잘라줬는데, 오래간만에 방문했더니 콩돈을 주문한 손님들이 알아서 직접 조리해 먹는 방식으로 바뀌어 있었다. 가게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여겨져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긴 했으나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기에 살짝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자 곧바로 바뀐 룰에 적응하는 것이 가능했고, 가위로 고기부터 콩돈에 곁들여진 재료들을 순서대로 먹기 좋게 자르는 일에 몰두하게 됐다.


덕분에 이렇게 콩돈의 아름다운 자태를 남길 수 있었으니, 이 또한 수확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콩돈이라는 메뉴 이름답게 콩나물과 더불어 고기의 양이 넉넉해서 만족스러움이 더해졌다. 



밥과 반찬은 셀프바에서 가져다 먹었는데 종류가 그대로였어서 사진으로 따로 남기진 않았다. 대신에 이날은 밥에 콩나물 두루치기를 반찬으로 즐긴 것이 아니라 콩돈 고유의 맛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다음, 남은 재료들과 함께 밥을 볶아먹는 방식을 선택해 색다른 식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콩돈은 쌈무에 싸먹음으로 인해 새콤하고도 매콤한 맛을 동시에 확인하게 돼 즐거웠고, 볶음밥 역시도 맛이 좋았다.


콩돈사리에 적힌 날치알 볶음밥 재료를 추가해도 되지만, 그러지 않고 콩나물 두루치기 안에 밥만 넣어 볶아 먹어도 맛이 좋으니 이 점을 기억해 두기를 바란다. 특히, 그냥 볶음밥의 경우에는 추가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밥만 가져와서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콩나물장수의 장점 중 하나로 손꼽힌다. 



참고로 우리는 볶음밥 재료 말고, 콩돈 2인분에 당면 사리 1인분을 넣었다. 면사리는 접시에 따로 담겨 나오므로 콩돈의 마지막 조리단계에 넣어주면 된다. 이로 인해 더 풍성한 맛을 느끼는 것이 가능해 행복했다. 


다만 지난 번에 방문했을 때보다 콩돈의 맛이 더 짜고 맵게, 보다 자극적으로 변화했음을 감지하게 돼 이 점은 좀 아쉬웠다. 콩나물장수에 처음 온 친구가 원래 이런 맛이었냐고 물었을 때 이전과의 차이점을 여실히 깨달을 수 있어 흡족함이 조금 덜했다.  



그치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콩돈의 아쉬움을 달래줄 메뉴가 존재했으니, 이름하여 바삭 감자전! 커다란 접시에 동그랗게 등장한 감자전의 모양과 크기는 감탄을 자아내게 할 만큼 멋졌다. 


노릇노릇, 맛깔나게 잘 구워진 감자전을 같이 나온 양념장에 찍어 먹으니 금상첨화였다. 간장 소스를 찍어 먹으면 감자전의 바삭하고도 부드러운 식감에 짭쪼름한 감칠맛이 극대화돼서 매력적이었고, 소스 없이 먹을 땐 고소함을 더 깊이 음미할 수 있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바삭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던 감자전의 가장자리를 먹을 때의 짜릿함은 압권이었다. 입 안에서 터져 나오는 바삭거림의 명쾌한 울림이 귀를 사로잡았음은 물론이다.  


둘이서 콩돈 2인분에 당면사리를 포함, 기대 이상의 스케일을 맞닥뜨리게 해준 바삭 감자전까지 먹어치우니 배가 엄청나게 불러왔다. 덧붙여 콩돈을 1인분만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 먹고 나서야 알게 됐지만 후회는 없었다. 1인분만 시켜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질문을 넌지시 던졌을 때 친구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으니, 우리에겐 이 양이 맞는 거라고 봐야겠지. 다음에 또 온다면 볶음밥의 양만 좀 줄이면 될 듯 하다. 



혜화역 근처 대학로 밥집 콩나물장수의 바삭 감자전 맛을 알게 돼 신났던 식사 시간이었다. 여기에 무료로 제공되는 아이스크림까지 잊지 않았던 관계로, 대학로 거리를 잠시 걸으며 배를 진정시켜야 했지만 날씨가 좋아서 산책하는 기분을 만끽하게 돼 나쁘지 않았다.


콩나물 두루치기도 괜찮았지만 바삭 감자전이 은근히 취향과 잘 맞았어서, 콩나물장수의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다짐했던 날이었다. 대학로 와서 생각날 때 또 방문하게 될 테니 그때 먹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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