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역 9호선 3번 출구 밥집 제일제면소의 따뜻한 얼큰 쇠고기 시래기국수
9호선이 개통하고 난 이후, 급행 열차로 인해 올림픽공원까지의 소요 시간이 꽤 많이 줄었다. 시간대를 잘못 맞추면 지하철 안에서의 공중부양은 감안해야 한다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이 정도는 충분히 참을만 했다. 덧붙여, 다음부터는 조금 더 일찍 나와서 여유롭게 갈 것을 다짐하게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이날 올림픽공원에 간 이유는 관극 때문이었고, 공연 전에 배를 채워야 했으므로 가까운 식당으로 향했다. 올림픽공원역 9호선 3번 출구로 나와 조금만 걷다 보면 여러 밥집이 눈에 띄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무난해 보이는 프랜차이즈인 제일제면소의 문을 열었다.
빈 자리가 존재해 2인석에 앉았고, 음식은 테이블 위에 놓인 태블릿으로 간편하게 주문을 완료했다. 기다리는 동안 분위기 있는 조명과 더불어 투명한 유리로 이루어진 식당 벽면에 다양한 메뉴를 그림으로 표현한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아 재밌었다.
나름대로 오픈키친의 형식을 띄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가게 안에 위와 같은 구조물을 설치해 내부 테이블에서 식사를 즐기는 게 가능한 점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러한 이유로 은근히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독특한 스타일링이 인상적이었던 제일제면소 올림픽공원점이었다.
기본 반찬으로는 단무지와 김치가 준비되어 있다. 다른 테이블에 직접 가져다 주는 걸로 봐서는 셀프가 아닌 것 같았는데, 우리 차례는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길래 직접 덜어다 먹었다. 이것은 물론, 반찬통이 눈에 보이는 공간에 위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태블릿으로 시켜도 계산서는 정확히 전달이 됐는데 기본 반찬은 왜 안 준걸까 문득 궁금해졌다. 직원들이 주문한 음식만 딱 전해주는 걸 보면 기본 반찬은 그 전에 세팅을 마쳤어야 하는 걸텐데 말이다. 게다가 우리가 직접 단무지와 김치를 담은 그릇이 이제와 생각해 보니, 개인접시용이었던 것 같아서 살짝 당황스러워졌다. 크기가 좀 커보이는 건 기분 탓인가?
어쨌거나 저쨌거나 잘 먹었으니 된 거겠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으므로 적어놓기로 한다. 참고로 기본 반찬 중에서 단무지는 그냥 그랬고, 김치가 맛있어서 한 번 더 갖고 와서 먹었다. .
같이 간 지인은 왕새우튀김우동을 골랐다. 이름처럼 크기가 상당한 왕새우튀김과 어묵볼 두 조각을 중심으로 구성된 우동으로 비주얼은 꽤나 괜찮았다.
어묵볼 한 조각을 나눠줘서 맛을 봤는데 부드러운 식감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왕새우튀김이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췄던 것과 달리, 면을 생각보다 많이 남겨서 물어봤더니 우동 자체의 특별함은 느껴지지 않았다고 한다. 10,500원이라는 가격이 비싸게 생각됐다고.
별미국수로 출시된 신메뉴였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식사를 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
나는 얼큰 쇠고기 시래기국수를 선택했다. 시래기와 겨울이 제철인 무를 넣고 끓인 뒤에 양지살을 곁들인 별미국수 신메뉴였는데, 육개장과 비슷한 생김새를 지녔으나 전혀 다른 맛을 갖고 있어 먹는 내내 흡족함이 입 안을 가득 채웠다.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단 맛이 전해져 오는 무의 말랑말랑함이 혀 끝에서 녹아내리는 점이 감명깊었고, 가을부터 꼬박 말렸다는 시래기의 맛좋은 쌉쌀함이 적당히 얼큰한 국물과 어우러져 맛있었다. 쇠고기를 포함해 건더기의 양이 넉넉했고 재료들 본연의 맛이 잘 우러나서 겨울 별미로 딱이었다.
국수의 면은 중면에 가까웠고, 음식의 맛을 최적으로 이끌어내는 굵기였음에 따라 국물 맛이 제대로 스며든 상태에서 즐기기 좋았다. 입맛에 잘 맞아서 국물까지 싹싹 남김없이 먹어치웠다. 가격은 9,800원이었는데 면 외에 다른 재료들이 풍부하게 포함됐다는 점에서 그나마 저렴한 편에 속했다.
왕새우튀김우동와 얼큰 쇠고기 시래기국수 모두 제일제면소의 겨울철 별미국수 신메뉴로 이름을 올렸으나 맛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던 식사 시간이었다. 아무래도 가격대가 높은 편이라 자주 방문하는 곳은 아니었고 이날도 오랜만이었는데 그래서 더 슬펐다. 지인이 음식을 남겼다는 게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고나 할까......
마지막으로 계산하면서 CJ ONE 포인트 적립도 야무지게 잘 받았다. 그런 의미에서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또다시 찾아가게 될 제일제면소에서는 모두가 즐겁게 완식할 수 있기를 바라는 바다. 더불어 얼큰 쇠고기 시래기국수는 먹어볼 만한 맛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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