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정돈, 돈까스도 왕새우튀김도 카레도 전부 다 맛있는 혜화역의 명물
대학로 정돈은 혜화역 3번 출구에서 머지 않은 곳에 위치한 돈까스집이다. 원래도 맛있는 곳으로 유명했다는데 수요미식회 방송 나가고 난 뒤로 웨이팅을 하지 않고는 입장이 불가능한 음식점이 되어버려서, 그럴 바에야 오픈 시간에 맞춰 가는 게 낫겠다 싶어 서둘렀다.
정돈은 오전 11시 30분에 영업을 시작하는데, 11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이미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시간 절약을 위해 직원들이 순서대로 메뉴판을 건네주면 그걸 보고 미리 주문을 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리고, 문이 열리자마자 자리에 앉게 돼 완전 럭키!
자리에 앉자 프리미엄 포크 커틀릿을 표방하는 정돈의 이름이 벽면에 쓰여진 것이 눈에 들어왔다. 식물과 조명이 어우러진 인테리어도 식당 내부에 따스함을 전하는 곳이었다.
선착순으로 지정해 주는 테이블에 착석해야 하기 때문에 선택의 자유는 없었지만, 앉은 자리까지 만족스러워서 기분이 좋았다.
친구가 주문한 것은 새우+등심 돈까스로 왕새우 2피스의 어마어마한 존재감이 시선을 압도했다. 특히, 새우는 김치 옆에 나온 소스에 찍어먹으니 딱이었다.
주문과 동시에 조리가 이루어짐에 따라 20분 가량 소요되는 것이 기본이라고 했지만, 미리 메뉴를 시켜놨기에 그 정도로 오래 걸리진 않았다.
메인 메뉴를 선택하면 밥과 장국에 양배추 샐러드, 고추절임과 비트피클과 김치로 구성된 기본 반찬 3가지, 돈까스 소스, 그리고 소금판 위의 백소금과 레몬소금이 함께 등장한다.
참고로 양배추 샐러드에 곁들이는 유자 드레싱은 직접 뿌려 먹을 수 있게끔 테이블에 준비가 되어 있으니 양껏 넣어도 좋다.
왕새우와 등심 돈까스의 카리스마가 메인 메뉴다움을 뽐냈던 한때였다. 다시 봐도 굉장하다! 뿐만 아니라 컬러감을 강조한 데코레이션에도 나름 신경을 쓴 게 느껴져서 재밌었다.
등심 돈까스는 살코기와 기름의 조화로 인한 고소함이 일품이었으며, 바삭한 튀김옷으로 감칠맛이 더해져 맛있었다. 지금까지 먹어 본 등심 돈까스 중에서는 단연 최고였다.
비주얼 역시도 마찬가지!
왕새우 튀김도 둘이서 하나씩 나눠 먹었는데, 생김새를 뛰어넘는 맛에 반하고야 말았다. 소스에 퐁당 담갔다가 꺼내 먹으니 달콤하면서도 바삭한 식감이 기대 이상이었다.
돈까스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새우튀김도 잘해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맛집으로 불리는 곳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일단 시켜서 먹어보는 게 정답일 듯 하다.
나는 안심 돈까스를 주문했다. 친구가 시킨 것에 비해 구성은 단촐했으나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배가 부르고도 남는 양이므로 욕심은 부리지 않기로 했다.
맛은 확실히 보장되는 곳이 맞지만 아무래도 먹다 보면 느끼함이 몰려오는 음식인 게 당연했으므로, 안심을 돈까스 소스와 함께 즐기는 방법 외에 백소금과 레몬소금을 통해 또다른 맛을 음미할 수 있도록 상차림이 이루어진 점에서 탁월함을 발견하게 돼 좋았다.
고추절임은 생각보다 맵고 알싸했고, 비트피클은 새콤함을 장착, 김치는 맵지 않은 매콤함으로 돈까스와 환상의 궁합을 선보여 먹는 즐거움이 2배였다.
메인 메뉴로 자리잡은 안심 돈까스는 질김 없는 부드러움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고기의 씹는 맛이 생생하게 살아 있음을 경험함도록 해줌과 동시에 텁텁하지 않은 담백함이 감명깊게 입 안을 맴돌아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와 함께 촉촉한 육즙을 선사함으로써 끊임없이 안심 돈까스의 매력으로 안내했던 메뉴이기도 했다. 처음엔 돈까스 소스랑 먹다가 레몬 소금으로 넘어가니 상큼함까지 추가돼서 질릴 새가 없었다. 왜 추천메뉴인지 그 이유을 알게 돼 뿌듯했다.
이날은 카레 단품도 추가해서 먹었다. 카레의 매운 맛 단계를 세 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우리는 중간에 위치한 약간 매운 맛 카레를 시켰다.
카레가 식지 않도록, 따뜻한 온도에서 오래 먹을 수 있게 미니 화로에 올려진 채로 나오는 것도 장점이었다. 친구랑 같이 먹으니 양이 적당해서 주문하길 잘했다 싶었다.
돈까스와 함께 등장한 밥에 카레를 얹어 먹으니 꿀맛이었다. 많이 맵지 않은 데다가 큼직하게 썰어 넣은 채소가 감칠맛을 한껏 끌어 올림으로써 정돈에서의 식사가 완벽한 만찬으로 나아가는데 큰 힘을 실어줬다.
원래도 저렴한 편은 아니었으나 2019년을 1월을 기점으로 일부 메뉴의 가격이 천원씩 인상됐으니 이 점은 참고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가격에 어울리는 맛을 가진 곳인 만큼, 돈까스를 좋아한다면 충분히 방문해 볼만 하다.
돈까스도, 왕새우튀김도, 카레도 전부 다 맛있었던 혜화역의 명물, 대학로 정돈과의 시간은 정말이지 즐거웠다. 그러나 다음 방문 또한 기다림을 감안해야 할 테니, 그날이 온다면 다시금 마음의 준비를 하기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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