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야구입문기, 야구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흥미진진 스포츠 에세이

김입문의 <여자야구입문기>는 야구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흥미진진 스포츠 에세이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평소에 TV 화면 시청 또는 관중석에서의 직관을 통해 좋아하는 프로야구팀을 응원하며 스포츠 경기를 즐겨왔던 건 사실이지만 직접 야구를 해보겠단 마음은 단언컨대, 여태껏 한 번도 품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에 진심인 사람들이 선보이는 각양각양의 에피소드가 녹아든 책을 읽는 내내 심장이 두근거렸다. 아니, 어쩌면 그래서 더 설렜던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알지 못했던 세계를 구축해 온 이들의 삶으로 안내 받을 수 있었으니까.  

 

 

이와 함께 야구에 대한 애정을 실행에 옮긴 저자의 추진력에 감탄을 터뜨렸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야구를 잘 보기 위하여 야구를 해봐야겠다고 다짐하던 순간은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그 속에서 여자 사회인 야구 동호회의 존재를 확인하게 돼 기뻤고, 다양한 직업과 나이를 보유한 여성들이 오로지 좋아하는 것을 만끽하기 위해 운동장에 모여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멋졌다. 

 

덕분에 야구는 확실히 보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게다가 운동장을 쓰는 일조차 쉽사리 허락되지 않은 현실에서 절망하지 않고 굳건하게 하고 싶은 일을 향하여 나아가던 이들의 모습이 반짝반짝 빛나서 그게 참 좋았다.

 

저자가 10여 년간 함께 해 온 세 팀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 재구성한 저서가 <여자야구입문기>라고 하는데, 그들의 경기를 문장으로나마 살펴보는 동안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던 야구라는 스포츠에 대해 한층 더 깊이 들여다 보는 일이 가능해져 이 또한 놀라움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야구 경기의 규칙과 포지션을 뛰어넘어 위급한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왔던 여러 물품의 등장도 눈여겨 볼만 했다. 그중에서도 밥을 먹지 않고 야구에 임하던 저자의 상태를 알아차린 동료가 땀으로 배출된 염분과 포도당을 보충해 주는 용도로 섭취하는 식염포도당을 내어줬던 순간과 스포츠용 과자로 당 충전에 안성맞춤임을 일깨우며 색다른 면모를 확인하게 해준 양갱의 반전도 기억에 남았다. 

 

대한민국에 1천 명의 여자야구인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돼 감회가 새로웠다. 저마다의 사정을 보유함에 따라 바쁜 일상을 쪼개어 시간을 내서 오로지 야구를 하기 위해 모인 여자 야구인 사회 동호회의 위엄이 대단했다. 치열한 훈련과 경쟁을 기본으로 부상을 무릅쓴 채 야구에 뛰어든 여성들의 진정성이 오롯이 와닿아서 탄성을 절로 내뱉게 될 때가 많았다. 

 

이렇듯 야구라는 공통관심사로 똘똘 뭉친 동료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래도 여전히 직접 야구경기에 참여해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현재 내가 좋아하는 일을 최선을 다해 마음껏 즐기며 살아야겠다는 포부를 갖게 해주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재치 넘치는 필명마저 돋보였던 한 권의 에세이가 가슴 한 켠에 뜨거운 열정을 불러 일으켜서 흡족했다. 김입문의 <여자야구입문기>는 제9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이라고 하는데, 브런치북 공모를 통하여 출간된 작품 중에서 마음에 드는 책이 꽤 많아서 앞으로 자주 챙겨서 읽어봐야겠다 싶었다. 

 

마지막으로 올해의 프로야구 시즌은 마무리가 되었지만 내년에 새로이 마주하게 될 날을 기다리며, 여자 야구인 사회 동호회가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번창하길 바라며 오늘의 책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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