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법정드라마] 소년심판 :: 혐오는 할지언정, 판결은 공정하게! 촉법소년 아역 백성우 한예은

넷플릭스 법정물로 만나볼 수 있었던 <소년심판>은 10부작으로 구성된 웰메이드 한국드라마로 자리매김하며 인상적인 작품으로 남다른 여운을 남겼다.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이 연화시 지방법원 소년부에서 맞닥뜨리게 된 소년범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가 참혹함을 불러 일으켜 안타까웠다.

 

 

특히,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내용이 상당함에 따라 보는 내내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리하여 잔혹한 사건 속에서 마주할 수 있었던 소년들의 어두운 민낯이 분노를 일으키고도 남았다. 초등학생 유괴 살인사건, 시험지 답안 유출 사건, 집단 성폭행 사건 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토리 전개가 고개를 내젓게 만들고야 말았다.

 

소년범을 혐오한다고 밝힌 판사 심은석은 공정한 판결을 위하여 본인이 직접 사건을 수사하여 진실을 추적해 나가는 일에 거침이 없었다. 그 나이에 감히 범죄를 저지른 소년들이 법의 심판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도록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심은석의 과거가 드러나며 소년범들과의 날선 대립을 선보이던 찰나도 강렬함을 전해주었음은 물론이다. 죄를 지은 이들에게는 한없이 냉철하지만, 피해자의 사진을 시선 가까이에 두며 억울한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던 모습이 마음에 와닿았다. 

 

[판사 CAST]

심은석 : 김혜수

차태주 : 김무열

강원중 : 이성민

나근희 : 이정은

 

우배석 판사 심은석이 냉정함을 잃지 않은 반면, 좌배석 판사 차태주는 소년들의 변화를 기대하며 따뜻함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눈여겨 볼만 했다. 심은석 못지 않게 차태주 역시도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아픔을 지닌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각기 다른 태도를 만나보게 해주었던 장면들이 뜻깊었다. 

 

 

아들이 연루된 사건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한 부장판사 강원중과 심은석의 팽팽한 접전, 차태주와 강원중의 연결고리, 새로이 부임한 부장판사 나근희와 심은식의 인연으로 얽히고 설킨 서사도 기억에 콕 박혔다. 그 속에서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캐릭터를 선보인 배우들의 연기가 최고였다. 

 

이외에 연화지방법원 소년형사합의부 참여관 주영실 역 이상희와 소년형사합의부 실무관 서범 역의 신재휘의 모습도 잊지 못할 것이다. 남궁이환 역으로 깜짝 등장한 김주헌 역시도 마찬가지다. 

 

백성우 역 이연, 한예은 역 황현정

이와 함께 <소년심판>은 아역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얘기 또한 빼놓을 수가 없다. 그중에서도 백성우 역 이연과 한예은 역 황현정의 모습이 눈에 쏙 들어왔다. 이연 같은 경우에는 작년에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D.P.(디피)>에서 안준호 역 정해인의 여동생 안수진으로 잠깐 등장했을 때 본 적이 있는데, 그때와는 상반된 비주얼로 활약하며 감탄을 터뜨리게 만들어 보는 내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 여배우가 남학생으로 변신했다는 사실보다는 28살의 나이에 13세 연기가 가능했다는 점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던 찰나가 있었음을 언급하고 넘어간다.

 

 

백성우의 뒤에 숨어있던 한예은 역 황현정의 존재감도 어마어마했다. 황현정은 <소년심판>으로 처음 본 배우인데, 백성우와 공범임이 들통나자 광기를 표출하던 장면이 탄성을 내뱉게 도왔다. 여기에 더해 서유리 역의 심달기 또한 믿고 보는 배우의 저력을 일깨워 주었다. 덧붙여, 강선아 역으로 나타난 강채영은 뮤지컬 <테레즈 라캥>에서 타이틀 롤인 테레즈 라캥을 맡았던 배우였음을 확인할 수 있어 반가웠다. 

 

소년들의 범죄가 부모의 가정폭력 및 무관심 등의 학대로 말미암아 바깥으로 내몰림으로써 벌어진 일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 마음이 아팠다. 뿐만 아니라 턱없이 부족한 청소년 보호시설의 실태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것만 같아 이러한 문제에 대한 보완이 급선무가 아닐까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소년들에게 내린 처분의 무게는 보호자들도 함께 느껴야 한다던 심은석의 대사가 공감대를 형성했던 순간도 없지 않았다.

 

덧붙여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보호처분이 전부인 촉법소년에 대한 법의 개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기사에 따르자면, 대한민국 촉법소년의 연령을 만 14세에서 12세로 낮춘다는 소식이 있긴 한데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좀 더 두고 봐야할 듯 하다.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남겼던 넷플릭스 법정드라마 <소년심판>이었다. 시즌2가 제작될지는 잘 모르겠으나 갱생이 아닌 더 깊은 범죄의 심연으로 빠져든 소년의 모습이 마지막회를 장식했다는 점이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음을 부인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로 인하여 엔딩 자체가 열린 결말과 닫힌 결말을 동시에 접하게 해줘서 이 점은 탁월했다고 보여진다.

 

김혜수의 말이 필요 없는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토대로 사회에 경종을 울렸던 넷플릭스 한국드라마 <소년심판>를 볼 수 있어 즐거웠다. 김혜수와 김무열의 환상적인 의기투합도 좋았다. 한시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한 채 숨직이며 봐야 했던 작품의 매력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