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4번가의 기적 :: 크리스마스엔 언제나 산타클로스와 함께

매해 이맘 때가 되면 어김없이 머리 속에 떠오르는 크리스마스 영화가 있는데, 바로 <34번가의 기적>이다. 참고로 내가 본 영화 <34번가의 기적>은 1994년에 제작되었으며, 1947년에 개봉하여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동명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라고 한다. 

 

 

한 편의 동화같은 이야기가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다시금 믿게 해줌과 동시에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불러 일으켜 나이를 먹을수록 마음 속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동심과 상상력을 되찾게 만들어주는 따뜻함이 매력적이었다. 그리하여 보는 내내 마음에 온기가 가득 채워지는 기분이 들었음은 물론이다. 

 

영화 <34번가의 기적> 줄거리는 이렇다. 콜즈 백화점 직원으로 특별행사를 담당하고 있는 도라 워커는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를 앞두고 술에 취해버린 토니를 해고한 뒤, 그 자리에 있던 크리스 크링클을 즉석에서 산타클로스로 고용하여 성공적인 퍼레이드를 마친다. 덕분에 이날을 계기로 크리스는 콜즈 백화점의 새로운 산타클로스로 자기매김하게 됐다. 

 

그렇게 산타클로스가 된 크리스는 자신을 찾아 온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며 기쁨을 선사했지만, 도라의 딸 수잔만은 달랐다. 아빠 없이 현실적인 엄마 곁에서 자라며 어른스러운 면모를 갖추게 된 수잔은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유일하게 믿지 않는 아이였으니까. 

 

하지만 크리스의 새하얀 턱수염이 진짜임을 확인했을 때 마주하게 된 수잔의 환한 미소는 변화의 여지를 남겨둔 것과 다름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수잔은 크리스와 친해지면서 닫혀 있던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크리스마스 소원을 빌며 산타클로스를 향한 믿음을 내보이게 되던 순간이 감동을 자아냈다. 

 

 

물론, 엄마의 조언을 참고 삼아 산타클로스조차 결코 이루어주기 쉽지 않은 소원을 이야기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말이다. 그래도, 산타를 믿는 게 잘못은 아니기에 꼭 산타가 없다고 믿어야 하는 건 아니라면서 "네가 믿고 싶은 걸 믿으면 돼."라던 도라의 말이 큰 힘이 되어주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도라는 남편과의 헤어짐에 따른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온 인물로, 브라이언 베드포드와의 연애를 이어가면서도 쉽게 마음을 주지 않아 이로 인한 갈등이 빚어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크리스의 도움과 수잔의 간절한 소망이 두 사람을 이어주는 사랑의 매개체로 작용하며 행복의 길로 인도했기에 마음이 놓였다. 

 

이와 함께 콜즈 백화점의 경쟁사인 익스프레스 백화점의 계략으로 크리스가 산타클로스의 실존 여부와 더불어 본인이 산타클로스임을 입증해야 하는 재판이 열리며 위기가 고조되었다. 그로 인하여 루돌프가 증인으로 참석하는 뜻밖의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변호사 브라이언 배드포드의 활약을 중심으로 수잔과 도라는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이 산타클로스를 향한 믿음을 선보여서 감명깊었다.

 

 

그 속에서 판사의 재치 넘치는 판결이 더해지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었다. 이에 따른 결과 역시도,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봐도 무방해 보였다. 산타클로스를 믿는 사람들로 말미암아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일깨워준 찰나가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고도 남았다.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이야기를 확인하게 해준 크리스마스 영화가 바로 <34번가의 기적>이었다. 90년대 영화 특유의 몽글몽글한 분위기 안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잔잔한 감동이 심금을 울렸다.

 

크리스마스 영화의 고전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었던 작품의 가치와 소중함을 맞닥뜨리게 돼 즐거웠다. 그러니 올해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며 잠을 청해 보려고 한다. 

 

누가 뭐래도, 크리스마스엔 언제나 산타클로스와 함께. 성탄절 시즌마다 두근거림을 전하는 특별한 날의 기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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