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 마카롱은 대학로 카페 하이제씨에서 맛있는 음료와 같이

대학로 카페 하이제씨는 혜화 마카롱을 떠올릴 때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인데, 마카롱을 포함한 디저트 뿐만 아니라 음료까지 전부 맛있어서 밥 먹고 들르기에 딱이다. 특히, 카페 방문 전에 하이제씨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일 라인업을 확인하고 가면 원하는 맛의 마카롱을 구입할 수 있어 좋다.


이날의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문을 열고 들어가기에 앞서서 커다랗고 투명한 유리가 카페 하이제씨 내부의 일부를 만나게 해줬는데, 때마침 손님들이 없어서 위와 같이 멋진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가능했다.


카페 바깥에도, 안쪽에도, 초록 화분과 꽃들이 가득해서 싱그러움이 전해져 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이날 따라 시간대를 잘 맞춰갔는지, 평소와 달리 손님이 우리 뿐이었던지라 카페 곳곳을 사진으로 남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창가에 마련된 1인용 바 테이블은 혼자 와서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자리였고, 그 외에는 2인 좌석이 대부분인 아담한 공간으로써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점이 눈에 띄는 대학로 디저트 카페가 바로 하이제씨였다. 



한쪽 벽면에 자리잡은 튤립과 사진의 조화도 매력적이었다.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의 센스가 녹아 있던 인테리어가 은은함을 뽐내는 점도 인상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리뉴얼을 거치면서 새로이 단장한 카페 하이제씨만의 편안한 분위기도 만족스러웠다.  



이곳의 마카롱 가격은 1개 2,500원. 진열장을 살펴보니 아직 품절된 메뉴는 없어서 찬찬히 둘러보며 먹고 싶은 종류를 친구와 하나씩 골랐다. 참고로, 여기서 제일 많이 사 먹은 마카롱은 돌체로 연유맛이었다. 입에서 사르르 녹는 연유맛 마카롱은 기분이 별로일 때 먹으면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날은 필요치 않았기에, 신상(NEW)의 기운을 뽐내는 두 가지 맛 마카롱을 먹어보기로 결정했다. 새롭게 출시된 메뉴 외에 시즌한정 메뉴도 판매 중이니, 유리에 쓰여진 내용을 체크해서 구매하는 편이 좋겠다. 여보게 임자(흑임자), 설록(말차), 고솜(인절미) 등등, 재미난 이름을 지닌 마카롱도 많아서 고르는 재미 역시도 상당했다. 



물과 티슈, 꼬끄씨리얼과 스콘 등은 카운터 바깥에 설치된 테이블에서 만나볼 수 있으니 그냥 지나치지 말고 꼭 훑어보고 넘어가야만 한다.


마카롱이 메인 디저트이지만 다쿠아즈도 맛있다. 다쿠아즈는 매일 나오는 메뉴는 아니더라. 스콘은 먹어보지 못했는데 역시나 맛있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했다. 그치만 일단은, 마카롱이 먼저라는!  



테이블 위에 놓인 꽃병 속 꽃들의 모습도 아름다웠다. 생화는 아무래도 조화보다 훨씬 더 손이 많이 갈 수 밖에 없는데,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정성에 감동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 꽃 향기는 카페와도 매우 잘 어울렸다. 



카페 하이제씨에서 친구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료는 청포도 밀크티다. 뜨겁게는 안 되고 아이스 메뉴만 가능한데 처음 먹어보자마자 반해 버렸다. 



청포도의 상큼함과 밀크티의 부드러움이 시원하게 녹아들게 됨에 따라 두 가지 맛의 조화가 청량함을 전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친구는 갈 때마다 청포도 밀크티를 시킨다. 지난번에 품절돼서 만나볼 수 없는 상황이 생겼을 땐, 인기메뉴임을 실감하게 돼 고개를 끄덕거리기도 했다. 


이름만으로는 상상이 안 가는 맛인데 실제로 먹으면 맛있거든요. 



그린티라떼 아이스와 핫, 두 종류 모두 주문할 수 있는데 이날은 따뜻하게 마셨다. 그린티 특유의 쌉쌀함보단 달달함이 더 진한 것이 특징이었는데, 마카롱과 함께 먹으면 예상을 뛰어넘는 단 맛을 경험하게 될 테니 신중하게 주문하기를 바란다.


쌉싸름한 그린티라떼를 좋아한다면 취향이 아닐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달콤한 그린티라떼가 취향인 사람들에게 권하고픈 음료다. 한 가지 팁을 얘기해 보자면, 그린티라떼는 상큼한 맛의 마카롱과 합이 좋다는 점. 음료만 시킨다면 그것도 괜찮다. 하지만 단 맛의 마카롱과는 아니다...응, 아니야......




예쁜 접시에 먹기 좋게 커팅되어 나온 우리의 마카롱은 씨앗호떡과 민트초코였다. 그냥 눈으로 봐도 이름에 따른 맛이 예상되는 생김새를 지녔으니 더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겠다. 


씨앗호떡 마카롱은 꼬끄와 삐에 사이에 견과류 필링이 넉넉하게 들어간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다. 직접 맛을 보니 작은 사이즈의 미니호떡을 먹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영양만점 견과류로 채워짐에 따른 고소함과 꼬끄, 삐에의 부드러운 바삭함이 나쁘지 않았던 메뉴였다. 근데 먹다 보니까 목은 좀 메이더라. 이러한 이유로 음료 필수.



민트초코 마카롱은 겉은 민트, 속은 초코의 맛을 보유한 디저트임을 소리 높여 외치는 중이었다. 머리 속으로 생각했던 민트초코의 모양은 아니었는데 생각보다 맛이 좋아서 깜짝 놀랐다. 초코 필링의 양이 엄청나서 너무 달지 않을까 싶었으나 이것은 괜한 걱정이었음이 판명되었다. 민트 맛으로 구성된 꼬끄와 삐에의 상쾌함이 기대 이상이라 초코 필링의 단 맛을 중화시켜 입을 사로잡는 민트초코 마카롱을 마주하게 해준 것이다.


이 집 마카롱은 진짜였다. 끊임없는 연구와 아이디어로 탄생된 마카롱 맛의 신세계가 입 안에서 펼쳐져 한동안 감탄을 금치 못했다. 민트의 맛과 향을 어쩜 이렇게 제대로 담아냈는지, 최고가 아닐 수 없었다. 민트 덕후인 친구 역시도 동감을 표했다. 역시,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었던 거다. 


결론적으로, 우리 입맛엔 씨앗호떡보단 민트초코였다. 나는 민트 덕후까진 아니지만, 하이제씨의 민트초코 마카롱은 엄지를 척 치켜들게 할 만큼 맛있었음을 인정한다. 완벽해! 



혜화 마카롱은 대학로 카페 하이제씨에서 맛있는 음료와 같이 즐기면 기쁨이 2배다. 디저트의 맛과 모양은 물론이고 플레이팅까지 손색이 없었기에 재방문은 앞으로도 계속 이루어질 계획이다. 리뉴얼 전부터 자주 다녔던 애정 카페이기도 하고.


날이 점점 더 차가워지니 이제는 따뜻한 음료랑 같이 맛있는 마카롱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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