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이 스토리 4 :: 장난감들의 유쾌한 모험과 뜻밖의 선택이 전한 감동

영화 <토이 스토리 4>는 사랑이었고, 감동 그 자체였다. 장난감들의 유쾌한 모험과 뜻밖의 선택이 전하는 여운이 엄청나서 보는 내내 웃고 울며 행복한 시간을 만끽했다. 3편이 개봉한 이후 9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온 셈인데, 이로 인해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와 함께 하며 다시금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을 경험할 수 있어 설렜다.   



1, 2, 3편에 이어 만나볼 수 있어 반가움을 전한 장난감들과 더불어 새롭게 등장해 재미를 더해준 장난감들의 콜라보레이션이 환상적이었던 영화 <토이 스토리 4>였다. 전작을 잇는 자연스러운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지나간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는 점 역시도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런 의미에서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는 장난감을 갖고 놀았던 과거의 추억을 간직한 어른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에 안성맞춤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난감을 곁에 두고 노는 아이들이 봐도 재밌지만, 이 친구들이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고 난 뒤에 다시 보게 된다면 훨씬 더 큰 여운을 마주하는 게 가능할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지금의 나처럼. 




우디와 친구들은 대학생이 된 앤디와 작별하고 보니의 장난감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예전 주인이자 친구였던 앤디와 다르게 보니와의 관계는 기대 만큼 가까워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우디는 벽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유치원 예비 소집일이 다가왔고, 장난감을 가지고 가는 일은 허용되지 않았으나 우디는 몰래 가방에 들어가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보니를 돕는다. 그리하여 보니는 우디가 테이블 위에 건네준 물건들로 수제 장난감 포키를 탄생시켜 어마어마한 애정을 쏟아붓기에 이른다.



하지만 포키는 쓰레기통에 있던 재료들로 완성됐기에, 본인의 정체성을 장난감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탈주를 시도함으로써 우디의 기상천외한 모험이 펼쳐진다. 결국에는 포키를 찾아내 손을 꼭 잡고 보니에게로 향하며 이야기를 풀어놓던 우디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이것은 그저, 시작에 불과했기에 앞으로의 사건 해결이 더 관건이 되고야 말았다.



그 와중에도 포키는 귀여웠고, 애니메이션을 접한 관람객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개성 넘치는 포키를 제작해 내는 상황이 포착돼 흥미로웠다. 포키 만들기 세트가 절찬리에 판매 중임과 동시에 보유한 재료를 활용함에 따라 현실 속에서도 영화를 보는 내내 느꼈던 감정을 이어가는 것 같아 뭉클함이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장난감의 의미와 정체성에 대해 곱씹어보게 만들어줬다는 점에서도 영화 <토이 스토리 4>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그리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골동품점에 갇힌 포키를 구출하기 위한 작전을 실행에 옮기면서 힘을 합친 이들의 강점이 빛을 발함에 따라 맞닥뜨리게 된 짜릿함도 기대 이상이었다. 



항상 붙어 다니며 만담을 선사한 더키와 버니는 포키 구출 작전과 더불어 빵 터지는 웃음을 전해 준 점이 여전히 기억에 남아 미소를 짓게 하는 친구들이었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서, 함께이기에 상상을 초월한 만담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오리 인형 더키와 토끼 인형 버니는 그들을 가장 잘 설명하는 이름을 갖고 있어 가끔씩 생각이 날 듯 하다. 특히, 더키와 버니의 쿠키 영상은 압권이었다.



골동품점에서 주인 없이 고독한 인생을 살아야 했던 개비개비는 악역을 자처했으나 오직 자신의 주인이자 친구가 되어줄 아이를 만나 장난감으로의 역할을 다하고 싶었던 것 뿐이었기에 마냥 미워할 수 만은 없는 캐릭터였다.


게다가 명석한 두뇌를 가진 인형이었다는 점에서 눈길이 절로 갔다. 가끔씩 섬뜩함을 자아내게 할 때가 존재하긴 했지만, 이제는 개비개비에게 행복으로 채워진 날이 지속되기를 바라고 또 바라게 됐다.




이와 더불어 오래간만에 영화 <토이 스토리 4>로 모습을 드러낸 보핍의 달라진 모습과 활약상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우디를 도와 포키를 골동품점에서 탈출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보핍은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삶의 주인이 되어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기쁨을 누리는 캐릭터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장난감은 아이들이 갖고 놀 때 가치가 있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님을 일깨워주는 보핍의 선택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들며 감탄을 자아냈다. 게다가 보니와의 거리감으로 우울했던 우디에게도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했다고 여겨진다.



꽤 오래도록 순탄치 않은 시간을 감내해 와야 했을 거다. 그러나 이 또한 가치 있는 인생임이 분명해 보였기에, 계속해서 보핍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덧붙여, 지금까지 살아온 보핍의 여정이 궁금해졌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보핍의 작은 친구로 눈을 사로잡았던 기글 맥딤플스의 모습도 빼놓을 수 없다. 귀엽고 앙증 맞은 데다가 카리스마까지 갖추고 있어 상당히 멋졌다고, 표정의 섬세한 변화도 매력적이었다. 보핍과 함께 하는 양 세 마리도 반가웠다. 양 세 마리의 이름을 이번 작품에서 처음 알게 된 것도 좋았다. 





생활 패턴에 맞도록 자연스럽게 변화한 보핍의 의상도 눈여겨 볼만 했다. 바지를 입고 치마는 망토로 두른 상태에서 지팡이를 손에 쥔 채 작전에 임하는 장면에서 느껴지는 늠름함이 탁월한 리더십과 더해져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가 봐도 완벽한 리더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영화 <토이 스토리 4>를 빛낸 또 하나의 캐릭터, 듀크 카붐의 인기도 현재 진행 중이다. 애니메이션 볼 땐 몰랐는데, 관람 후에 기사를 읽어 보니 듀크 카붐의 목소리를 연기한 주인공이 배우 키아누 리브스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뿐만 아니라 오토바이를 타고 비상하며 선보였던 스펙타클한 액션씬은 가히 최고였다. 자칭 캐나다 최고의 스턴트맨으로 허세 가득한 라이더의 위엄을 뽐냈지만 보핍의 부탁으로 작전에 필요한 행동을 몸소 보여준 장면 만큼은 명불허전이었다. 아픈 상처로 자리잡은 과거를 반복해서 얘기하는 습관이 함정이긴 하지만, 허세로만 이루어진 건 아니었기에 다행이었다. 키아누 리브스의 목소리는 카붐과 진정으로 찰떡이었다. 



엄청난 모험에도 언제나 끝이 있기 마련이므로, 장난감들의 이야기 역시 결국에는 엔딩에 다다르게 됐다. 영화 <토이 스토리 4>는 크게 세 가지 포인트로 요약이 가능한데 포키의 등장, 보핍의 귀환, 우디의 선택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러니까 이제 남은 건, 우디와 관련된 얘기 뿐이라는 말이 된다. 



장난감 친구들과 주인을 향한 애정이 컸던 우디는 이번에 겪은 사건들로 인해 심경의 변화가 가장 크게 온 캐릭터이기도 하다. 자신이 장난감이기에 장난감으로의 사명을 잊은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 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걸 바라보는 일이 그래서 더 즐거웠다. 


3편까지의 스토리 전개가 완벽했어서 이번에 보게 된 4편은 번외편이라는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필요한 이야기를 확인하게 해줘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움이 컸다. 인간도, 장난감도, 자기 자신의 삶을 찾아가야만 하는 때가 온다는 걸 알려준 영화라서 고개를 끄덕거리게 됐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5편을 만나게 될 날이 올까? 그날이 온다면 나는 기꺼이 신나는 마음으로 영화관을 향해 발걸음을 옮길 것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4편까지의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미소 짓는 날이 존재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참고로 쿠키 영상이 여러 개니까 엔딩 크레딧을 포함해 스크린이 꺼질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영화도 좋았지만 쿠키 영상도 최고였던 <토이 스토리 4>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