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카페 키이로, 맛있는 케이크와 차 한잔을 나누는 시간의 기쁨

대학로 카페 키이로는 SNS 중에서도 특히, 인스타그램을 통한 사람들의 엄청난 호응에 힘입어 인기 있는 디저트 카페로 자리매김했다. 이로 인하여 평일에도 웨이팅이 존재한다는 소식을 입수했고, 우리는 기다리고 싶지 않아 주말 영업 오픈시간을 공략하기로 결정하고 목적지를 향해 걸었다. 위치는 혜화역 3번 출구에서 가깝다.


참고로, 우리가 키이로를 찾은 것은 작년 겨울에 딸기가 한창 나오던 때였다. 딸기 디저트를 먹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으므로. 


대학로 카페 키이로(Cafe Kiiro)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편안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입구를 마주할 수 있다. 오후 12시에 오픈이었고 정오가 조금 넘어 도착했건만, 내부로 들어가니 창가의 2자리를 제외하고는 손님들로 가득해서 깜짝 놀랐다. 일단은, 의자에 앉고 나서 기다리지 않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마음을 쓸어내렸다. 


테이블이 많지 않기에 시간을 잘못 맞추면 오래 기다려야 하는 곳임을 직접 실감할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디저트 메뉴를 포장해 가는 손님들도 정말 많았다. 






카페 키이로의 디저트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당일 메뉴가 공지되고 있으니,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유리하다. 



위의 두 가지 메뉴는 계절의 케이크로, 계절에 따라 메뉴가 변화하는 디저트였다. 겨울은 딸기를 맛볼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인 만큼 이와 관련된 두 종류가 모두 나오는 날에 다녀올 수 있어 행복했다. 사진도 카페의 아늑함과 잘 어우러지는 잔잔함을 머금은 채로 결과물이 나와줘서 이 또한 만족! 


주문은 카운터에서 하면 되고, 디저트와 음료는 준비가 되는대로 직접 가져다 주신다.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일에 매진하는 모습마저도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마음에 들었다.  




계절의 케이크_딸기 산도





딸기 산도는 부드러운 시트에 촉촉한 크림과 상큼달콤한 딸기가 함께 해 입맛을 사로잡았다. 앙증맞은 크기와 생김새가 계절의 추위를 잊고, 따뜻함을 전하며 입 안으로 깊이 스며들었다. 지금까지 먹어 본 것과는 전혀 다른 시트의 감촉도 흡족함을 경험하게 해주었음은 물론이다. 겨울 한정이라는 사실이 아쉬울 정도였다.


특히, 크림의 맛이 굉장히 밀도 있게 느껴짐으로써 포근함으로 가득 채워주던 순간이 즐거웠다. 딸기의 당도 역시도 적당하니 잘 어울렸던 것도 사실이고. 




계절의 케이크_딸기 쇼트 케이크



딸기 쇼트 케이크 역시 계절의 케이크였다. 익숙하게 봐왔던 조각 케이크의 모양이 아닌, 동그란 원형의 비주얼이 카운터에서 메뉴를 고를 때부터 눈을 뗄 수 없게 했기에 선택의 여지는 남아 있지 않았다. 인스타그램에서 이 케이크를 만나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달려간 것이기도 했고 말이다.


깜찍한 크기로 혼자 먹기에도 좋지만, 둘이 나눠 먹기에도 그만이었다. 안쪽으로 역시나 보드라운 시트와 크림, 딸기가 층층이 쌓여 있어 이름에 걸맞는 풍미가 대단했다. 맨 위에 올려진 딸기가 전부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점수를 많이 줬다는 점도 인정!



두 종류를 맛본 결과, 대학로 카페 키이로의 디저트는 싱싱한 과일과 보들보들한 시트에 진득함이 더해진 크림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사람들의 취향을 제대로 반영한 메뉴를 판매하는 곳임을 알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크림의 맛이 단연 최고였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말차 테린느지만, 다른 디저트를 먹는다고 해서 맛의 묘미를 마주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니 참고하면 될 듯 하다. 음악은 완전히 조용한 정도는 아니었고, 어느 정도의 비트가 넘쳐나 오히려 이색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아메리카노


친구가 시킨 아메리카노도 알맞게 쌉싸름한 것이 나쁘지 않았다. 커피 사이로 비치는 카페 키이로의 조명과 차창의 모습도 충분히 예뻤다. 창가에서 바라다 보이는 풍경은 맞은 편에 자리잡은 식당들과 그 사이의 도로와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전부였지만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  


차창으로 쏟아져 내리는 햇빛이 나름의 조명이 되어주기도 한 점도 고맙다. 날이 쨍한 편은 아니었는데 그래서 더 감각적으로 담기지 않았나 싶다. 


밀크티


밀크티도 많이 달지 않고 맛있었다. 멋스러운 찻잔에 담긴 은은한 향과 맛이 매력적이라서 오래도록 앉아 시간을 보내고 싶을 정도였다. 현실은 달랐지만 잠깐이면 또 어떠하리.


원목으로 구성된 테이블과 의자가 자연을 일부분을 한껏 음미할 수 있게 도와준 점도 편안함을 선사했다. 가방을 포함한 짐을 따로 넣어 보관하는 것이 가능한 바구니도 가져다 주셔서 이러한 세심함에도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순히 음식의 모양만을 중시하지 않고 맛과 더불어 손님을 위한 배려까지 철저하게 접할 수 있어 든든했다. 




맛있는 케이크와 차 한잔을 나누는 시간의 기쁨을 짧지만 깊게 공유할 수 있어 소중했던 대학로 카페 키이로에서의 한때였다. 우리가 방문했던 1월에는 키이로 버터 토스트가 새롭게 출시된 것을 접하는 게 가능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얼마 전, 오랜만에 키이로 인스타그램에 접속하니 새로운 달을 맞아 또다른 디저트가 나왔다고 하던데 신제품 개발과 더불어 스테디셀러 판매에도 열심인 것 같아 이 점도 흥미로웠다. 뿐만 아니라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딸기철에는 어떤 딸기 디저트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도태되지 않고 흐름을 따라 움직임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계속해서 얻어나갈 것으로 기대되는 대학로 카페 키이로. 그러니 부디, 오래도록 대학로에서 자리를 지켜 주는 공간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댓글()